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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 산골짜기에서 시작한 메아리학교. 배움에 굶주린 탄광촌 어린이들의 배움을 향한 합창 소리가 산울림이 되어 강원도 산골에 메아리치게 된 것이 '메아리학교'라 불리게 된 사연이다.
 누구나 힘들었던 시절, 정부의 지원도 없던 시절을 20여년이나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많은 울산시민들의 사랑의 힘이었다. 1970년대 울산으로 옮겨온 뒤 메아리 반세기 역사는 시민과 함께 한 역사이다.
 메아리학교는 1972년 8월 10일 울산에서 8명의 농학생으로 특수교육을 시작하기에 이른다. 농아동 작품 전시회를 열고, 예식장을 빌려 발표회를 가지는 등 울산에서 특수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조각과 목공 분야의 직업교육도 정규 특수학교에 뒤지지 않는 시설을 갖추고 전시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작품 판매를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얻었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 속에서 메아리의 특수교육은 울산에 점차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다.

 1975년 한양화학과 자매 결연을 맺고 학교 신축에 도움을 받아 1976년 약사동에서 학교 신축공사 기공식을 가졌다. 약사동에서 메아리학교의 뿌리를 내리려했으나 학교시설을 갖추는 데는 문제가 많아 현재의 위치인 울주군 농소면 중산리로 오게 되었다. 이곳은 1963년 6월, 메아리학교 제2후보지로 방문했던 곳으로 우연이라기보다는 기이한 인연의 땅이었다.
 이후 정규학교 인가를 받기 위한 분주한 노력이 시작됐다. 몇 년 동안 예비허가를 받기 위해 열성을 쏟았고, 장애인 시설 및 학교를 방문해 여러 가지 교육에 필요한 도움을 얻는 동시에 학교 설립 허가를 받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오랜 노력 끝에 1980년 11월과 12월, 드디어 사회복지법인과 학교 인가를 받게 된다.
 1981년 메아리농아학교로 정식 인가를 받아 울산에서 특수교육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 정식으로 학교인가를 받은 학교라 하더라도 학교 운영 비용의 20%는 자부담이었다. 또한 1981년 당시 1년에 교사가 1명씩밖에 지원되지 않았는데, 복지원 직원 외 강사도 채용하여 실제로는 중등부 교육까지 했다. 이에 필요한 인건비는 결연을 맺은 한양화학에서 지원하는 청소용역으로 해결했다.
 이와 함께 메아리학교는 청각장애 어린이들에게 세계에 소리를 찾아줄 수 있는 길을 찾아주기 위해 1994년부터 귀문화원사업을 시작했다.

 귀문화사업은 청각장애 어린이들에게 인공와우 수술과 청각재활을 통해 소리세계를 찾아주는 사업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들 중 수술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 판단, 전문 의료기관과의 협력체제 구축과 수술협력 및 성공적인 재활교육을 위해 일본, 호주, 유럽의 선진국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소리세계'로 안내 하는 길을 열었다.
 1998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울산광역시의 예산 지원으로 '소리 없는 세계에 소리 찾아주기 사업'이 널리 알려지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울산광역시에서 지방비 지원이 계속되자 중앙정부인 보건복지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메아리 귀문화사업을 국가 지원사업으로 확대하고자 뜻을 모았다. 
 메아리학교는 귀문화사업을 국가지원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02년부터 1인당 2,000만원씩 매년 100명의 청각장애 학생이 수술할 수 있는 예산 20억원이 국회에 통과되었다. 이 일은 우리나라 인공달팽이관 이식 수술이 제도화되는 기틀이 되었다. 한시적, 제한적으로 실시되던 이 사업은 2005년도에 건강보험으로 적용되어 지금은 인원에 제한을 받지 않고 인공와우수술을 희망하는 청각장애 어린이 모두가 인공와우수술의 혜택을 받게 되었다. 2000년을 넘어가며 인공달팽이관이라는 용어보다는 인공와우라는 용어가 보편화되었다.

 다가오는 미래는 교육과 복지가 하나로 어우러져 장애아동의 생활 향상과 인간적인 삶의 질을 높이고 장애의 정도에 맞추어 실생활에 편리하게 적용될수 있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장애인 교육은 점차적으로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필요로 할 것이다.
 점차 중요시 되고 있는 조기교육과 하나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한 통합교육을 위해 메아리학교는 그 중심에서 일반사회와 장애인 모두에게 도움되는 교육기관으로 발전하고자 더욱 노력할 것이며 메아리의 울림은 울산에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향하여 메아리 칠 것이다.
 또 다른 50년, 크고 새로운 메아리 한 세기의 역사를 울산시민의 사랑으로 함께하는 역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뜨거운 가슴으로 준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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