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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문을 막히게 하는데 맹목적인 이념에 빠진 집단만한 것이 없다고 했다. 김일성 유일체제에 길들여진 북한도 바로 이 같은 부류 가운데 하나다. 때문에 저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또 대화 상대방의 의중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 주장만을 우기기 일쑤다.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30일 한반도 비핵화는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으로서 '9.19 공동성명'을 통해 한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으나 '현 단계에서는' 일방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상은 이날 오전 베이징 시내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과 약 1시간10분에 걸쳐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비핵방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비핵화는 위대한 수령님의 유훈으로서 9.19 공동성명에 있는 우리의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핵을 폐기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9.19 공동성명에 여러 공약들이 있는데 현 단계에서 일방적인 포기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자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천 본부장과의 회동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의 힐 수석대표와 6자회담 조기재개 가능성을 논의하러 왔다. 동족으로서 천영우 선생과 만나 6자회담을 앞으로 어떻게 열 것인가를 가지고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6자회담이 언제 재개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조금 기다려 봐야 한다"라고 답했고 미국측의 제안에 대한 회답을 언제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답변했어요"라고 말했다. 한편 천 본부장은 김 부상과의 회동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앞으로 추가로 조율해야 할 사항이 남아 있으나 6자회담을 재개해 진전을 이룬다는 큰 뜻에는 이견이 없고 구체적으로 조율할 것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천 본부장의 말처럼 진전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는 점이다. 남북의 대치 상황과 대북 제재에 나서는 세계 각국의 입장이 마냥 시간을 끌어도 괜찮을 상황이 아니다. 코앞에 닥친 위협에도, 딴소리만을 반복하는 저들이기에 우리도 분명한 입장을 정하고 저들을 우리 페이스로 끌어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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