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하늘공원으로 조문을 가는 길 대암댐 끝자락에서 만난 보리밭이 전날 내린 비바람 탓에 쑥대밭처럼 변해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여든 중반을 바라보는 어머니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태어나던 해 보리수확을 했으나 길고 긴 여름 장마로 인해 제대로 건조가 되지 않아 결국은 보리에 싹이 자라 먹지도 못했던 기억이 있다"말로 표현 못할 배고픔을 겪은 당신께서 산고의 고통을 느낀 계묘년 보리흉년 때를 기억하신 것입니다. 보리밭을 지나며 “올해는 풍년이 들어 농민들 얼굴에 환한 미소가 띄어야 할 텐데" 라고 지극히 공무원다운
많은 학교에서 교권침해 사례들이 자주 들린다. 뜻하지 않은 민원이나 트러블로 교사들이 상처를 받기도 한다. 비난과 요구가 가득하고 존경과 사랑이 점점 결핍되어 가는 현장에서 교사들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안고 교육에 임할 수밖에 없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초임 시절 기억을 떠올려본다. 서생 한 바닷가 근처의 작고 아늑한 학교에 신규 발령을 받았다. 아침이면 햇살에 반짝이는 바닷가를 지나며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을 하곤 했다. 고사리 같은 아이들 손을 맞잡고 수시로 학교 앞 바닷가에 나가 산책도 하고, 조개껍질도 줍고, 그림도 그렸다. 낭만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우리는 조현병 환자들에 의해 발생한 강력범죄사건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먼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안타깝게 발생한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앞서 짧게 열거한 사건들마다 특징들이 있겠지만, 공통점은 조현병을 앓고 있으나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은 2016년'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즉,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이후, 치료 관련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그리고 지난 연말
'청자빛 하늘이/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연못 창포 잎에/여인네 맵시 위에/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라일락 숲에/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계절의 여왕 5월의 푸른 여신(女神) 앞에/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중략) 5월의 창공이여!/나의 태양이여!' '계절의 여왕, 5월'을 처음 언급한 노천명 시인의 '푸른 오월'의 시구가 아니더라도 창가의 햇살은 이미 필자의 들뜬 마음을 유혹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여기저기서 뿜어대는 싱그럽고 아름다운 자태의 꽃들과 향기는 이
울주군 온양읍 옹기종기 남창시장 앞에는 남창천이 흐른다. 또 남창천은 옆으로 동상들이 넓게 펼쳐져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터에 어느 지역보다 건강한 자연생태를 유지하고 있는 생태하천이다. 제비를 비롯해 많은 종류의 여름새들이 돌아와 이 곳 남창천과 동상들 일대에서 번식하고 있다. 남창천은 아래로 다시 회야강과 합류해 바다에 이른다.이 곳 합수부는 기수역으로 바닷물과 강물이 어우러져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많고 생태적으로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곳으로 매년 회귀성 어류인 황어와 은어가 봄이면 어김없이 이곳으로 올라온다. 은어는 봄철
어버이날에는 '3세대 초청 가족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요양원에 입소해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다. 치매나 뇌졸중 등으로 가정에서 간호를 할 수 없어 헤어져 살던 자녀와 손자녀들을 초청해 하루를 가족들과 보낼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아침부터 요양원은 분주하다. 앞 공원에 천막이 쳐지고 커다란 가마솥이 걸린다. 이젠 명물이 된 소고기 국밥이 끓기 시작하고 옛 장터를 연상시키는 바자회 준비도 한다. 행사장은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각종 체험거리가 준비되고 증손자들이 오면 먹을 수 있게 아이스크림 제조기도 설치
5월은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이며 5월 5일 어린이날, 5월 24일 실종아동의 날 등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념일들이 많다. 아쉽게도 이번 달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아동학대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숨진 사망자가 2018년에만 30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점점 저출산 고령화 가속화로 아동 인구가 빠르게 줄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도움과 보호의 손길이 필요한 아동이 굶김을 당하고 최소한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상태로 학대하는 어른의 주먹과 발로 맞고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도 제 때 받지
마성(馬城)은 말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목장 둘레를 돌로 막아 쌓은 담장이다.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쓸 말을 기르기 위해 주로 해안가와 섬 등을 중심으로 200여개의 목장을 설치했다.#360필 먹이던 남목마성울산지역의 목장은 조선전기에 방어진목장(구목장), 방암산 목장, 이길곶 목장 등 모두 3개의 목장이 설치됐으나, 방암산 목장과 이길곶 목장은 완성을 보지 못하고 바로 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울산에 있는 목장은 중앙의 사복시 소속의 목장으로 '경상도속찬지리지(慶尙道續撰地理誌)'(1469년)에 의하면 '방
필자가 다문화가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이다. 늦깎이 대학생으로 중어중문학을 공부하다 사회복지사의 제안으로 중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준 게 그 시작이자 계기였다. 처음엔 동기 몇몇과 시작하던 것이 2007년 대학 총학생회장을 맡으면서 다문화 이주자들을 위한 교육에 대학 전체 학과를 동참시킬 정도로 열정을 꽃피웠던 기억이 있다.처음엔 '중국어가 늘겠지'하는 기대와 호기심에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내가 '선생님'이란 소리를 들으면서부터 생기는 책임감이 나를 자극했던 것 같다.
수채화로 맑게 꽃을 표현하는 이영미 작가의 꽃은 향기를 뿜은 듯 생동감이 넘친다. 많은 이들이 꽃을 사랑하는 이유는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것이 꽃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나타내지만 주위에 친숙하고 밀접하게 존재하는 것이 '꽃'이기도 하다. 2017년과 2018년 한국 구상대제전 선정작가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영미 작가는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꽃을 그리고 있다. 꽃을 표현하는 것은 그녀의 삶을 지탱하게 해주며, 때로는 웃음을 주며, 살아가는 이유이기 조차하다. 그 이유에서 작가 자신을 꽃에 투영해 맑
작년 4분기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전 세계에 인구가 5,000만 명이 넘는 국가 중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나라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일본, 한국을 포함하여 단, 7개국뿐이다. 그리고 경제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 것으로 볼 수 있다.우리나라가 6.25전쟁 이후 피폐해져 가장 최빈국을 손꼽혔지만 단기간에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국민들의 복지 수준이나 행복 만족도가 경제성장과 함께 상승한 것일까?흔히 국민소득이 높아지면 국민들의 삶도 나아지고 복지 수준
요즘 보통의 셀러리맨들은 하루 아홉 시간에 육박하는 노동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합치면 열 시간 남짓 근무 직장생활을 하는 셈이다. 8시간의 수면시간을 빼면 겨우 여섯 시간 정도의 여유시간이 남는다. 그마저 야근이나 회식이 끼어들면 없어지는 날이 많다.글쓴이 또한 근무일에 은행용무 등 개인적인 일을 보기 위해 금쪽같은 휴가를 써야하는 입장으로서, 솔직히 삶이 참 팍팍하다고 느낀다. 누구는 주말만 바라보고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는 시간이 없다. 그런 까닭에 국가나 지자체의 지도자를 뽑는 공직선거 외에 우리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생활선
경제에서 '나비효과'이론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는 미국에서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태평양을 건너 중국에서는 거대한 태풍이 된다는 이론이다. 작은 것이라도 그것이 시대적 욕구를 충족할 때는 엄청난 효과를 낸다는 말이다. 최근 울산에서 '울산시민문예대학 효과'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울산문인협회가 울산광역시의 지원으로 운영하는 '울산시민문예대학'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신조어다.울산시민문예대학이 강의를 하는 날이면 중구 시계탑 사거리 원도심 일대 음식점이나 커피점들의
“샘~ 이거 한번 볼래요?"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내려오니, 옆자리 부장님께서 모니터를 내 쪽으로 돌리며 말하신다.“무슨 사진이에요?"“나 중학교 때 졸업 사진. 여기 학생들 좀 봐봐. 모두 몇 명이게?"“와~ 진짜 많은데요?"“전부 48명이지. 지금의 2배야~"양복을 입고 두 손을 무릎에 얹은 남자 뒤로 단발머리에 세라복을 입은 48명의 여학생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 옛날이야기처럼 나는 그 흑백사진에 빠져든다. “여기에 부장님도 있지요? 근데 다들 똑같이 생긴 거 같아 잘 못 찾겠어요."“그래? 그럼 내가 독사진 하나 보
중구 서동 149-8 일원에는 사적 제320호 울산 경상좌도 병영성이 위치해 있다. 경상좌도 병영성은 경상좌도 병마도절제사영성을 줄인 말이다. 조선시대 때 잦은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낙동강 이동 지역의 동남해안을 방어하기 위해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가 머물던 성이다. # 경상좌도 병마도절제사영성동천과 태화강이 만나는 안쪽에 위치한 병영성은 함월산 동쪽 해발 30~50곒지점에 계곡을 가운데 두고 좌우 능선을 이용해 쌓은 포곡식성(抱谷式城)이다.1417년(태종 17)에 경주에 있던 좌병영을 이곳으로 옮겨와 쌓았다. 이후 1426년(세종
맛있는 음식도 항상 먹으면 싫은 이유가 있다. 여기에 세상 경제이론의 비밀이 들어있다. 경제학에서 효용(效用)이란 재화와 용역을 소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주관적인 만족을 측정하는 단위이다. 효용이론이 가정하는 인간은 되도록 개인의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 인간이다.한계효용(限界效用, Marginal Utility)은 재화나 용역이 증가하거나 감소함에 따라 주관적으로 매겨지는 경제적 효용이나 가치의 관계에서 생기는 개념이다. 보통 합리적인 경제에서 인간행동은 자신에게 가장 시급한 욕구를 충족하는 일을 가장 먼저 하려는 특성이 있다
지난달 일본 열도를 들끓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구 이동이 많은 일본의 어느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30대 여성과 3세 여자아이가 차에 치어 사망한 사건이다.사고차량의 운전자는 평소에도 지팡이를 짚어야 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했던 87세의 고령자였다. 비단 다른 나라의 일만은 아니다. 얼마 전 성남시 판교분기점 인근에서 1톤 트럭이 앞서가던 승용차를 추돌했다. 운전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운전자는 86세의 고령자.우리 사회는 100세 시대라 불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
요즘은 별로 좋지 않은 글을 쓰게 하는 마가 끼었는지 자주 그런 경우를 당하게 된다. 지난 4월 27일이었다. 마침 그날은 울산 범서 출신으로 우리나라 좌익으로는 단연 거물 중의 거물로 꼽히는 학암 이관술을 조명하는 심포지엄이 그의 고향마을에서 그를 기리는 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날이었다. 백양사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 때 반기듯 앞을 가로막고서는 사람이 있었다. 평소 늘 보수임을 자처하는 지인 A씨였다. 최 선생! 어디 가는 길입니까? 범서소식 들었습니까? 범서소식이라니? 아, 최 선생과 같이 예술운동 하던 그 어른이 파내버린 빨갱
지난 1월 17일 문제인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및 울산 미래에너지 전략보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송철호 울산시장, 성윤모 산업부장관, 기업체 대표 등 정부 및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해 경제 성장을 선도해 온 울산경제의 새로운 희망인 수소경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으며, 석탄과 석유에서 수소로 에너지원을 바꾸는 수소경제의 중심이 울산에 있다며 정부가 시장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수소경제는 에너지원을 수소로 바꾸는 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로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전 분
울산 남구청이 운영하는 노인복지관에는 독거노인생활관리사가 있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홀로 사는 노인의 집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안전을 확인하는 등 기초 생활을 관리해 주는 사람들을 말한다. 또한 필요로 하는 복지 서비스를 연계해 주거나 지역 내 노인 복지 현황을 조사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요즘과 같은 노령화 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필자도 이들 중 한 사람으로 외로운 독거노인 어르신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필자가 선암호수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