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의 계절이 따로 있겠냐마는 요즘 사람들은 책 읽는 재미를 너무 놓치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나라 성인 10명중 2명은 책과 담쌓고 지내며, 1인당 월평균 독서량도 1권미만이라는 소식은 이제 더 이상 충격도 아니다.

사람들 독서의 재미 놓치고 살아

 그렇다면 학생은 어떨까? 학생들의 한 학기 독서량은 초등학생 28.2권, 중학생 10.8권, 고등학생 7.2권에 불과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읽기의 버릇은 점점 떨어진다. 이마저도 학교에서 과제물로 읽기를 강요해서 나온 수치다.
 남의 나라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한 해 1인당 평균 독서량은 78.2권이다. 이러한 수치만 봐도 우리의 독서 행태는 참으로 한심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책을 안 읽으면 '천고마비지절'에는 독서하기 가장 좋은 시절이라 하여 책 읽기를 권장했던가?

잠못이루는 밤 책한권 읽어보자

 폭염의 나날이 이어진다. 열대야 현상까지 겹쳐 잠 못 이루는 밤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몸은 끈적거리고 불쾌지수는 높아만 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분명 불필요한 에너지 발산일 것이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있다. 분명히. 이 여름을 이기는 방법이….
 바다로 계곡으로 몸을 피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평소 묵혀두었던 책 한 권을 들고 잠들기 전 차분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보라. 추리소설도 좋고 수필도 좋고 시 한편도 좋다. 일단 책을 잡는 순간 상상의 나래는 펼쳐지기 시작한다. 절망의 시간을 건너는 사람에겐 희망의 글이 좋을 것이고 사랑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에 걸맞는 인생철학이 다소곳이 담긴 책들을 펼치면 된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특히 아이들의 경우 독서를 버릇으로 삼으면 미래가 보장된다. 상상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상상력이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여러 가지 일들을 머리 속에 떠올리는 힘이다. 누군가가 처음에 상상하지 않았다면 컴퓨터나 복잡한 발명품들은 결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독서는 아이들의 앞날을 보장하는 보험이 될 것이다.

 그러면 어른들은? 이제 책 읽을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면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해버려 더 이상 시간이 없어서 책이라는 존재는 자식들에게 사다만 주는 그런 것일까? 절대 아니다. 어른들도 책을 손에서 놓아서는 안된다. '책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다양한 경험이 삶을 풍요롭게 해

 책이 현실의 삶을 대신해 주지는 않지만 어떤 경험이 더 가치 있는가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 가치 판단의 시시비비를 가려주는 것이 바로 책이다. 오늘 우리가 제대로 된 길을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 길을 인도해줄 무엇인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재물만이 아니다. 돈의 노예가 되어 버린 사람들을 보라. 그들의 최후를 보라. 결국은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하고 떠난다. 그래서 인생무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책을 손에서 놓는 순간 삶은 무너지고 만다.

 독서가 어렵다고 느껴지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책읽기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하루에 10분 정도만 책 읽는데 투자를 해본다고 치면 일주일엔 70분이며, 한 달에는 무려300분이 된다. 우리가 책 읽는데 투자한 10분은 결코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다. '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이란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주식은 잘못하면 돈 날리고 마음 다치는 일이 되기 십상이지만 독서는 우리 생을 더욱 살찌게 한다.

   가족끼리 편한 자세로 즐겨보길

 이 여름을 이기는 방법 중 가장 쉬운 게 바로 책 읽기다. 책은 말없는 동반자이자 가장 좋은 친구다.
 오늘 퇴근길은 서점에 들러 책 한권 사는 여유를 가지길 원한다. 오늘 선택한 책 한권이 나의 앞날을 어떻게 바꿀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선택은 옳았다는 것이다.
 오늘 밤, 거실의 텔레비전은 잠시 끄고 가족들이 옹기종기 거실에 모여 앉아 저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책을 읽어 보기로 하면 어떨까? 책 읽는 남편, 책 읽는 아내, 책 읽는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일지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수박 한 덩어리 함께 자리하면 그보다 더한 피서가 어디 있겠는가.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