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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들어 우리 사회에 부는 바람은 웰빙, 참살이 열풍이 아닌가 한다. 몸에 좋다는 음식은 동이 나고, 몸에 좋다는 운동을 하는 헬스장은 사람으로 넘쳐난다.
 이 현상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몸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오복 중에 들어가는 몸의 건강을 챙겨 행복을 누리려는 욕구는 너무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만 한다고 과연 내 몸의 병을 전부 물리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부처님께서는 물질은 마음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설하셨다. 알고 보면 부처님께서 설하신 8만4천 법문은 모두 우리 인간이 어떻게 하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삶을 행복하게 영위할 것인가에 대한, 웰빙의 방법에 대한 것이다.
 흔히 인생을 고해(苦海)라고 하는데 그 고해를 건너 행복으로 나아가는 뗏목을 만들어 주신 것이 부처님의 설법이다.
 그러나 정상을 넘는 이 웰빙 열풍도 따지고 보면 물질만능의 사고와 나만 오래 동안 잘 살겠다는 이기주의적 발상의 한 단면이 아닌가 한다. 내 몸에 좋다면 뱀이건 뭐건 마구 잡아 씨를 말리고, 산의 약초를 뿌리째 채취하여 멸종을 맞게 한다. 다른 사람, 심지어 자손 세대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앉는다.
 이것은 나 아닌 상대에 대한 배려는 전혀 하지 않고, 오직 자기만 잘 살려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나오는 반질서다.
 법화삼부경 중의 개경(開經)인 '무량의경' 설법품에 부처님께서 보살들에게 당부하시기를 "중생의 모든 근기와 성품과 욕망에 들어가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희망을 들어 주라는 뜻이다. 나는 너(타인)에 의해서 존재하니, 나 아닌 너를 잘 챙기라고 하신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아끼는 이 몸은 영원한 것이 아니고,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가 모인 화합물로 한시적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내가 먹는 음식과 내 몸에 걸친 옷하며 거주하는 집 등 모든 것이 타인에 의해서 공급되어지는 것임을 생각해야 한다.
 삶의 모든 고통은 내 욕망만을 채우려고 하는데서 오는 것이다. 저마다 자기 본위로 내 주장만을 관철하려고 하니까 갈등이 생기고, 불만과 불화가 일어서 끝없는 고통이 생산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50년 동안 설법하신 가르침 중에서 최상승의 경전이며 부처님을 출생시키시는 경전인'묘법연화경의 비유품제3'에서 나타내시기를 이 세상은'삼계화택(三界火宅.불타집)이 되어 번뇌의 불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머잖아 그렇게 아끼던 몸도 헛되게 버리는 날을 맞게 된다고 하신 것이다. 자기만을 내세우게 되면 공명조(共鳴鳥)처럼 어리석게 남을 배척하다가는 결국 자기 목숨도 스스로 죽이게 되는 결과를 맞게 된다는 말이다.
 전설에 의하면 공명조는 몸은 하나인데 머리가 두 개라 입도 두 개인 새다. 머리가 둘이니 자는 시간도 따로따로였다. 그래서 불화가 끊이지를 않았다.
 하루는 한쪽이 잠든 사이에 깨어 있는 쪽이 혼자 맛있는 과일을 먹었다. 한 쪽이 그 사실을 알고 미움을 품고, 다른 한 쪽이 잠든 사이에 상대를 죽이려고 독이든 과일을 먹는다. 어떻게 되었겠는가? 결국 공멸(共滅)하고 말았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만물은 무수히 많은 머리를 가진 공명조의 운명임을 잊지 말 아야 할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는 웰빙을 실천하고 즐기되, 우리 육신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자각을 전제로 섭생을 해야 한다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이다. 이타 없는 이기는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 공생하는 법을 익혀 궁행하는 것이 웰빙이고 참살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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