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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6월 2일 지방선거가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곧 후보등록이 실시되고 20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전국이 선거열기로 뜨거워 질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방선거는 1952년에 실시되어 1960년까지 계속되었으나 1961년 이후 박정희 정권에 의해 지방자치가 중단되었고 1991년에 와서야 지방선거가 재개되었다. 1995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을 한번에 선출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행되었고 벌써 5회째를 맞게 되었다.


 선거를 앞두고 각종 매체들도 부산하다. 다양한 선거관련 캠페인들은 우리에게 투표에 참여할 것을 종용하고 후보경선자들의 공략을 알려주기도 한다. 우리도 덩달아 그들이 내세우는 공략들이 무엇인가 살펴보고 그들이 그러한 공략들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를 평가하느라 바빠졌다.
 그런데 우리는 늘 선거를 통해 어떤 변화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던 것은 아닌가? 이즈음에서 정책이나 사회 제도의 혜택을 받게 되는 객체로서가 아닌 변화의 주체자로서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자 승리 연설에서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빌려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이제야 탄생했다"고 선언했다. 여기서 '국민의'는 국민 주권 즉 국가의 주체자로서 국민을 의미하고, '국민에 의한'은 국민 자치, '국민을 위한' 은 국민복지를 뜻한다. 한마디로 국민이 주체가 되는 정치를 의미한다. 미국 정치역사의 큰 변화의 획을 그으며 버락 오바마가 빌려온 링컨 대통령의 말 속에서 다가올 지방선거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과연 주체자로서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 의식(意識)이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이나 사물에 대하여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이라고 한다. 우리 스스로는 사물이나 자신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가 생각의 씨앗을 뿌리면 행동의 열매를 얻게 되고, 행동의 씨앗을 뿌리면 습관의 열매를 맺는다. 습관의 씨앗은 성품을 얻게 하고, 성품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처럼 우리가 가진 기본적인 의식이란 우리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생각은 매일매일의 행동과 습관 속에서 나타나게 되고 이것은 우리의 성품을 나타내고, 결국은 개인의 성공 혹은 실패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의식변화는 우리의 근원적인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자신과 사물을 달리 보게 하며, 처해진 상황자체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들어 한 부부가 늘 문제만 일으킨다고 생각되는 아들을 다르게 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아내와 남편이 먼저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가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 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라고 하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인식하고 바라보는 관점을 형성하게 하고 외부에서부터 나에게 향하는 것들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은 "내면에서부터 변화", "나로부터의 변화"가 단순히 내 존재의 변화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환경 즉 사회, 제도, 가족들의 변화를 가져오고 내 삶을 총체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궁극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선거에 대한 우리의 의식변화는 우리를 둘러싼 많은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인 것이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대신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투표참여라는 적극적 행위에 대한 권리와 책임은 잊어버리고 불평만을 토로하는 투덜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68.4%) 이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48.9%)까지 투표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고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51.6%)에서는 다시 소폭 반등하여 50% 이상의 투표율을 회복하였다고는 하지만 겨우 투표인구의 반정도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을 뿐이다. 주체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체 다른 이의 모순과 잘잘못에만 변화를 요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추해보아야 한다.


 선거가 끝난 뒤 다시 4년 후 만을 기대하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자신의 의식을 되돌아보고 나로부터의 변화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노력을 시도해 볼 때이다. 우리가 꿈꾸는 것들은 국가의 주체로서 그리고 변화주체자로서 우리 자신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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