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십자회비 철저한 전산처리로
납부자는 언제든 내역 확인 가능
2,400여 자원봉사자 무한 선행
모금 동참으로 이웃사랑 베풀길

 

언젠가 초등학교 아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1,000원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아이들의 대답은 뜻밖에 많지 않았다. 껌, 사탕, 받아쓰기 공책, 아이스크림 등 많은 답을 기대한 나의 바람과는 달리 그 가짓수는 10가지를 넘지 않았다. 과자 한 봉지는 대부분 1,000원이 넘었고 아이스크림도 1,000원이 넘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거리에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불우이웃을 돕는 손길이 분주하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많은 국민들이 작지만 큰 정성을 아낌없이 보태준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내가 낸 이 돈으로 굶주림에 지쳐 있는 누군가가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길 기대하면서.

 울산적십자사도 매년 1월부터 지로용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8,000원으로 나누는 사랑을 호소하고 있다. "여러분이 내주신 8,000원으로 굶주린 청소년에게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해 주겠습니다. 홀로 사시는 어르신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찾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재난이 발생하면 이재민에게 구호품을 보내고 여러분의 사랑을 전하겠습니다"라고. 이에 많은 시민들이 적십자의 호소에 기꺼이 응답해 주시고 봉사활동 현장에도 함께 참여해 주고 있다. 적십자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활동하리라 믿고 이웃을 돕는데 동참해 주고 있다. 정녕 세상은 살맛나는 곳이다.

 그러나 아직 일부 국민들이 적십자 활동에 선뜻 믿음을 보내지 않고 있다. 물어보았다. "왜? 무엇이 문제이기에 적십자를 믿고 8,000원의 사랑을 보내줄 수 없습니까?"하고. 시민들의 대답 중에는 '내가 낸 돈을 내면 과연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 '난 적십자 회원도 아닌데 왜 돈을 내라 하는가?', '내 개인정보는 어떻게 알고 지로용지를 보내는가?', '내가 낸 돈으로 북한에 쌀이나 비료를 사다 주는 거 아닌가?' 하는 답이 많았다. 이 같은 대답을 듣고 있자니 106년의 시간을 국민과 함께해 온 적십자사가 아직 갈 길이 멀었구나 하는 반성과 함께 부끄러웠다. 사실 재원 조성에 있어서 만큼은 적십자사를 능가하는 민간단체들이 늘어서 있다. 다양한 기법들을 사용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쌓아가며 모금도 적십자보다 몇 배 이상씩 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늦지 않았다. 대한적십자사 구성원이 위기의식을 갖고 다시 도전하기로 다짐한 이상 오늘의 위기는 내일의 약이 될 것이다. 기꺼이 8,000원의 사랑을 보내주시는 많은 분들의 뜻과 기대에 보답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국민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봉사활동으로 보답할 것이다. 적십자사 직원으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게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적십자사의 기부자(금) 관리시스템이다. 국민들이 내는 적십자 회비는 금융결제원 전산시스템을 통해 매일매일 수납자료를 대한적십자사 전산실에 전송되고 있어 기부자는 즉시 확인 가능하며,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에 대한적십자사가 등록돼 인터넷으로도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기부내역을 확인하고 영수증으로 출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이다. 또한 국정감사를 비롯한 다양한 감사를 통해 회계의 투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둘째는 적십자사는 단순모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금으로 일선에서 활동하는 봉사원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에도 85개 조직, 2,400여 명의 적십자봉사원들이 쉼없이 봉사하고 있다. 적십자봉사원들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한봉사를 다짐한 사람들로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의 이득을 추구하지 않는다. 적십자로부터 교통비나 식비를 지원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사랑의 전령들이다. 이들이 아무 걱정없이 오로지 봉사활동에 전념하도록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직원 또한 봉사원 이상으로 투철한 사명감으로 일을 하고 있다.   8,000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봤다. 커피전문점의 커피 한 잔, 영화 한 편, 점심 한 그릇…. 다시 한 번 변화하는 적십자의 활동을 믿고 8,000원 사랑나눔 운동에 동참해 주길 간절히 호소한다. 울산시민 여러분, 1년에 한 번, 어려운 이웃을 돕는 적십자회비 모금운동에 꼭 동참해 주십시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