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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고래 역사는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암각화에 새겨진 귀신고래를 비롯한 사냥그림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고래잡이가 금지되면서 20년 넘게 발이 묶여 있는 장생포항의 포경선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한때 장생포항은 우리나라 포경산업의 대표적 항구로 각광을 받았다. 뱃고동을 길게 내뿜으며 귀항하는 포경선은 울산의 자랑이자 삶이었다. 고래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를 막기 위해 실시된 포경금지가 효과를 보면서 울산 연근해는 지금 때 아닌 고래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차례 유영하는 데 수 백 마리의 고래가 함께하면서 이들이 거쳐 간 자리는 '바다의 사막'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까지 한다. 고래 개체수를 늘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전면적인 포경금지가 자칫 해양 생태계를 유린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될 정도다. 그런데도 국제포경협회는 기존의 고래잡이 금지 입장을 철회할 생각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히려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자 일찍부터 고래를 관광자원화한 노르웨이 등과 같이 우리도 이를 관광에 적극 활용하자는 논의가 제기됐고 곧 실행 단계를 맞고 있다.
 울산시 남구 장생포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최근 내년 4월부터 우리나라에서 고래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울산 앞바다에서 관경(觀鯨)사업을 시범 실시키로 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고래연구소는 우선 소형선박 5척에 고래관광을 원하는 시민을 태우고 1시간 거리의 10마일 해상 밖까지 나가 고래를 찾는 것으로 시작, 사업성이 인정되면 본격적인 고래관광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고래연구소는 이에 따라 울산해양경찰서와 협의회를 갖고 고래탐사의 안전운항, 고래출몰 해역의 정보공유, 고래와 선박간의 사고발생시 응급조치 등도 논의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산 인근에는 현재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고래가 유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조사한 결과 울산인근 동해에는 30일 기준으로 5000마리의 고래가 관찰돼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평가받았다. 주 어종은 참돌고래, 밍크고래, 낫돌고래, 큰머리돌고래, 큰돌고래 등으로 이중 참돌고래가 제일 많이 분포되어 있다. 아직 고래관광의 수입을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노르웨이 등의 예를 보면 연간 수백만 달러 이상은 족히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다 암각화와 포경선 등을 연계하면 그 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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