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토끼의 해도 이제 이틀 후면 막을 내린다. 출발선에 섰을 때만 해도 기대와 설렘으로 부풀었지만 지금에서 뒤돌아보면 아쉬움만 가득하다.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장바구니는 쪼그라들어 서민들의 주름살이 펴질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금리에 따른 가계 빚 확대로 살림살이가 위축됐으며 부동산 경기마저 얼어붙어 자산가치는 맥없이 무너졌다. 고용시장에서는 노년층 중심으로 취업이 이뤄질 뿐 청년층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아 '청년 탈울산'이라는 현실에 부딪혀야만 했다. 더욱이 일상에 깊이 파고든 마약문제와 묻지마 폭행 등으로 사회안전망에 대한
영화 리틀포레스트 속 화본역, 삼척 하이원추추파크, 강촌 레일바이크. 전국적으로 철도의 복선화 및 선로 개량 직선화 사업으로 철도 유휴부지가 늘어나면서 지자체마다 다양한 폐선부지 활용방안이 나오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40여개 지자체에서 58개 사업을 선정해 사용하지 않는 철도부지를 활용한 도심재생 및 주민친화공간을 조성하고 있으며, 2023년 상반기에도 11개 사업이 선정돼 지역별 특화사업을 추진 중이다.북구에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에 따라 상당수의 폐선부지가 남게 되었고, 우리 구는 탄소중립실현과 도시 녹
한국어 문법을 모르고도 글을 쓸 수 있을까? 책 쓰기를 하려는 사람이 불안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이다. 자신은 학교 다닐 때도 글을 써본 적이 없으며, 주위에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책을 낼 수 있을까를 걱정한다. 또한, 글쓰기는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하거나 문예창작과를 나온 사람이나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서점에 가서 진열된 책의 저자를 살펴본다면 생각이 달라진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책을 내는 경우보다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책을 내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렇다면 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태어난 지역은 물론 학업·근무·여행 등을 통해 관계를 맺은 '제2의 고향' 등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 복리증진 등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는 세액공제와 답례품 혜택을 주는 제도다. 기부 상한액은 1인당 연간 500만원까지다. 일본에서 2008년 도입된 고향납세(후루사토납세) 제도에서 착안했다. 취지는 기부금으로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유출로 열악해진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답례품 시장 형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데 있다. 울산시와 5개 구·군이 올해 처음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의 모금액이 각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 '늘봄학교'다. 저학년 위주의 돌봄 교실을 강화해 실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사교육의 폐해를 완화하고, 보육까지 책임져 여성의 경력 단절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올해 일부 시도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울산시교육청도 올해초 학부모 수요조사를 근거로 전 학교를 대상으로 늘봄학교 시범운영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암울했다. 울산 전체 121개의 초등학교 중에서 단 한 개교만 신청했고, 그 학교도 채 3개월을 넘기지 못하
지척에 두고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언양을 돌아봤다. 지인의 권유로 함께 나선 문화재 답사였다. 곁에 두고도 무심히 넘겼던 고장의 문화재를 꼼꼼히 살펴보니 역사적 가치나 의미가 더 새롭게 다가왔다. 꽁꽁 언 손을 비비고 호호 입김을 불어 녹이며 천천히 걸었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생각을 정리하듯 새로운 것을 담기 위해 폰에 저장된 묵은 이미지를 지웠다. 옛 성인의 배움을 담당했던 언양 향교엔 아이를 얻고자 열심히 돌을 갈았을 성혈이 인상 깊었다. 예나 지금이나 자손을 얻는 일은 마음이 쓰이는 일이다. 나 역시도 삼대독자 외며느리로 시
지난 11월 중순, 정부24 시스템 장애로 많은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필자도 그날 은행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출력할 수 없어 귀중한 하루를 그대로 날려버렸다. 정말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사흘만에 최종 정상화 되기는 했으나, 행정안전부는 원인 규명에 거의 한달이라는 시간을 썼으며 사고 원인 또한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이 사건이 심각한 이유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모두 연결하는 전자정부 시스템의 중추가 고장났다는 점이다. 장애 때문에 인터넷 뿐 아니라 동사무소, 구청에서도 민원 처리를 하지 못했다. 다행히도
울산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매우 고무적이다. 울산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울산도시환경브리프 126호'에 따르면 울산지역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6년 전후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직접 배출량과 이를 생성하는 가스상 오염물질 총 배출량이 2016년 대비 각각 29.6%, 25.5% 줄었다. 두 물질 모두 '도로 이동 오염원, 제조업 연소' 등의 배출원에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총 배
울산지역에도 '탈교직' 현상이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크다. 울산교육청이 최근 지역 내 교원을 대상으로 내년 2월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총 178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대비 32명 늘었으며 지난해(159명) 보다는 19명, 올해(155명)에 비해서는 23명이 늘어난 수치다. 학교급별로는 유치원 3명, 초등 68명, 중등 85명, 사립학교 22명이다. 게다가 보통 8월 퇴직자가 30~50명인 것을 감안할 때 내년 퇴직 교원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올해 206명을 웃돌 전망이라는 분석도 나
코로나 때문에 지난 3년간 웅크리고 살다가 올해 연말은 연일 이어지는 송년모임으로 분주하다. 단체는 단체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해 넘어가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는 모임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송년회에 거부감이 드는 것은 너무 일시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북적이다 보니 어느 음식점이나 만석이다. 손님대접도 제대로 못 받고 분위기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2차로 이어질 경우 귀가 전쟁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절대 연말에 늦은 시각까지 서성이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는다. 그래서 일단은 동창회 모임부터 포기했다. 오랜만에 학창시절의 친구들을 보
인상적인 표지가 뉴베리 대상을 받았다는 표시보다 눈에 띈다. 푸른빛의 기시감이 짙은 표지 속에 반쯤 온기가 도는 얼굴은 미묘하게 강한 인상을 준다. 인간에게 익숙한 이성과 감성의 구분일까? 그저 궁금증을 갖고 책장을 펼치기엔 하드커버의 양장본이 제법 두께가 있다. 그럼에도 주인공 페트라의 모험에 푹 빠져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구성인데다 인물들의 디테일한 감정선까지 묘사하며 전율을 느낄만한 책이다. 실로 오랜만에 두껍게 만나본 SF 명작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번역 탓인지 매끄럽지 못한 글 흐름이 속
국가와 사회 자체의 존립가치를 유지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들이 있다. 안전과 질서도 그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과 질서를 확보하기 위해 법과 규칙이 존재한다.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의 안전유지와 사회질서를 확립하는 존재가 바로 경찰의 핵심활동이다. 과거 경찰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국민들에게 명령과 통제를 통한 강제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 중 하나였다. 하지만 21세기 현재 경찰의 모습은 시민과 더불어 함께하는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지닌 조직으로 바꿔가고 있다. 특히 지역 경찰의 역할이 중요한데, 시민의 안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현장에서 실현되지 않는다면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정책의 실행에 대한 추진력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것이 국가적 정책이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시행해 오고 있는 저출산 대책이 좋은 사례다. 엄청난 예산을 퍼부었지만 결과는 너무나 허무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간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만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저출산 대응 예산은 지난해 기준 연간 51조7,000억원으로 출생아당 약 2억1,000만원이 지출
'100명의 산타클로스'를 재미나게 읽었다. 이 책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활발하게 저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다니구치 도모노리'의 대표작이다. 출간 이후 20만부 이상 판매된 초특급 베스트셀러 그림책이다. '100명의 산타가 사는 마을 이야기'라는 독특한 콘셉트에 산타들이 일 년 내내 저마다 맡은 역할을 열심히 준비해서 멋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된다는 따뜻한 내용으로, 작가 특유의 클래식한 유럽 감성의 그림이 어우러져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 그림책이다. 알록달록한 예쁜 집이 100채나 모여
연일 최강 동장군이 울산을 강타하고 있다. 오늘은 영하 9도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겨울 한파로 곳곳에서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돼 시민들이 곤욕을 치르는가 하면 보험사들도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하는 가입자들의 전화가 폭주해 몸살을 앓고 있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다가 갑작스런 한파로 인해 시민들의 적응력도 한계를 보이는 듯 감기환자도 속출하고 있어 걱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의 고민은 지구 온난화에 모아진다. 그동안 온난화 대응을 위해 설정한 기온 제한선이 예상보다 빨리
올해 끝자락 12월은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는가 싶었는데 중순부터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 이런 날이 며칠 계속된다는 일기예보다. 이럴 때면 따끈한 차가 생각난다. 차의 은은한 향은 우아한 품위를 지닌 여인같아 어머니 품 같은 여유와 포근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는 질병과 전쟁으로 인한 우울과 고통을 직간접으로 경험하고 있다. 이럴 때 손 받침한 차 한 잔은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은은한 차향에 취하면 저만큼 밀려난 지난 일들이 생강스럽게 살아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차는 단순한 음료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맘때 근로소득자의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 중 하나가 연말정산일 것이다. 내년 1월이면 올 한해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을 정산해서 돌려받거나 더 내야 하는 연말정산을 하게 된다. 연말정산에는 근로소득자가 1년 동안 지출한 특정 금액에 대해 국세청이 종합소득금액에서 제외해주는 소득공제와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적용해 계산된 세액을 공제해주는 세액공제가 있다. 세액공제는 납부해야 할 세금을 공제 비율만큼 차감해 주는 것이다.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어 소개한다. 정부가 지난 1월부
일본에서 녹지계획 관련 업무를 맡으며, 일본 정원사 연구를 병행한 적이 있다. 인간의 '활동'을 주목적으로 하는 우리의 마당과는 달리, 일본의 정원은 '조망(眺望)'적 감상을 더 비중 있게 다룬다. 이 감상을 위한 아주 중요한 기법 중 하나는 바로 '덮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재미난 것은 그 '덮음'이 '가림'으로 더 강조된다는 것이다. 가장 경치가 훌륭한 방향을 '일부러' 비워두고, 좌우에 시선이 분산되도록 식목을 두게 되면, 그 사이의 '원경(遠景)'은 아주 자연스럽게 강조될 수밖에 없다. 덜 중요한 '주변'을 숨김으로
울산시가 설립한 지방공기업인 울산도시공사와 울산시설공단이 고졸자 우선 채용 권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울산광역시 고등학교 졸업자 고용 촉진 조례'에선 정원 30명 이상 공사·공단은 매년 신규 채용인원의 20% 이상을 지역 내 고졸자를 우선 고용토록 하고 있으나 지역의 공기업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시가 최근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홍유준 의원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 따르면 울산도시공사의 경우 현재 전체 직원 69명 중 고졸자는 3명이며, 올해 8명을 신규 채용하면서 고졸자 1명을 채용하
코로나19 유행 중 감소했던 국내 성인 음주율이 이전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 질병관리청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3만1,752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올해 월간음주율(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음주한 사람의 분율)은 58.0%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월간음주율은 2019년 59.9%에서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년 54.7%, 2021년 53.7% 등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된 지난해(57.7%)부터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중이다.울산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