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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에 지속된 가뭄으로 모내기 후 물이 부족해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등 영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22일 신장열 울주군수가 심각한 가뭄 피해를 입고 있는 울주군 언양읍 직동리의 한 농경지에 살수차량을 이용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 노윤서기자 usnys@

22일 울주군 온양읍 삼광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논바닥은 농민들의 속을 새까맣게 타들어가게 했다. 하지만, 이날 취재진은 전날의 흔적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134㏊에 이르는 울주지역 최대 곡창지대인 이곳 농경지는 물기가 촉촉하다 못해 출렁거리면서 취재진에게 다가섰다. 극심한 가뭄에 물이 말라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바닥에 물을 대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불을 끄는 데 사용해야 할 소방용수가 농업용수로 동원되고, 멀리 낙동강 물을 끌어다 물대기에 나서는 등 농작물을 지키기 위한 힘겨운 사투가 연일 가뭄 피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수자공, 온양들에 낙동강물 119t 공급
소방서, 상북 지내리 하루 10t씩 물대기
도로공사업체, 살수차 동원 고연들 해갈

# 강수량 평년대비 37% 수준 그쳐 52㏊ 피해
삼광들 농지는 지난 5일까지만 해도 논바닥이 메말라 쩍쩍 갈라졌고 농민들의 한숨은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가 논물대기기에 나선 5일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수자원공사가 온산공단 공업용수 관로를 통해 낙동강 물 하루 7만 곘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인데, 공업용수 관로를 통해 흘러보낸 물은 용수로를 따라 고였고 농민들은 양수기를 통해 이 물을 논물대기에 사용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총 17일 간(5~21일까지) 농업용수로 공급한 낙동강 물은 119만 곘에 달했다.
 삼광들 농민 김모(56)씨는 "가뭄으로 마을 농민들의 속이 다 타들어가고 있는 데, 수자원공사 측의 용수 공급에 가뭄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 했다.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울주군 상북면 지내리 신리들(13㏊)에는 불을 끄는 데 사용해야 할 소방용수가 공급되고 있다.
 울산소방서 언양119센터 소방 직원들은 물 공급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소방차를 동원해 우선 급한 불부터 끄도록 하자고 입을 모았다.
 지난 12일부터 농업용수 공급에 나선 소방차는 매일 10곘의 물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까지 110곘의 물이 가뭄 현장에 공급됐다. 적은 양이지만, 농민들은 "힘을 얻고 있다"며 직원들의 노고에 괜히 안스레했다.
 웅촌면 고연들에는 지난 15일 국도건설 공사업체 3곳에서 살수차 12대를 동원해 192곘의 용수를 공급했다. 현재 고연들에는 공무원을 포함한 인력 30명이 투입돼 물대기 작업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구용태 군 농업정책과장은 "한 방울의 물도 아쉬운 상황이다보니 농업용수로 이용 가능한 물은 무엇이든지 끌어 쓰고 있다"고 말했다.

# 농업기반시설확충비 5억 투입 관정 28곳 개발
심각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농경지 인근에는 지하수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 지하관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구 과장은 "총 28곳 중 두서 내와, 상북 신리 등 9곳은 개발했고, 나머지 19곳은 공사 중"이라고 했다. 관정굴착비용은 농업기반시설확충비 5억 원이 투입됐다.
 군 측은 이번 주 중으로  읍면에 양수기 70대를 추가 지원한다. 하천 굴착을 위한 굴삭기 20대도 재난관리기금으로 구입해 지원한다.

# 울주군 10억 긴급 편성 양수기 등 지원
신장열 군수는 이날 오후 하천굴착작업이 진행 중인 상북면 거리와 언양읍 직동리 일대의 가뭄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까맣게 속이 타들어 가는 농심을 위로했다.
 신 군수는 "향후 가뭄이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하천굴착 굴삭기 지원과 관정을 추가 개발 하는 등 대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군은 이날 현재까지 가뭄피해 최소화를 위해 가뭄대책 사업비 10억원을 긴급 투입해 하천굴착을 위한 굴삭기 장비 지원 40대, 관정 개발 9곳, 관정수리 66곳, 양수장 설치 1곳, 양수기 96대, 송수호스 30㎞ 등을 지원했다.
 22일 현재 울주군의 누적 강수량(1~6월)은 196.75mm로 평년 519.4mm과 비교해 37%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군이 관리하는 224곳의 저수율은 56%이고, 소규모 저수지 15곳의 저수율은 10% 이하로 떨어졌다.
 현재까지 군지역은 6,684㏊ 농경지 중 52㏊의 농경지가 말라 갈라지는 등 가뭄 피해를 입었다. 이 중 논은 물마름 41㏊이고, 밭작물은 시듦현상이 11㏊에 달했다.  정두은기자 jde03@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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