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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령 울산시의회 의원

사람에게 누구나 이름이 있는 것과 같이 땅에도 땅이름이 있다.
 조상이 이 땅에 정착하여 살면서 어디에나 알맞은 땅이름을 정하여 이를 일상에 사용해 왔다.  지명, 즉 땅이름 그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사고와 의지가 담겨진 것도 있고, 생활모습, 우리문화 발전의 역사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도 될 수 있다.
 최근에 이르러 세계 각국은 그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고대지명에서 현대지명에 이르기까지 조사와 연구를 통해 많은 업적을 쌓아왔고 그 결과들은 차차 지명학으로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울산에서는 1986년 10월에 '울산 지명 사'를 발간했다. 그러나 발간 된지 30년의 세월이 흘러 이런 책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시민이 많을 것이다.
 설사 안다 해도 우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 아닐까?

 지형에 붙여진 땅이름, 행정의 필요성에 의해서 생겨난 법제 지명, 어떤 곳에서 생활을 하고 어떤 양식으로 생활했는가를 나타내는 땅이름, 문자나 언어의 발달에 따라서 나타난 땅이름 등  문화유산으로서의 우리 지명은 우리 조상들이 생활을 시작하면서 붙인 것이므로 그 당시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용어까지도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우리 땅이름을 연구 조사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언어, 풍속, 의식, 도덕, 종교 등의 발달과 특성의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산업수도 울산은 우리나라 어느 도시보다 경제개발에 따른 대규모 공장 등 공업단지 조성과 주거 공간 확보에 따른 토지 등의 형질 변경이 가속화됨에 따라 땅의 형상이 크게 변모됨으로써 많은 지명들이 파괴, 변질되어 사라졌거나 없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 할 것이다.
 또한 대형 아파트 등 공동주거 공간 확대에 따른 자연부락의 의식이 사라지고 숫자를 앞에 붙인 통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 울산을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의 울산에 대한 애향심, 역사의식, 정체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울산의 값진 향토적 문화유산인 산과 강, 하천, 들판 그리고 면, 동 등에 대한 근원을 재조명 해보고 조상들의 생활과 문화사론(史論)들을 다시 정리해야 할 것이다. 문헌으로 보존되어온 설화나 전설을 현대 감각에 맞게 정비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할 것이다.

 '한박산 과 작약봉' '왕생이 들' '어풍대' '낙화암과 홍상도' '배리 끝의 애화'등 울산의 지역과 관련된 훌륭한 사료들이 잘 보존 되여 길이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읽혀지도록 해야 함은 지금 우리들이 해야 할 마땅한 일이 아니겠는가?
 산과 강, 들판, 바다 어느 곳 하나 자연경관이 수려하지 않는 곳이 없는 울산!
 울산의 지명과 관련된 역사적 자료들은 잘 보존하고 정비하여 울산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한껏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울산사랑의 애향심 고취와 정체성 확립을 위해 '울산 지명사'를 재정리해 울산의 훌륭한 지명 그리고 지명과 관련된 전설, 설화 등 조상들의 토속적인 문화유산에 대해 시민과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들려주고 알리는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광역시 승격 20년을 맞이한 성년 울산! 훌륭한 울산의 지명을 재조명 해봄으로서 문화예술 도시로서 품격과 위상이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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