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몇몇 지인들이 얼굴을 마주했다. 공기업 임원과 대학교수, 공무원 한녀석과 사업하는 친구 모두 다섯이었다. 일상적인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느닷없이 울산이 화제의 중심이 됐다. 반구대암각화 이야기가 문제였다. 반구대암각화가 인류문화의 원초적 이동루트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필자의 장황한 설명을 가로막고 나선 것은 생물학을 전공한 친구였다. "보
까놓고 이야기해서 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공짜로 기름을 넣고 공짜 점심을 먹는 생활이 직장인들의 꿈은 아니다. 그러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아이들에 대한 부분이다. 유아들에게 무상보육을 하고 초중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하자는데 시비를 거는 문제는 좀 껄끄럽다. 엄연히 세금이라는 의무를 다하면서 '권리'의 일부인 급식에 '
미국대사가 백주에 서울 한복판에서 칼집을 맞았다. 이런 젠장, 대사가 누군가. 외교의 첨병이자 대통령의 분신 아닌가. 그런 그를 종북 비스무리한 반미주의자가 얼굴에 칼을 그었으니 난리가 났다. 화들짝 놀란 한국 정부는 칼집을 낸 김기종이 종북세력이라며 북한과 연계설을 흘리며 흔들리지 않는 한미동맹을 강조했고 중동에 나가 있는 대통령은 '대전사건'의 동병
곡절은 있었지만 울산대공원 동문에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하게 됐다. 부정적 입장을 보이던 울산시가 결국 시민단체의 뜻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돌고 돌아 울산대공원으로 장소를 정한 소녀상이지만 이번 사태의 과정에서 보여준 행정의 난맥상은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울산에서 위안부 할머니 문제가 부각된 것은 지난 2011년 김선
현대차 사내하청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8월 18일, 현대차 노사와 아산·전주 비정규직지회가 특별협의안에 합의한지 반년만에 울산지회가 돌연 독자교섭을 요구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힘겹게 마련한 8·18 합의를 둘러싸고 금속과 현대차지부, 울산지회간 논란을 거듭하다 금속노조가 '합의안 존중 → 폐기 → 철회'를 번복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울산)가 사내하청 문제해결을 위한 특별교섭을 현대차에 제안했으나 회사는 "교섭의무가 없다"며 이에 맞서고 있다. 현대차는 "
난감한 일이지만 박근혜 정부의 인사참사는 진행형이다. 지난달 23일 전례 없는 여야의 환영을 받으며 지명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이야기다. 무난한 통과를 점치던 정치권이 청문 전후에 쏟아진 이완구 후보자의 말과 각종 의혹으로 낙마론이 비등해졌다. 그동안 총리 등 공직 후보자들의 낙마 1순위였던 부동산 투기, 병역 특혜, 논문 표절 의혹에다 이번에는 언론관
"정말 몰랐습니다. 울산이 천년전 국제무역항이었고 선사문화의 1번지였다니 놀랐습니다" 울산에서 처음 생활하게 된 이들이 울산을 단편적으로 공부하고 나서 하는 한결같은 이야기다. 새해 들어 울산으로 부임하는 기관단체장들이 줄을 잇고 있다. 더러는 울산을 두세번 지나친 사람들도 있고 30여년 공직 생활 중 처음으로 울산을 찾은 이들도 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2부는 현대차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 대해 원고 부분승소 판결을 했다. 재계 노동계를 막론하고 산업계 모두가 주목했던 이번 소송에 대한 1심이 사실상 회사측 승소로 결론이 난 것이다. 지난 2013년 3월에 소송을 제기했으니 1년 10개월만에 나온 판결이다. 대표소송자 23명 가운데 불과 2명만 승소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통상임금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상여금 지급규정에 '고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판결 직후 이경훈 지부장은 "매우 아쉽다"는 말로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감독을 바꾸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한국 축구 이야기다. 슈틸리케가 K리그에서 그저그런 선수였던 이정협을 뽑아내 유망주로 키우겠다고 선언하자 축구협회는 재고를 요청했다. "잘못되면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돌아간다"는 조언이었다. 이후 슈틸리케는 이정협이 뛰고 있는 상주를 다섯 번이나 더 찾았다. 슈틸리케가 본 것은 축구 그 자체였다. 사족으
보통의 경우 사과가 떨어지면 먹을 수 있는지부터 살핀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나와의 연관성을 설정하고 이해를 따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과가 떨어진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생각했다는 식의 위인전은 그래서 보통의 경우가 아니다. 에디슨이 병아리 탄생의 순간을 목도하기 위해 알을 품고 지냈다는 이야기부터 유레카를 외친 철학자의 벌거숭이 이야기까지 우리는 이런 류
한해의 끝자락은 늘 반성과 새로운 각오가 교차한다. 역사적으로 유난히 크고 돌발적인 사건이 많았던 갑오년이기에 올 한해는 시작부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쳐졌다. 국가적으로는 정치외교적인 문제가 화두가 됐지만 사건은 우리들의 오래된 적폐에서 터져 나왔다. 올해 초 울산 인근의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로 시작된 대형사고는 봄빛이 짙어갈 무렵 세월호 참사
주말 모처럼 찾은 서점가는 만화 '미생'이 좋은 목을 점거했다. 시리즈 만화물이 베스트셀러를 제치고 서점 중앙홀을 꿰차고 있는 풍경은 낮설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미생을 향하고 있었다. 한 케이블 드라마 '미생'이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모두가 '미생'이었거나 미생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미생'의 초반부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최근 '찌라시' 파문으로 혐한 언론의 대명사인 산케이가 신이 났다. "그래, 그 봐라, 십상시가 활개를 치는게 한국정치 아니냐"는 식이다. 왜놈 언론이 신이 나듯 왜놈말인 찌라시가 활개를 치는 순간, 이 말을 표준어처럼 사용하는 스스로가 부끄럽지만 언어는 전달의 도구라는 보편성 앞에 '전단지'라는 우리말이 무릎을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걸작이라는 혁신도시가 울산에서 암적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지방분권의 단초이자 하드웨어적인 국가혁신이라는 노무현의 전망과 달리 기형화되고 있는 혁신도시는 무엇보다 준비되지 않은 이전과 개발주체인 LH의 부도덕성이 혁신의 아이콘에 암세포를 이식한 꼴이 됐다. 허허벌판을 부가가치가 높은 땅으로 바꾸고 번듯한 건물을 올리는 비주얼은 성공했지만
축제의 계절이다. 지역마다 정체성을 살리고 지역민을 하나로 모으는 축제가 한창이다. 울산에서는 이달에만 처용문화제를 시작으로 수많은 축제가 열렸다. 모든 축제에 참가해 보지는 못했지만 올해는 유난히 지역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주민 참여형 축제가 많았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던 것은 중구가 전국 축제로 판을 벌인 울산마두희 축제였다. 울산 중구는 지역 대표
넉 달이라는 짧지 않은 임금교섭 여정을 끝낸 현대차(울산공장) 윤갑한 사장이 '교섭을 마무리하며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지난 주말 구내식당 등에 게시했다. '새로운 변화의 길로 함께 나아갑시다'란 제하의 이 글에서 윤 사장은 협상에 참여했던 교섭위원과 조합원 총회 가결에 대해 고맙다는 말로 시작했다. 이어서 그는 국내 최대기업 CEO답지 않게(?) 자신의 현재와 과거의 입장(지위)을 솔직하게 거론하며 최고경영자로서의 소회(所懷)를 밝혔다. '비록 지금은 울산공장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언론이다 보니 점잖은 말로 '애견'이라 제목을 달았지만 한마디로 개자식들이다. '7시간'을 픽션화한 산케이 보도를 두고 재판을 앞둔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은 "해당 기사는 소문을 전한 것이며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공익은 무슨 개수작인지 모를 일이지만 그 근거는 찌라시뿐이다. 가토는 일본 언론 매체 기자들과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퇴임을 앞두고 몇가지 중요한 정책 결정을 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과 시립도서관 건립 부지 확정, 문수축구경기장 유스호스텔 건립 등이다. 김기현 시장이 민선 6기로 출범하면서 이들 현안에 대한 논란이 점화됐다. 전임 시장이 결정한 사안을 두고 후임 시장이 손을 데는 문제는 예민하다. 그래서 장고를 거듭했다. 그 결과가 지난주 나왔다.
지난 18일 현대차가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낙찰받던 날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뉴욕 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를 하자 첫날 시가총액이 경쟁자인 아마존을 뛰어넘었다. 벌어진 입을 채 다물기도 전에 더 놀라운 일이 다음날 벌어졌다. 공모가 68달러보다 주가가 38.07%나 더 올랐던 것이다. 이런 일을 벌인 주인공은 올해 마흔아홉 살인 마윈(馬運)이다. 키 162cm에 몸무게 45㎏을 오르내리는 왜소한 그가 2003년 알리바바를 설립했을 때 과연 몇이나 박수를 쳤을까. 하지만 그는 해냈다. 물구나무서기(倒立)라는 역발
끝이 보일 것 같던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가 반갑잖은 외부세력이 '또 다시' 뛰어들어 자칫 오리무중(五里霧中)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하지만 오리무중도 오리무중 나름이다. 후한 중엽 이름난 학자였던 장패의 아들인 장해가 부린 원조(오리지널) 오리무중은 때 묻은 자들과 섞이기 싫어 자신을 숨기기 위한 도술이었다. 그러나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에 해결사(?)를 자청하고 뛰어든 그들이 부리는 오리무중은 짙은 먹구름만 드리우는 고약한 안개다. 오죽했으면 울산지회 사무장조차 외부세력을 끌어들이는 등 현실을 외면한 지회의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