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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경제 및 기술 관련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화두(Buzz Words)들은 아마도 '그린 (Green)', '차세대 에너지', '전기 자동차' 등이 될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언급은 되어 왔지만, 이에 대해서 대중들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과거 1∼2년이었던 것 같다.


 18세기 산업 이후 석탄과 석유를 기반으로 인간은 다양한 혜택을 누려왔다. 우리 주변의 자동차, 비행기, 아파트의 난방 시스템 등을 보면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즉 화석연료 기반에서 태양광, 수소연료, 풍력 등의 에너지원으로의 변화는, 기존의 우리가 200년 동안 누려왔던 삶의 방식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삶의 방식의 변화는 기업에게 다양한 기회와 위협을 주고 있다. 따라서 산업 구조의 변화도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로 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이미 경험했던 1990년대 후반의 인터넷의 확산은 '인터넷 쇼핑몰'과 '포털 기업' 등 우리가 1980년대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비즈니스 모델들을 현실화 했다.
 2010년 중·후반부터 2020년대는 우리가 경험했던 1990 년대보다 더 큰 변화가 에너지와 관련하여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국내 시장만 생각해 보자. 2010년 현재 국내의 자동차 대수는 1,700 만대를 돌파했다. 향후 15년 정도 이후 이러한 자동차가 모두 전기자동차로 바뀐다면 1,700 만개의 배터리가 필요할 것이다.
 배터리의 개당 가격을 현재 기준으로 200 만원 정도라고 한다면 국내에 34조원의 시장이 형성이 될 것이다. 세계시장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아마도 그 규모는 쉽게 계산이 되지 않을 것이다.
 비슷하게 울산의 가구수를 한번 고려해 보자. 현재 울산에는 약 32만 가구가 있다. 향후 20년 이내에 이 가구들의 난방을 위한 에너지원이 태양광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생산과 대용량 전지를 이용한 저장 형태로 운영 방식이 바뀐다면, 32만 가구의 배수의 수요가 발생을 할 것이다. 전국 규모를 따진다면 자동차 관련 에너지 시장보다 더 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장 잠재력으로 인해서 정부에서 녹색 성장 및 관련 산업을 국가 기간 산업으로 전략 육성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기업은 다음 세대에 존속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아마도 다음 세대에서는 현재의 위치를 지키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많은 대기업들이 이를 위해서 준비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혼란스러운 상황일 것이다. 


 경영자들에게 아마도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쉽게 되겠어?" "아마도 아직은 좀…"이라고 생각하면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울산의 강점이라고 할 때, 수요처 및 완제품 생산 시설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예상을 한다. 그러나, 내가 고려하는 현재 울산이 가지고 있는 최대 강점은 화학 산업에 대한 기업의 수용 역량 (absorptive capacity) 이라고 생각한다.
 경영 전략에서 정의하는 수용 역량은 기업이 혁신을 받아들이고 전략적으로 이용하며 나아가 혁신을 바탕으로 또 다른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차세대 전지 산업의 기술적 기반은 정밀 화학 기술이다. 울산의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은 정밀 화학에 오랜 노하우를 조직 내에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하우는 수용역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울산의 중소 화학 기업이 현재의 기회를 적절하게 살린다면 현재 중소기업에서 미래에는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간과한다면 현재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따라서, 울산의 화학 관련 중소기업들의 능동적인 대응이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고, 지방정부의 지원이 어느 때보다더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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