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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청이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발맞춰 정책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자전거도로'가 일부 구간이 균열, 벗겨짐으로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에 큰 위험이 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재정능력 판단없이 조달청 등록업체 선정
   하자보수 1번에 파산…남은 보수 구청 몫
   안전·탄력성 검토 없이 탄성 포장재 시공
   준공 1년도 안돼 벗겨지고 갈라져 누더기
   문제 불거지자 허둥지둥 아스콘으로 교체

 

   울산시 북구청이 추진한 '자전거도로 개설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본보가 지난해 말 보도한 자전거도로의 안전성 결여, 부실시공으로 인한 일부 구간은 균열, 벗겨짐 등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땜질식 보수가 이어져 '예산낭비'의 전형이 되고 있다. '긴급진단'을 통해 북구 자전거도로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북구청은 지난 2002년부터 '자전거도로 조성사업'을 시책으로 선정, 총 60여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2011년까지 총 연장 60㎞의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총 사업비 2억8,000여만원을 들여 화봉동 화봉제1근린공원~코리아뷔페에 이르는 1.8㎞ 구간의 자전거도로를 완공했고, 총 3억2,900만원을 투입·조성한 북구 농소3동 동천 신상안교~시례 구간(총 연장 2.9㎞)은 같은해 3월 건립했다. 또 올해 울산공항 일원의 동천 제방 자전거도로 개설에 착수하는 등 2012년까지 약 25㎞에 이르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곳곳서 부실 = 하지만 북구청이 자전거도로를 추진하면서 안전성이나 편리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이다. 농소3동 홈플러스~동천제방 일대의 탄성포장재 구간 일부 자전거도로는 준공된지 1년이 지나지도 않아 균열이 발생하는가 하면 '도로탈락현상'(도로 표피가 벗겨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부실시공 흔적이 여기저기서 확인되고 있다. 심지어 도로가 경계석보다 높고, 도로면이 고르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이같은 균열이나 벗겨짐 등은 탄성포장재 구간뿐만 아니라 아스콘 등을 사용한 구간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전반적인 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다.

 

 #사후관리도 안돼 = 북구지역 자전거도로 가운데 일부 구간(농소3동)의 시공사 아이엔㈜가 파산하면서 하자보수 비용 책임 등 사후관리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 업체는 탄성포장재를 사용, 농소3동 1㎞구간을 조성했는데, 지난해 3월 준공후 도로탈락현상이 심해져 지난 3월께 대대적인 하자보수를 실시했다. 당시 하자보수 비용으로 5,000만원 가량이 들었다. 이 업체는 하자보수 공사 직후인 지난 4월께 파산했다. 그러나 이 업체가 시공한 구간 중 여전히 도로가 벗겨진 곳이 많아 하자보수 비용이 더 투입될 지경이어서 이 비용에 대한 책임을 북구청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아스콘 등으로 만들어진 일부 구간에서도 도로 파임 현상 등이 나타나고 있어 하자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북구청은 탄성포장재 사용구간 시공사는 파산했지만 다른 구간 업체는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파산한 아이엔㈜가 시공한 구간 이외에는 시공사가 존재하고 있어 1년에 두차례 있는 정기 하자보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과정에 잡음 = 자전거도로 업체 선정과정에서 재정능력 여부와 포장재의 실효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시공사를 선정한 북구청은 행정업무 소홀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구청은 "아이엔㈜는 조달청에서 선정한 조달등록우수업체이며, 포장재질로 사용된 탄성포장재 역시 부산대학교와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것이어서 계약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는 북구지역 자전거도로 현장점검에 나서고, 입찰과정 등 전체 사업 진행상황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등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뒷북행정 = 자전거도로의 문제점이 불거지자 북구청은 이달말까지 하자보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북구청은 문제가 되고 있는 탄성포장재 도로를 전부 아스콘으로 교체하고, 자전거도로 전 구간에 대해 보수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북구청 건설과는 "주행감을 고려해 고무재질을 사용했는데 자전거 타이어와 고무재질의 도로와의 마찰로 침수 등의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향후 아스콘을 사용해 문제 부분을 보완해 시민들의 불편함을 없애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us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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