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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올 12월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두고 일부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마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런 정치의 요동은 정치하는 사람보다도 이를 읽고 지켜봐야하는 국민들이 더 바쁘고 분주하다. 그 수가 그 수 같아서 쉽사리 자타가 인정하는 결론을 얻을 수가 없다. 특히 이합집산으로 점철되고 있는 현실을 놓고 볼 때 그 수읽기가 단순 명료치가 않음은 대다수의 국민들 생각일 것이다.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는 작금의 정치를 쉽게 읽을 수 있는 매뉴얼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문제는 이러한 정치권의 요동은 이제 시작이라는데 있다.
 대통령을 탄생시킨 당이라고 한 때는 그 기세가 하늘까지 치솟았고 국민들의 지지 또한 높아 연일 상종가를 구가하면서 앞으로 1백년 가자던 집권여당의 현재 사정은 3~4년 전과 사뭇 다르다. 그간의 과정이야 이미 언론과 여론을 통해 다 알려진 마당이라 이야기할 것도 없다. 먼저 지금처럼 10% 대 지지율로는 대선이고 총선이고 간에 희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탈당이라는 변신으로 살아남는 데 전부를 걸고 움직이는 부류와 그래도 대통령을 탄생케 한 당을 엄연히 현존하고 있는 대통령 당대에 어떻게 스스로 부술 수 있겠는가, 하면서 당을 지키겠다는 소위 사수파라 하는 부류로 양분되어 있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형국이다.
 통합신당이라는 기치를 걸고 그간의 활동을 하면서 자타가 공인한 가운데 범여권 차기 후보로 활동하던 고건 전 총리가 느닷없이 중도에 정치를 포기한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의 이목에서 사라져버린 사태가 충격이었다.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암중모색하던 그룹에서는 한 축이 무너지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이것을 두고 볼 때 이 시대의 정치흐름에 있어서 이해와 득실이 얼마나 심하게 상존하고 있었는지를 단번에 대변해준 사건이기도 해서 재미있는 정치를 기대하려던 국민들에게 흥미를 앗아 가버린 아쉬움이 남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현 정권은 물론, 소위 국민의 정부라 일컫는 김대중정권을 포함한 10여 년 간의 국정운영을 보면 일단 미숙하다. 그리고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의 충고도 아랑곳 하지 않았음은 더더욱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국민들과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보는 견해가 압도적임을 판단한 한나라당에서는 지금 현재의 여론 추이를 봤을 때 이번에야말로 천우신조임과 동시에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특히 소위 글로벌 시대에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할 것을 외면하고 오직 민족만이 최선인양 주장하였다. 뿐만 아니라 맹방마저 무시하고 오히려 좌경친북성향의 정책으로 치닫는 집권여당은 더 이상 국민들의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바로 한나라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귀결되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큰 3개의 축이 돌아가면서 합종과 연횡을 연출해내고 있는 것이 지금의 사정이다. 이미 집권 여당에서 탈당이 시작되고 있음을 미루어 볼 때 종 . 횡으로의 이합집산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야합도 불사할 것이며 어떤 명분도 대선승리 앞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오직 정권의 쟁취만이 있을 따름이다.
 유력후보자가 후보사퇴를 하자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타당의 후보자를 러브 콜 하는 것이 현실이며 거기에는 조금의 양심도 거리낌도 없는 냉혹한 현실만이 존재한다고 보아진다.
 진나라 밑에서 쇠꼬리가 되느니 차라리 닭 머리가 되는 것이 났다고 설파하면서 큰 나라를 상대하기위한 소수국의 공수동맹(攻守同盟)조약을 기조로 한 합종(合從)과 큰 나라인 진(秦)과 직접조약을 맺고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 낫다며 기 맺은 합종을 하나하나 타파하고 결국 횡으로 동맹을 맺은 연횡(連橫)이 오늘의 정치 기본 틀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음이 흥미롭게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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