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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로는 지금 시기가 하반기 공채가 활발히 진행되는 시기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 채용에 나서는 기업도 줄어들고, 채용을 하더라도, 예년에 비해 줄어든 규모로 채용을 한다고 기업들이 밝히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잡코리아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중 21곳이 하반기 신입 사원을 채용한다. 21개 그룹의 전체 채용 예상 규모는 1만5035명으로 지난해보다 3.4% 감소했다.
 금융권의 경우는 하반기 전체 채용 규모는 작년에 비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인 20개 대형 공공기관 중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확정한 곳은 기업은행과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3곳이 전부다. 이 중 기업은행만 200명 채용 일정이 남아 있고 나머지 두 기관은 채용 절차가 이미 끝난 상태다. 채용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기관들도 올해 신입 사원을 뽑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기존 인력을 줄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규 채용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의 취업문도 좀처럼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잡코리아가 외국계 기업 92곳을 대상으로 '정규직 대졸 신입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하반기에 대졸 신입 사원 채용 계획을 갖고 있는 곳은 25.0%(23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기업은 59.8%(55개), 채용 여부를 확정짓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은 15.2%(14개)로 각각 파악됐다.
 이처럼 하반기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구직자들은 '자기소개서'를 준비만 해놓고, 내밀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공식적인 통계수치로만 보면, 청년실업률은 계속 높아가고 있고, 반면 청년들의 고용률은 낮아지고 있으며, 또한 신규 채용도 56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몇 개월째 계속 여실히 드러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오히려, 내년 노동부 예산을 보면, 청년실업 관련 예산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 및 사회적 기업육성 예산, 그리고 비정규직 관련 예산 등이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청년인턴제' 끝나면 6만6,000여명 실업


 또한, 지난 2월에 정부에서 야심차게 청년실업 대책으로 실시했던 '청년 인턴제'가 올해안에 끝나면서, 여기에 고용되었던 6만6천여명의 청년들은 다시 도서관으로, 학원으로, 실업자로 되돌아가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여기에 고용되었던 청년들에 대한 어떠한 차후의 계획도 없이, 이대로 '청년 인턴제'가 끝이 난다면, 이 제도는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아니라, 오히려 청년실업을 더욱 부추기고, 청년들을 기만하는 대책 밖에 될 수 없다고 본다. 실제로, 공식적인 통계수치를 보더라도, 주 18시간 미만 그리고 36시간 미만 일하는 일자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단시간근로에 해당하는 저임금·단기 일자리이다. 여기에다가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비율이 43:57이 될 만큼, 비정규직 일자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 그리고 공무원과 공기업 임원 감축이 현실화되고 있는 속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들어갈 구멍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제도 개선과 인식전환 시급


 청년실업 대란은 이미 시작되었다. Count Down은 시작된 지 오래다. 이것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제도 개혁'과 '인식 전환' 밖에 없다. '청년인턴제'를 내년에도 대폭 확대 실시할 것과 거기에 고용되었던 청년들에 대한 차후 대책을 세우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그리고 단기 저임금 일자리를 만드는 일시적인 대책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일자리 대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인식의 전환이 동반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기 위해서 사용자 위주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해고를 자유롭게 단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이 보다 안정화가 될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에,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그리고 예비 취업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 등 사회를 구성하는 각 주체들이 고통분담을 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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