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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이문열씨가 최근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대선 주자를 겨냥 "조심하고 조심해도 모자를 판에 다 된 것 같은 오버를 한다"고 경고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대선까지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은 벌써부터 이전투구 싸움에 빠져들고 있다. 후보검증이란 말이 나오기 무섭게 서로가 서로에게 날선 공방을 계속하며, 상대를 깎아내리지 못해 혈안이다. 오죽했으면 한나라당 내 대선주자 가운데 막내격인 원희룡 의원이 "동네 애들 싸움 같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싸잡아 비난했겠는가. 원의원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두 주자 간의 공방이 가장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 '이름이 뭐냐' '출생지가 어디냐' '애를 낳아봤느냐 안 낳아봤느냐' 하는데 마치 '네 아버지 직업이 무엇이냐', '아파트 몇 평에 사느냐'는 등 동네 애들 싸움과 비슷하게 간다"고 꼬집었다. 실제 이명박 전 시장은 20일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애기할 자격이 있고, 고3을 4명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며 미혼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이를 전해들은 박 전 대표측은 "저급한 인신공격성 발언이자, 독신여성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마침내 이 전시장의 수준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맹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런가 하면 20일 대구시민회관에서 "국가지도자는 확고한 경제철학을 바탕으로 유능한 경제전문가를 널리 구하고 등용해서 권한과 책임을 갖고 훌륭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경제전문가를 자처하는 이 전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원희룡 의원도 이 전시장의 발언에 대해 "그렇다면 군대 안 가본 사람은 국방정책을 어떻게 책임지냐"면서, 반대로 이 전시장의 병역면제를 상기시키며 공격의 고비를 늦추지 않았다.  특히 이들 주자들의 사이에서 싸움을 부추기고, 되도 안한 말을 꼬투리삼아 설전을 거듭하고 있는 팬클럽들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팬클럽 '노사모'를 그리도 못마땅해 하는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이 팬클럽을 앞 다퉈 만들고 있는 것도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꼭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다"는 격이다. 이러고서 무슨 똑 부러진 정책이 나올 것이며, 난국을 극복할 리더십이 나오겠는가. 이문열씨의 말을 삼가 두려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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