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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고기 언양꺼 맞능교? 야채에 언양미나리는 없네요?"
 우연히 갖게 된 강길부 국회의원과의 저녁식사 자리. 강 의원은 테이블에 올라온 고기와 야채의 '출신성분 조회(?)'부터 나섰다.
 전국 어디를 가도 언양불고기와 언양미나리만한 음식이 없단다.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 '촌놈'다운 구수한 사투리로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닌 언양 불고기와 미나리는 세계 최고 먹거리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연설했다.
 자랑은 이내 걱정으로 바뀌었다. 언양·봉계지역을 전국 최초 먹거리특구인 불고기특구로 지정되는데 힘을 아끼지 않았는데 최근 부산 기장면 철마 소고기가 언양 불고기보다 맛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는 것. 강 의원은 지역 축산농가와 음식점들이 좀 더 맛있는 소고기, 한번 더 오고싶은 식당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 특산물 자랑 이야기는 이내 고향사랑법으로 전이됐다. 전국 최고의 공업도시, 항만물동량 1위도시인 울산에서 생활하는 서민들의 형편은 별로 나아진게 없다는 게 강 의원의 생각이다. 왜일까? 강 의원은 울산출신 정치인과 행정관료들이 상당 부문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교부 경제국장 재직시 울산시에 중앙예산이 남았으니 기안을 올리라고 요청한 적이 있는데, 담당공무원은 귀찮다는 듯한 반응만 보여 놀란 적이 있다"는 강 의원은 "지역발전의 핵심은 중앙예산을 얼마나 많이 갖고 내려오느냐에 달렸는데 이 중요성을 아는 공무원과 정치인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심하게 표현하면 책정된 예산을 가지고 이리 쪼개고 저리 쪼개 쓴 후 자신의 과업(?)이라고 생색낼 줄만 알았지, 직접 중앙부처를 발로 뛰며 한 푼이라도 울산에 갖고 내려오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정치·행정관료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 강 의원의 말처럼 그동안 지역 정치인과 역대 지역 행정관료들이 중앙예산을 따내기 위한 열정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역대 울산시장이 조금만 더 중앙예산을 따내는데 역량을 집중했다면 지금의 울산모습은 아닐꺼야. 내가 얼마나 더 이 일을 할지 모르겠지만 울산에 더 많은 중앙예산을 확보하는게 나만의 고향사랑법이야"라는 강 의원의 말이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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