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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정부가 직접 '상생'이라는 화두를 들고 나오면서 지역 기업들도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의 동반성장 선포식 모습.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대·중소기업간 협력은 입에서 꺼내기조차 힘든 첨예한 화두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기술혁신 및 연구개발을 통해 가치 창출의 파이를 키우는 협력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대기업들은 납품단가 후려치기, 중소기업 시장 잠식, 기술탈취, 하도급 부당거래 등 그동안의 부정적 표현 대신, 1차는 물론 2차 협력사까지 100% 현금결제, 사급제도 도입, 상생펀드 조성, 기술이전, 공정거래 등 각종 약속과 선언들이 대거 쏟아내고, 실천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상생협력 모델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울산의 주력산업인 조선업, 자동차산업, 석유화학업 대중소기업 간 동방성장 가이드 라인과 협약식 체결을 통해 상생 협력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정책과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온도는 뜨겁다. 이에 본지는 2011년 희망프로젝트로 '상생협력을 너머 동반성장 현장을 찾아서'란 기획물을 통해 울산 지역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현장을 찾아 성과 및 파급효과 등을 살펴보고 향후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 상생협력은 거창한 것이 아니고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상호신뢰 관계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길 기대한다.

700억 펀드 조성 2차 협력사까지 혜택 확대

   
▲ 올해도 산업계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는 '동반성장'으로, 울산 지역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동반성장지원센터 개소식 모습.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 프로그램

현대중공업그룹이 그동안 1차 협력사 중심의 각종 지원 혜택을 2차 협력사까지 확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12월 현대중공업 협력회사 모임인 현중협의회와 '동반성장펀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현대중공업이 기업은행과 함께 추진 중인 동반성장펀드의 지원 범위를 종전 2천여 개 1차 협력사에서 2천 7백여 개 1·2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동반성장센터를 설립해 중소기업을 돕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기술력이 우수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1차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700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용해오고 있는데, 이번 협약을 통해 지원 범위를 2차 협력회사에까지 확대 시행한 것이다.
 1·2차 협력회사에 대한 원활한 자금 지원과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현대중공업그룹 동반성장센터'도 개설했다. 동구 전하동 기업은행 동울산지점 내에 개설된 동반성장센터는 △현대중공업그룹과 거래 시 불편사항 접수 △상생협력 대출 신청·접수 △협력사 세무·경영 컨설팅 △협력사 임직원 금융상담 및 서비스 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내년부터 조선기자재 협력업체들은 조선사들로부터 경영기업 및 핵심기술 등을 심도 있게 전수받는다.
 현대중공업을 비롯 국내 조선업체들이 민관 공동의 기술개발펀드를 조성해 조선기자재 협력업체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대형조선사의 경영기술을 협력사에 전수하는 방안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중기청은 각각 150억 원씩 출자해 '민관 공동 기술개발펀드'를 조성,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의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대형 조선사가 운영중인 동반성장펀드의 대출이자를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협력사의 경영컨설팅을 위한 정기협의체를 구성해 경영기법을 전수하고, 현금성 결제비율을 100%로 확대하는 한편 원자재를 직접 구매해 협력업체에 공급하는 '사급신청 제도'를 시행해 영세 협력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기술지원단·품질학교 등 경쟁력 강화 집중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업계 프로그램

업계에서 가장 먼저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선언한 현대자동차는 협력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 실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자금·금융 지원, 글로벌 대응 시스템 지원 등 협력사들이 혁신 자립형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상생협력을 추진해왔으나,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글로벌 중소 및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동반성장으로 한단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추진해 온 게스트 엔지니어링 제도, 2차 협력사 현장지도 R&D 모터쇼 협력사 초청 등 외에 '협력사 R&D 기술지원단'을 신설 운영하고, '협력사 품질학교' 및 '협력사 업종별 지원 체제' 를 새롭게 구축해 협력사들의 기술품질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원자재가 변동으로 납품되는 부품의 전체가격이 5%가 넘게 바뀌면 납품단가 변경을 위한 협의를 개시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부품업계는 납품시기 변동에 따른 원가상승분 등이 반영된 납품단가가 적용됨에 따라 경영환경이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단종된 차의 A/S 부품 납품단가는 합리적 단가를 '일정기간 단위로 새로 설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동안 단종된 차의 수리용 부품 단가를 몇 년 전 가격으로 납품하는 관행 때문에 중소 부품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곤 했다.

 중소업체의 경영 안정을 위해 결제관행 개선에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우선 완성차업체는 1차 협력업체가 대기업이더라도 현행 중소기업 기준인 60일 이내의 기한으로 대금을 지급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납품업체가 중소기업이라면 매출액 5,000억 원 이상의 대기업은 납품업자에게 가능한 현금으로 결제하고, 3,000억 원 이상 대기업은 어음으로 결제하더라도 가능한 30일 내의 결제기한을 정해 대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경영자금 저리대출·신제품 개발 등 지원

#석유화학업계 동반성장 프로그램

울산에 사업장을 둔 국내 대형 석유화학 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기술협력에 나서고 있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은 중소기업에 대해 100% 현금결재, 결재회수를 월1회에서 2회로 확대, 명절에 자금을 조기집행토록 했다.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해 약 1481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원자재 구매, 운전자금, 설비증설 등을 위해 저리의 자금대출 지원도 한다. 이를 위해 협회 협력기금 100억원, LG화학 675억원, 호남석화 360억원, 한화케미칼 200억원, SK에너지 146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기술애로 해소를 위해 대기업의 인력과 장비를 이용한 신제품개발 지원, 분석시험장비 및 시설정비 지원 등을 강화한다. 한화케미칼은 BPS팀(Best PartnerS), LG화학은 테크센터라는 전담지원팀을 운영한다. 연구개발 지원부문에서 SK에너지는 일신화학의 전자소재 보호용 필름용 원재료 개발 지원, LG화학은 협력사에 연구인력 파견 및 기술개발자금 지원을 담당한다.
 중소기업의 품질·기술, 판로개척 등 경영지원을 위해 교육·훈련 및 해외전시회 참가 등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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