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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노사분규를 마무리 짓고 더 큰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노사분규만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문제는 '성과금'에 있다. 노동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성격의 성과금을 임금처럼 주어 온 현대차의 관행에 상당한 저항감을 가져왔다. 게다가 올해는 이 악습을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수차례 공언을 했으면서도 이를 준다는 전제하에 협상을 타결한 데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 물론 지난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만회했을 때 이를 준다는 조건부이긴 하지만 국민들은 "그게 그것 아닌가"로 보고 있다. 회사로서는 억울하고 답답할 노릇이다. 현대차는 19일 회사 소식지를 통해 "이제는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들고 나온 것도 바로 이런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현대차는 '함께 가는 길'이라는 소식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 초까지 이어진 노사문제로 인해 우리 회사를 향한 고객과 국민의 실망은 이미 커질 대로 커졌다"며 운을 떼었다. 현대차는 이어 "성과금 사태가 종결된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를 향한 국민의 비난과 언론의 질책이 이어지고 있는 등 예년과는 다른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후유증을 우려했다.
 현대차는 "이젠 어떠한 논리로도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우리가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길은 진정 달라진 노사관계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외에는 없다"고 호소했다. 또 "성과금 사태 과정에서 국민과 고객의 비난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의 존립과 직원들의 고용안정 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절박한 현실을 공감해 노사 모두 한걸음씩 양보하는 합의안을 도출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우리는 성과금을 둘러싼 혼란으로 여전히 2006년에 머물러 있었지만 성과금 사태가 종결된 지금 우리 노사는 2007년을 여는 새로운 출발점에 다시 섰다"며 "지금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지 못하면 생존과 고용을 보장받을 수 없고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하면 안정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한편 현대차는 성과금 협상이 타결된 17일 밤 야간 조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간 가운데 2월까지 예정된 특근계획을 그대로 추진해 생산차질 만회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분규 기간 외항에 머물고 있던 수출차량 선박도 현대차 울산공장 부두에 잇따라 입항, 차량선적에 나서고 있다. 완전한 비상경영 돌입이다. 현대차가 국민적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밖에 없다는 절박감의 인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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