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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사회 공동체를 유지하고 ,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 마을의 사랑방처럼 지역시민들이 모여서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 산업의 발달로 대중사회를 거쳐서 정보사회로 이행해 가는 상황에서 사랑방 역할을 신문과 방송 등 대중매체가 담당하고 있다. 지역시민이 다양한 의견을 소통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공간이다. 하버마스는 이를 공개장(publid sphere)이라고 표현하면서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적 요소라고 강조한다.

 

   독자가 원하는 정보제공


 최근 우리 사회는 수도권 집중의 부작용이 커지면서 지역의 불균형 발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해 발표된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지역의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지역의 자치단체장을 비롯해서 많은 단체들이 이를 반대하는 의사를 발표했지만 그러한 주장은 별로 힘을 얻지 못했다. 왜냐하면 중앙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지역의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이 참여할 공간이 매우 협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은 정보와 의견 전달을 통해 국가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언론 시장에서 중앙일간지는 정보와 여론의 형성과 확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주요 중앙 일간지의 보도 태도를 분석했는데, 이른바 메이저신문으로 불리는 3대 신문의 논조가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도하면서 상대적으로 지역의 입장을 소홀히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지역사회의 입장을 충실히 보도하는 지역신문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 지역사회가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수도권과 지역이 상생의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신문을 통해 지역의 결집된 여론을 형성하고, 나아가 국가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수도권의 비대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지역사회 못지않게 지역신문 역시 독자와 광고 확보 및 지역신문 정책의 약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신문이 건강하지 않을 경우 지역사회의 소통 역시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매개체 역할이 제약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신문의 활로를 모색하면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지역신문은 독자와 더불어 발전해야 한다. 지역신문은 지역시민의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탄생하고, 활동해야 한다. 따라서 지역신문은 독자인 지역시민이 원하는 지역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시민이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독자 의견란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신문을 가까이 하도록 특별 섹션을 통해 그들의 꿈과 활동을 다양하게 소개하는 것도 요구된다. 독자에게 가까워진 지역신문을 지역시민들이 보다 많이 구독해야 함은 물론이다.

 

   병행판매제 검토를


 둘째, 지역신문의 재원을 튼튼히 하기 위한 광고의 확충도 요구된다. 지역 기업의 광고집행에 한계가 있다면 전국을 대상으로 소비재를 판매하는 주요 기업들이 중앙 일간지와 더불어 지역신문에도 광고를 함께 싣도록 병행판매제를 검토해 볼 수 있다. 방송광고의 경우 시청률이 높은 서울 소재 방송사 프로그램과 시청률이 낮지만 공익성이 높은 지역방송의 프로그램 그리고 종교방송의 프로그램 광고 등을 병행판매하는 관행이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발전기금 적정수준 회복돼야


 셋째, 지역신문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지원도 요구된다. 지역신문의 공익적 역할에 주목할 때, 정보와 논조 측면에서 우수한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 정책이 요구된다. 올해 줄어든 지역신문발전기금 역시 향후 적정한 수준으로 회복돼야 함은 물론이다.


 지역신문은 지역시민과 지역행정기관 그리고 지역기업을 묶어주는 중심 축이다. 지역신문이 약해지면 지역사회의 정치, 행정, 경제, 문화도 설 자리를 잃는다. 지역신문의 활로 모색을해 지역사회를 이루는 주요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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