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척에 두고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언양을 돌아봤다. 지인의 권유로 함께 나선 문화재 답사였다. 곁에 두고도 무심히 넘겼던 고장의 문화재를 꼼꼼히 살펴보니 역사적 가치나 의미가 더 새롭게 다가왔다. 꽁꽁 언 손을 비비고 호호 입김을 불어 녹이며 천천히 걸었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생각을 정리하듯 새로운 것을 담기 위해 폰에 저장된 묵은 이미지를 지웠다. 옛 성인의 배움을 담당했던 언양 향교엔 아이를 얻고자 열심히 돌을 갈았을 성혈이 인상 깊었다. 예나 지금이나 자손을 얻는 일은 마음이 쓰이는 일이다. 나 역시도 삼대독자 외며느리로 시
지난 11월 중순, 정부24 시스템 장애로 많은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필자도 그날 은행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출력할 수 없어 귀중한 하루를 그대로 날려버렸다. 정말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사흘만에 최종 정상화 되기는 했으나, 행정안전부는 원인 규명에 거의 한달이라는 시간을 썼으며 사고 원인 또한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이 사건이 심각한 이유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모두 연결하는 전자정부 시스템의 중추가 고장났다는 점이다. 장애 때문에 인터넷 뿐 아니라 동사무소, 구청에서도 민원 처리를 하지 못했다. 다행히도
울산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매우 고무적이다. 울산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울산도시환경브리프 126호'에 따르면 울산지역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6년 전후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직접 배출량과 이를 생성하는 가스상 오염물질 총 배출량이 2016년 대비 각각 29.6%, 25.5% 줄었다. 두 물질 모두 '도로 이동 오염원, 제조업 연소' 등의 배출원에서 감소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총 배
울산지역에도 '탈교직' 현상이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크다. 울산교육청이 최근 지역 내 교원을 대상으로 내년 2월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총 178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대비 32명 늘었으며 지난해(159명) 보다는 19명, 올해(155명)에 비해서는 23명이 늘어난 수치다. 학교급별로는 유치원 3명, 초등 68명, 중등 85명, 사립학교 22명이다. 게다가 보통 8월 퇴직자가 30~50명인 것을 감안할 때 내년 퇴직 교원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올해 206명을 웃돌 전망이라는 분석도 나
코로나 때문에 지난 3년간 웅크리고 살다가 올해 연말은 연일 이어지는 송년모임으로 분주하다. 단체는 단체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해 넘어가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는 모임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송년회에 거부감이 드는 것은 너무 일시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북적이다 보니 어느 음식점이나 만석이다. 손님대접도 제대로 못 받고 분위기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2차로 이어질 경우 귀가 전쟁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절대 연말에 늦은 시각까지 서성이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는다. 그래서 일단은 동창회 모임부터 포기했다. 오랜만에 학창시절의 친구들을 보
인상적인 표지가 뉴베리 대상을 받았다는 표시보다 눈에 띈다. 푸른빛의 기시감이 짙은 표지 속에 반쯤 온기가 도는 얼굴은 미묘하게 강한 인상을 준다. 인간에게 익숙한 이성과 감성의 구분일까? 그저 궁금증을 갖고 책장을 펼치기엔 하드커버의 양장본이 제법 두께가 있다. 그럼에도 주인공 페트라의 모험에 푹 빠져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구성인데다 인물들의 디테일한 감정선까지 묘사하며 전율을 느낄만한 책이다. 실로 오랜만에 두껍게 만나본 SF 명작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번역 탓인지 매끄럽지 못한 글 흐름이 속
국가와 사회 자체의 존립가치를 유지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들이 있다. 안전과 질서도 그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과 질서를 확보하기 위해 법과 규칙이 존재한다.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의 안전유지와 사회질서를 확립하는 존재가 바로 경찰의 핵심활동이다. 과거 경찰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국민들에게 명령과 통제를 통한 강제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 중 하나였다. 하지만 21세기 현재 경찰의 모습은 시민과 더불어 함께하는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지닌 조직으로 바꿔가고 있다. 특히 지역 경찰의 역할이 중요한데, 시민의 안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현장에서 실현되지 않는다면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정책의 실행에 대한 추진력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것이 국가적 정책이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시행해 오고 있는 저출산 대책이 좋은 사례다. 엄청난 예산을 퍼부었지만 결과는 너무나 허무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간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만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저출산 대응 예산은 지난해 기준 연간 51조7,000억원으로 출생아당 약 2억1,000만원이 지출
'100명의 산타클로스'를 재미나게 읽었다. 이 책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활발하게 저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다니구치 도모노리'의 대표작이다. 출간 이후 20만부 이상 판매된 초특급 베스트셀러 그림책이다. '100명의 산타가 사는 마을 이야기'라는 독특한 콘셉트에 산타들이 일 년 내내 저마다 맡은 역할을 열심히 준비해서 멋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된다는 따뜻한 내용으로, 작가 특유의 클래식한 유럽 감성의 그림이 어우러져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 그림책이다. 알록달록한 예쁜 집이 100채나 모여
연일 최강 동장군이 울산을 강타하고 있다. 오늘은 영하 9도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겨울 한파로 곳곳에서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돼 시민들이 곤욕을 치르는가 하면 보험사들도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하는 가입자들의 전화가 폭주해 몸살을 앓고 있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다가 갑작스런 한파로 인해 시민들의 적응력도 한계를 보이는 듯 감기환자도 속출하고 있어 걱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의 고민은 지구 온난화에 모아진다. 그동안 온난화 대응을 위해 설정한 기온 제한선이 예상보다 빨리
올해 끝자락 12월은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는가 싶었는데 중순부터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 이런 날이 며칠 계속된다는 일기예보다. 이럴 때면 따끈한 차가 생각난다. 차의 은은한 향은 우아한 품위를 지닌 여인같아 어머니 품 같은 여유와 포근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는 질병과 전쟁으로 인한 우울과 고통을 직간접으로 경험하고 있다. 이럴 때 손 받침한 차 한 잔은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은은한 차향에 취하면 저만큼 밀려난 지난 일들이 생강스럽게 살아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차는 단순한 음료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맘때 근로소득자의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 중 하나가 연말정산일 것이다. 내년 1월이면 올 한해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을 정산해서 돌려받거나 더 내야 하는 연말정산을 하게 된다. 연말정산에는 근로소득자가 1년 동안 지출한 특정 금액에 대해 국세청이 종합소득금액에서 제외해주는 소득공제와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적용해 계산된 세액을 공제해주는 세액공제가 있다. 세액공제는 납부해야 할 세금을 공제 비율만큼 차감해 주는 것이다.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어 소개한다. 정부가 지난 1월부
일본에서 녹지계획 관련 업무를 맡으며, 일본 정원사 연구를 병행한 적이 있다. 인간의 '활동'을 주목적으로 하는 우리의 마당과는 달리, 일본의 정원은 '조망(眺望)'적 감상을 더 비중 있게 다룬다. 이 감상을 위한 아주 중요한 기법 중 하나는 바로 '덮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재미난 것은 그 '덮음'이 '가림'으로 더 강조된다는 것이다. 가장 경치가 훌륭한 방향을 '일부러' 비워두고, 좌우에 시선이 분산되도록 식목을 두게 되면, 그 사이의 '원경(遠景)'은 아주 자연스럽게 강조될 수밖에 없다. 덜 중요한 '주변'을 숨김으로
울산시가 설립한 지방공기업인 울산도시공사와 울산시설공단이 고졸자 우선 채용 권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울산광역시 고등학교 졸업자 고용 촉진 조례'에선 정원 30명 이상 공사·공단은 매년 신규 채용인원의 20% 이상을 지역 내 고졸자를 우선 고용토록 하고 있으나 지역의 공기업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시가 최근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홍유준 의원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 따르면 울산도시공사의 경우 현재 전체 직원 69명 중 고졸자는 3명이며, 올해 8명을 신규 채용하면서 고졸자 1명을 채용하
코로나19 유행 중 감소했던 국내 성인 음주율이 이전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 질병관리청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3만1,752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올해 월간음주율(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음주한 사람의 분율)은 58.0%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월간음주율은 2019년 59.9%에서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년 54.7%, 2021년 53.7% 등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된 지난해(57.7%)부터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중이다.울산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
지난해 초 우리 센터로 "자원봉사에 동참하고 싶다"며 찾아 온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우리 지역에 위치한 기업체인 서연이화 관계자들이었다. 이미 서연이화 내 봉사단이 우리 센터에 등록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 때문에 찾아 왔는지 궁금했다. 서연이화 노사는 회사 내 봉사단 뿐만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 이미 오래 전 부터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었는데, 좀 더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게 기업 측의 의견이었다. 더 도움이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지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 후 필자를 포함한 우리 센터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것은 그만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옛날 군부 독재 시절 언론탄압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알권리를 무시당하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국민의 눈과 귀를 언론을 통해 지킬 수 있는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따라서 언론은 정확한 정보 전달이 생명이다. 그 정보에 의해 여론이 형성되고 그것이 사회적인 이슈화로 발전하게 된다. 오늘은 언론 컨슈머로서 언론 제작 형태에 대해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요즘 지방 언론들은 주로 생성된 자료에 의한 보도가 대부분이고 독창적인 제작 형태의 기사화는 찾아보기 힘들
사람은 각자의 생각이 다르다. 무엇에 대한 느낌도 다 다르다. 좋고 싫고에도 농도가 있고, 높낮이가 있지 않은가. 채도가 비슷한 감흥이라도 조금 구체화되면 자신의 생각과 엇나간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순음인 낱말 하나도 농음(濃陰)으로 표현하면 괜한 긴장감이 생기는 문장이 되기도 한다. 그 때문에 누군가에 대하여, 무언가에 대한 자신의 의견에 공감하게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생각을 글로 적어 독자를 끌어들이기는 더욱 어렵다. 책이 팔리지 않고, 책을 찾는 층이 나날이 얇아지는 현대에는 더욱. 그래서일까. 요즘은 서평을
경찰청은 올해 3~11월 마약류 집중단속을 벌여 총 1만7,152명을 검거하고 이 중 2,379명을 구속했다고 한다. 이는 최근 5년 이내 가장 많은 숫자며 지난해(1만2,387명)와 비교하면 38.5%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10~30대의 젊은 층 비중이 57.6%(9,873명)로 절반 이상을 차지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그것도 10대가 1,025명이 검거돼 작년 같은 기간(294명)의 3배 넘게 늘었다니 충격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인터넷 마약 사범도 4,362명으로 전년 동기 3,092명 대비 41.1% 증가했
국내 외국인 수와 외국인 취업자 수가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라고 한다. 엔데믹 상태에서 비전문 취업과 유학생이 크게 증가한 때문이다. 통계청과 법무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상주 외국인(15세 이상)은 143만명으로 전년보다 12만9,000명(9.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취업자는 8만명(9.5%) 늘어난 92만3,000명이었다. 이들 중 94.5%인 87만3,000명이 임금근로자다. 문제는 이들 외국인이 주로 규모가 작거나 임금을 적게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