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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에도 무속인에 대한 기록이 120여 회나 등장할 정도로 정치와 무속은 뿌리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대체로 실록에 등장하는 무속인들은 미래를 예견하는 기능도 하지만 기우제나 역병이 창궐했을 때 이를 다스리는 사회안전망의 구실을 했다. 이 같은 순기능과 함께 장희빈이나 민비사건의 단초를 무속인이 제공했다는 역기능도 있다. 우리 정치사에도 많은 점술 일화가 남아 있다. 군사정권 때는 선거일을 집권자 운세에 맞춰 잡았다. 요즘 한참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명박 전시장의 경부대운하도 상대진영에서 이 후보의 사주에 물이 상극이라는 점을 들어 불가론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수 없이 많다.
미신으로 치부되던 역술은 이제 제도권 교육의 영역으로까지 들어왔다. 장례풍수학과, 풍수명리학과 등은 역술이 장례(葬禮)와 접목하여 실용 학문으로 거듭났다. 일반 기업도 역술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는 점집이 1~2개씩은 입점해 있다. 인터넷에는 150여개의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고 그 시장규모가 연 2조원에 육박한다. '예측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코드가 된 역술의 변화가 놀라울 뿐이지만 인류의 미래를 예언하다 440년 전 오늘 삶을 마감한 노스트라다무스도 인터넷 역술산업은 예언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