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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몽고매리시에 앨라배마라는 도시가 있다.
  현대자동차가 2년전 11억 달러를 투자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앨라배마 공장은 생산능력 연간 30만대이며, 대부분 현지인을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공장 주위에는 '현대대로'로 불리는 도로가 있고, 정몽구 회장은 바쁜 일정에도 틈나는데로 앨라배마 주지사를 만나 추가투자 등을 논의한다고 한다.
 얼마전 방영된 한 공영방송의 특집프로는 앨라배마 주민들이 "실업자였던 자신의 아들·딸을 직장인으로 만들어 준 현대차를 위해 뭔가 할 일이 없을까 늘 고민한다"는 인터뷰를 내보냈다.
 현대차는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엎고 밝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시선을 앨라배마에서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돌려보자. 울산공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요즘 차갑다 못해 냉소까지 엿보인다. 노조 때문이다.
 주말 부부동반 술자리를 같이 한 친구는 "요즘처럼 현대차에 다닌다는게 부끄러울 때가 없다"고 말한다. '현대자동차맨'이란 자부심도 없어진지 오래란다.
 옆자리에 앉은 부인은 "불과 1%도 안되는 노조집행부에 이끌려 이렇다 할 목소리도 못내고 울산시민들의 욕을 바가지로 들어가며 파업해야 하는 근로자들은 다 못난이"라고 거들었다.
 강경한 현대차 노조 지도부는 작년에만 모두 12번의 파업을 벌였으며 그 결과 기업의 미래가치를 나타내는 주가도 1년만에 무려 30% 이상 추락했다.
 거기에다 현대차는 올들어 원·달러환율하락과 엔저현상으로 수출차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국내 생산차들이 해외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성과금삭감에 노조는 곧바로 잔업을 거부한데 이어 15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외부 요인 때문에 영업목표에 미달하는 경우는 많아도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는 현대차 정도다.
 GM 등의 미국자동차사가 노사의 불협화음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1, 2년만에 일본차에 밀려 2류기업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수 만명의 근로자들이 현재 구조조정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언제까지 현실을 외면할 것인지 묻고 싶다. 한 번 차가워진 시민들의 시선이 다시 따뜻해지기 위해서는 노조의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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