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정락(28)씨와 아내 김초희(27)씨, 큰 딸 지예, 지난 16일 태어난 아들 수현이가 26일 울산보람병원에서 활짝 웃으며 첫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

이른나이 결혼…서른도 되기전에 둘째 가져
4식구 살림 빠듯…육아·사회활동 놓고 고민

박정락(28)씨와 아내 김초희(27)씨를 보러 남구 보람병원 조리병동 616호로 도착한 때는 지난 26일 오후 8시30분이었다. 외할머니와 먼저 와 있던 큰 딸 지예(3)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아빠를 향해 뛰어가더니, 곧 품에 안겼다. 박씨는 "오늘 퇴근시간이 더 늦어질 줄 알았는데, 다행히 조금 일찍 마쳤다"며 "벌써 두 아이의 아버지가 돼서 뿌듯하지만, 한편으로는 두 어깨가 더 무겁다"고 했다.

 지난 16일 김초희 씨는 이곳에서 둘째 아들 '수현'이를 낳았다. 김씨는 "수현이를 낳는데 무려 14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본래 출산예정일은 13일이었는데, 계속 늦어지자 유도분만을 한 것이다. 반면, 지난 2008년 당시 지예양을 출산했을 때는 3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둘째 출산은 첫째 출산보다 덜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며 "출산의 고통을 떠올리자니 셋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옆에 있던 박씨가 "그래도 언젠간 또 생기지 않겠나"라며 셋째에 대한 바람을 살짝(?) 이야기했다.

 2003년 대학교 미팅자리에서 만난 것이 인연이 돼, 2007년에 결혼한 그들의 나이는 각각 25살과 24살. 다른 또래 20대들이 서른이 가까워질 나이에 결혼을 생각하거나 준비하는 것에 비해, 이들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고 부모가 됐다. 김씨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들은 자기자신에게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만, 나는 자신보다 가정과 아이들에게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며 "부럽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친구들이 육아에 신경쓰느라 바쁠 때쯤, 나와 남편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박씨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젊은 부부가 10년 뒤에 누릴, 특권 아닌 특권인 셈이다.

 김씨는 내년에 지예를 어린이집으로 보낼 계획이다. 수현이의 육아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종종 동구에 살고 있는 김씨의 부모님이 부부가 살고 있는 남구 무거동으로 찾아와 육아를 돕고 있다.
 그는 "시댁과 친정이 모두 울산에 계셔서 다행히 육아부담이 조금이나마 줄어든다"며 "집안 가족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다자녀 가정 육아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씨의 수입으로 4식구를 먹여 살려야 하기에 살림이 빠듯하다.

 박씨는 "아내가 아이들을 다 키워놓고 사회활동을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나는 아내가 두 아이의 양육에만 힘써 주길 바란다"며 "아이들이 다 클 때까지는 엄마가 옆에 있어주는 것이 더 좋다"고 밝혔다.
 부부는 수현이가 "착하고 건강하게, 누나처럼 씩씩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부부의 주위에서 눈에 보이는 물건들을 만지작거리던 지예가 강보에 감싸인 수현이를 보고 "덩생(동생)" 이라고 말하며 반갑게 웃었다.  글=윤수은기자 usyse@·사진=이창균기자 photo@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