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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황혼기의 나이에 재혼을 이야기하면, 아직 썩 내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녀들과 손자들까지 있으면서 새로운 배필을 맞이할 경우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복잡한 가족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사별과 이혼 등 갖가지 사연으로 혼자 살아가는 독거노인도 급증하고 있다. 자녀들이 있다고 하지만 부부만 같지 못한 것은 상식이다. 노인들의 재혼문제가 바로 이런 점에서 새롭게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될 시대적 담론이 되고 있다. 중국의 90대 노교수가 신문을 통해 공개구혼을 한 뒤 무려 100여명의 여성들이 손을 들고 나왔다는 외신이다. 황혼재혼이 황혼이혼처럼 낯설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우리라고 언제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중국 신문들은 19일 심지어 25세의 '증손녀 뻘' 젊은 여성까지 결혼을 하고 싶다며 지원을 하고 나섰다면서 노인 재혼문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우한(武漢)대학 천문학과 교수 출신인 가오스류(高時瀏.91)로 지난 15일 신문을 통해 공개구혼을 했다. 우한시의 타블로이드판 신문인 초천금보(楚天金報)는 가오 교수가 55세 이상 70세 이하 정도 나이에 건강하고 부드러우며 친절한 여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결혼 상대자의 학력은 고졸 이상이면 되며 음악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여성이 좋겠고 특히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여성이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가오 교수는 1950년 캐나다에 거주할 당시 중국인 최초로 북극을 정복한 인물로 1956년 귀국해 우한대학 교수로 부임했으며 1990년 정년 퇴직하고 1999년 이혼했다. 초천금보는 신문이 배포된 1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20분까지 31명의 여성들이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결혼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3일 동안 초천금보 기사를 보고 100여명의 여성들이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왔다고 소개하고 25세부터 많게는 75세 여성까지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지원자 대부분이 음악과 노래, 춤을 좋아하는 여성들이었으며 올해 25세로 최연소 지원자인 허씨 성의 여성은 "책임감이 있고 지적이어서 남편감으로 점찍었다"고 말했다. 가오 교수는 외국어를 조건으로 내건 이유를 묻는 신식시보(信息時報) 기자의 질문에 "글을 쓸 때 방대한 외국 자료를 번역해줄 배우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혼재혼에도 이처럼 당당할 수 있는 시대, 인물을 부러워 할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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