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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과의 연계관계가 약화되어 일정 수준의 고용성장을 달성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충분한 일자리의 창출이 어려운 고용없는 성장(jobless growth)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 경제활동인구 등과 같은 노동력 공급 측면의 한계로 인한 일자리 창출능력의 부진이 아니라, 경제성장의 둔화와 서비스산업 고용비중의 증가로 대표되는 산업별 고용구조의 변화 등과 같은 수요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특히 울산은 구제금융 이후 교역조건의 악화로 수출위주의 대규모 제조업 기업들은 경쟁적 시장에서 투자 및 고용확대와 같은 요소투입형 성장보다는 시장상황에 따른 구조조정과 해외진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고용창출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서비스산업의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간의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어 생산요소를 다양한 형태로 결합시키지 못하는 문제점(coordination failure)을 나타내고 있어 지역의 경제성장에 구조적 부담(structural economic burden)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일자리 창출의 확실한 동력원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산은 제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로 인해 나타나는 노동시장의 미스매치가 마찰적·구조적 실업률을 높이고, 실업자들의 재취업도 힘들게 하고 있다.


 울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험한 것처럼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파괴가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제조업 이외의 산업이 취약하여 제조업에서 종사하다가 퇴직하거나, 해고나 감원과 같은 구조조정으로 실업자로 전락한 경우에도 재취업을 또 다시 제조업으로 하려는 경향이 강해 혼잡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실업의 반복과 장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지역차원의 인적자원개발 정책이 취약한 실정이며, 공공 및 민간차원의 고용지원서비스 역시 활성화되어 있지 못해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상의 개선이 어려운 실정이다.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이 가장 중요하지만 고용유지와 재취업 역시 일자리 정책의 중요한 문제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를 최소화하면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양적·질적 수급균형을 달성할 수 있는 인적자원개발, 직업능력개발, 고용지원서비스, 노사관계 안정화 등을 포괄하는 고용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통합 고용거버넌스가 구축되어야 한다.
 통합 고용거버넌스의 구축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이 반영되어야 한다. 첫째, 울산이 주도하는(Ulsan Initiative)고용 거버넌스가 구축되어야 한다. 울산 노동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지역차원의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의 자발적 파트너십을 통한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다. 울산시, 지역의 교육훈련기관, 상의와 경총 등과 같은 사용자 단체, 노동조합, NGO, NPO(비영리조직) 등이 참여하여 일자리 창출, 인적자원개발, 고용지원서비스, 노사관계 등 통합적인 고용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울산의 고용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지역단위의 노사민정협의체로서의 성격도 지니게 된다. 문제는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제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고용 거버넌스는 위원회(board) 형태로 하여 사무국을 두어 거버넌스 운영과 관련한 전담인력을 구성하여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사업의 중복성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심의나 자문차원이 아니라,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예산 및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울산광역시가 의지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 요구된다. 지자체는 거버넌스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vision provider), 시스템으로서의 거버넌스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조직자로(system organizer)서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지자체장의 의지가 대단히 중요하다. 이는 성공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울산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감안하면 지역단위 고용정책에 있어 가장 성공하는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과욕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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