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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묻지마식 살인'에 대한 분노와 이것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현상,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 더 나아가 이들의 성격적 장애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가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소위 사이코패스(Psychopathy)로 대변되고 있는 이러한 정신병은 일종의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der ASPD)의 하나이다. 이들의 특징은 피도 눈물도 없이 무자비한 행동을 하고도 전혀 죄의식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하므로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함은 물론, 다시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80%에 육박한다고 한다. 원인은 뇌의 전두엽의 이상이 있기 때문에 발병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고 후천적으로는 사고로 인한 전두엽의 손상, 호르몬의 이상, 또는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을 때도 생길 수가 있다. 인구의 1%정도가 사이코패스라는 통계는 우리 주위에 이런 위험인물이 항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오싹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들이 모두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범죄를 저지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둘러싼 환경적 요인이 매우 불안했음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올바른 가정의 교육의 부재와 전조를 나타내는 행동을 했을 때 보고 배울 바른 행동의 모델이 없었거나, 학대나 폭행을 경험한 경우 사이코패스의 기질이 살아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심리적으로도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고 신뢰할 사람이 없을 때 이러한 기질이 더욱 강화된다. 반사회적 성격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보통 어릴 때부터 기질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나이에 부적절한 행동과 가족의 기대, 사회적 규준, 다른 사람의 성격이나 재산 권리를 침해하는 태도를 보이며 청소년기에 품행장애를 나타낸 경력이 대부분이다. 더 어렸을 때는 어린 나이에 맞지 않는 분노를 강하게 표현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악의를 가지고 위험한 물건을 사람에게 던지고, 의자나 용품 등 기물을 던지거나 파괴하는 아이, 애완용 동물을 심하게 학대하는 경우(필자의 경우 강아지 항문에 연필을 꽂아 놓고 괴로워하는 강아지의 모습을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보는 6세 남자아이를 본적이 있다), 자기보다 어린아이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 등 보통의 경우와 비교할 때 강도가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 물론 이들이 모두 품행장애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25-40%정도가 반사회적 성격으로 발전한다는 통계가 있다. 특히 아동 사이코패스의 경우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도 가족불안의 중복된 원인이 기질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부의 갈등, 부모의 감독과 정서적 지지의 부족, 강압적인 부모-자녀 상호작용, 가난과 박탈 등이 그 예다. 반사회적 성격의 경우 세상을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공간으로 보지 않고 자신만의 사적인 공간으로 지각하는데서 오는 사회적 상식에 부합하지 못하는 성격적 특성 때문에 대인관계에서 상호작용에 어려움이 있고 학교와 학습의 성취저하, 자아존중감의 결여, 사회적 환경의 부적응, 가족간 응집력의 부재 등으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부분 치료에 대한 동기가 없기 때문에 치료적 접근이 어려워 그 고리를 끊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그러므로 사회적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아동 사이코패스의 예후를 보이는 경우 부모의 참여와 심리치료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왜곡된 사고를 바꾸는 인지치료, 대처기술을 증진시키는 사회적 기술훈련, 분노 및 충동성을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자기감찰을 증진 시키는 전문적 치료접근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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