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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은 물론이고 자영업자들도 보험을 가입했다 해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린 경험을 한 두 번은 갖고 있다. 보통 보험설계사의 말만 믿고 보험약관 등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계약했다, 뒤 늦게 이를 확인한 가족의 만류로 보험을 해지하게 된다. 또 보험설계사는 엄밀히 말해 보험회사의 대표도 정 직원도 아닌 모집인의 신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을 모집하고 그 실적에 따라 보험사로부터 수당을 지급받는 개인사업자라, 노동법상 노동자로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다. 그런데 대대수의 보험가입자들은 이 같은 보험설계사의 말만 믿고 보험에 들고 있을 뿐 아니라, 보험사들 역시 이들의 절대적인 활약에 힘입어 계약고를 올리고 있다. 이들 보험사들이 최근에는 하나의 보험 가입으로 2가지 보험에 든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혼합형 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고령화 등으로 보장범위가 넓어지는 고객의 기호를 충족하면서 새로운 수익원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손해나는 장사'인 암보험 상품은 잇따라 축소하면서 대체상품 개발은 외면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달 초부터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을 하나로 합친 '프리미어 재정설계 플랜 삼성생명 연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지난달 말 종신과 연금보험을 합한 상품을 내 놓은데 이어 최근 연금과 CI(치명적 질병)보험을 합한 '교보 큰사랑 CI보험'을 출시했다. 동양생명도 이와 비슷한 상품을 출시했으며 다른 보험사 3∼4곳도 올해 안에 '퓨전형'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암 환자가 매년 늘고 암보험 수요도 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암 보험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보장을 축소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지난 7월 암 전용 보험의 판매를 중단한 것을 비롯해 대한·교보생명 등 대형 3사는 암보험 판매를 중지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금호생명이 9월부터 암 보험의 보험금 지급 한도를 종전의 절반인 5000만원으로 대폭 낮추는 등 보장금액을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료가 저렴한 암 보장 위주의 CI보험 등 대체상품 개발은 외면하고 있다. 개미군단과도 같은 보험설계사들의 활약이 계속되는 한 가입자는 줄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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