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가장 유력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을 보고 있으면 그저 아슬아슬하다. 지금이야 정권탈환이라는 공동의 선 앞에서 상호협조, 내지 공조를 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은 갈라설 숙명을 안고 있다. 후보단일화라는 것은 어느 한쪽이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열세를 보이지 않는 한 쉽지 않다. 한나라당과 보수연합에서 이 두 후보를 아무리 얽어 묶으려 하지만 당사자들 입장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대선레이스에 들어갔다. 때문에 상대를 향한 전면전, 진검승부는 기회만 포착되면 언제고 현실화 될 수 있다는 휘발성을 갖고 있다. 급기야 한나라당의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측이 '후보검증' 필요성을 놓고 날선 신경전에 들어갔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박 전 대표측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대운하 등 정책에 대한 검증을 말한 것일 뿐"이라며 계속 문제제기를 할 태세이고, 이 전 시장측은 지지율 열세를 면치 못하는 박 전 대표측이 국면전환을 노리며 한번 띄워본 것 아니겠느냐며 외견상 '무대응'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내심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은 어느 한쪽이 한 발짝만 더 나갈 경우 당장이라도 표면화된다. 자칫하면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네거티브 공방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검증작업의 주체다. 박 전 대표측은 대선이라는 본시험을 앞두고 '모의고사' 차원에서 주자간 상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이 전 시장측은 판단은 국민 몫이라며 자체 검증은 '소모적 집안싸움'이라는 주장이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유정복의원은 14일 "지난 두 번의 패배를 거울삼아 당내 대선주자들이 서로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함으로써 막판 낙마의 가능성을 사전에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무리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전략이다. 박 전 대표와 함께 강원도당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이 전 시장이 "소이부답(笑而不答)"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감의 반영이면서, 동시에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전략을 함의하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내부적으로 박 전 대표 측이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검증 사안들에 대한 치밀한 검토 작업과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진영 간 이 같은 신경전에 대해 당으로서는 '공정 경선'의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자칫 경선과정에서의 잡음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