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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경시 순위구에 위치한 북경현대차 2공장에서 직원들이 자동차 조립생산을 하고 있다. 다차종 유연생산시스템을 갖춘 북경현대차 2공장의 노동생산성(HPV)은 18.9시간으로 울산공장 33.1시간(2006년 기준)에 비해 월등히 높다.

 

   30만대 생산능력 갖춘 최고수준 1·2공장
   2공장 '노동생산성' 미국시장보다 월등
   한 라인 4개차종 생산 유연한 생산시스템
   'PULL 방식' 운용 가동률 98%이상 향상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처음으로 중앙정부의 정식 비준을 받은 자동차기업 북경현대차. 현대차와 중국의 북경기차가 5대 5 합작투자해 지난 2002년 설립한 북경현대차는 중국 북경국제공항에서 버스로 40분 거리에 떨어진 북경시 순위구에 위치해 있다.

 

   북경현대차는 진출 초기부터 '현대 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인 취향에 맞춘 전략차종 개발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진출 7년만에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업계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은 현대차가 앞으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업계 4위…올 4월 누계 판매 200만대

 

 중국진출 1년 만인 2003년 5만대 판매, 9억9,000만 달러 매출 실적을 올린 북경현대차는 2006년 29만대, 35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2008년 제 2공장 준공에 이어 2009년 57만대, 6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중국 진출 7년 만인 지난해에는 업계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으며, 올 4월에는 누계 생산, 판매 200만대를 돌파했다.
 북경현대차의 놀라운 성장세의 배경에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생산공장이 있다. 각각 30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1, 2공장은 최고의 생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공장의 노동생산성(HPV)은 18.9시간으로 혼다 22.03시간, 도요타 25.68시간보다 뛰어나다. 이는 현대차 공장 가운데서도 최고수준인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19.9시간보다도 우수하며 울산공장 33.1시간(2006년 기준)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자동차 공장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HPV는 차 1대 생산에 투입되는 총 노동시간을 말하며 수치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경현대차의 탄력적인 생산라인 또한 강점이다. 북경현대차는 판매량 급증시 생산 작업시간을 1일 최대 7시간(8+8→11.5+11.5)까지 늘려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또 국내공장과는 달리 생산인원에 대한 효율적인 전환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2008년에는 2공장 소요인원 중 70%를 1공장에서 충원한 바 있으며, 2009년에는 1공장 차체라인의 라인 작업자 전환배치를 불과 열흘 만에 해결했다. 작업자들의 근무 모럴도 생산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실제 장비 고장으로 생산을 못했을 경우 식사시간 또는 휴게시간을 이용해 정지한 시간만큼 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작업자들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동일 라인 다차종 생산도 유연한 생산시스템 구축에 한 몫하고 있다. 1공장에서는 1개 라인에서 엑센트(베르나), 엘란트라(아반떼XD), 밍위(EF쏘나타 중국형), 투싼 등 4개 차종이 혼류(混類)생산되고 있으며, 2공장에서는 위에뚱(아반떼HD 중국형), 링쌍(NF쏘나타 중국형), i30, ix35(투싼ix) 등 4개 차종이 혼류생산되고 있다. 국내공장이 최대 2개 차종이 생산되는 시스템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북경현대차 관계자는 "어느 라인에서 어떤 차종을 얼마만큼 생산하느냐의 문제는 작업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 시장의 상황에 맞춘다"며 "생산공장의 제1 목표를 시장이 요구하는 차종을 적시에 공급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가동률 향상을 위한 북경공장만의 독특한 방식도 눈길을 끈다. 이 공장은 라인공정 내 후공정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생산지체를 방지하는 PULL(끌어당김)방식의 시스템을 운용함으로써 09년 가동률을 1공장 98.5%, 2공장 99.7%까지 올렸다.
 북경현대차의 또다른 성공요인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 북경현대차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종은 중국 도로조건에 적합하도록 최저지상고를 높이거나 특정 부품의 내구성을 높이는 등 현지에 맞게 재설계됐다.

 

   현지 시장 맞춘 재설계 매출신장 견인


 게다가 2008년부터는 오직 중국인만을 위한 현지 전략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08년에는 아반떼HD의 중국형 모델인 엘란트라 위에뚱과 NF쏘나타의 중국형 모델 링썅, 2009년에는 EF쏘나타의 중국형모델 밍위(Moinca)를 출시했다.
 특히 엘란트라 위에뚱은 북경현대차 총 판매대수의 41%(2009년 기준)를 차지하는 등 매출 증대의 일등공신이다. 위에뚱은 화려함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에 맞게 아반떼HD를 기반으로 해 차체와 높이를 늘렸으며, 크롬도금된 대형 라이에이터 그릴 등이 적용됐다. 위에뚱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판매 20만대를 돌파했는데, 이는 현대차가 해외에서 판매하는 모델 중 단일시장, 단일 모델로 88년 미국시장에 판매한 엑셀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북경현대차기차 생산본부 김태윤 전무는 "위에뚱, 링썅, 밍위는 중국인들의 선호도를 철저하게 조사해 현지인의 취향에 맞게 개발되었다. 특히 위애뚱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 차종 가운데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팔리는 시장에서 생산한다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아니고서는 오늘날 북경현대차가 이룬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윤 전무는 "시장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생산물량을 UPH(시간당 생산대수) 조정을 통해 탄력적으로 대응, 다차종 유연생산시스템을 통한 공장간 물량 불균형이 발생시 신속한 전환배치, 가장 효율적은 생산을 위한 최적의 인원 투입, 노조의 적극적인 협조 등이 북경현대차가 가진 경쟁력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준중형·소형모델 병행 올해 67만대 목표


 북경현대차의 올해 중국시장 판매 목표는 지난해 보다 17% 증가한 67만대, 시장 점유율 7.2%, 판매순위 4위다. 북경현대차는 지난 8일 중국에서 신차발표회를 갖고 출시한 ix35(투싼ix)를 앞세워 또 다시 중국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ix35의 경우 현재 품절현상을 빚고 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북경에 있는 18개의 북경현대차 딜러점이 있으며, 딜러점은 차량 구입에서부터 A/S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3년 10월 문을 연 베이징 현대차 버스산(波士山) 딜러점의 경우 매달 평균 400여대 북경현대차를 판매한다. 자동차 A/S의 경우 하루 130여대가 이른다.


 버스산 딜러점 왕쯔용(33·王智勇) 부점장은 "현대차가 폭스바겐 등 타국 경쟁사보다 뒤늦게 진출했지만 가격대비 좋은 품질과 높은연비, 넓고 호화로운 내장 등 중국인들의 취항에 맞게 제작해 현지인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달 8일 신차 발표를 한 ix35의 경우 현재 150대가 예약주문된 상태로 제품이 없어서 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ix35와 더불어 지난 23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신 국제전람중심에서 열린 '2010 베이징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신형 중국형 베르나(프로젝트명 RC)의 선전도 기대되고 있다.


 7월 부터 베이징현대 1공장에서 양산될 예정인 중국형 베르나는 신차발표회에서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
 중국형 베르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소형차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됐다. 중국 소비자 특성을 고려한 현대적인 디자인에 동급 최고의 연비와 안전성을 겸비한 것이 특징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전년대비 94%의 판매성장을 기록했으며 올해 2002년 중국시장 진출 이후 누적판매 200만 대를 기록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 탄력을 잃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형 베르나는 중국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설계돼 ix35와 함께 중국 볼륨모델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노재만 베이징 현대차 총경리(사장)도 "후발주자가 중국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은 준중형과 소형차 모델을 병행 판매한 것이 맞아떨어졌다. 신형 베르나도 기존 엑센트와 함께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중국시장에서 현대차의 선방은 올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락현기자 rhkim@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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