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 1심 판결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글이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랐다. 비난글을 올린 사람은 다름 아닌 현직 부장판사였다. 제목이 거창하다. '법치주의는 죽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글은 원고지 20장 분량이다. 서울중앙지법이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은 무죄, 국정원법(정치관여)은 유죄라고 판결한 것을 비판하
추적 전 타결을 기대하고 전망했던 현대차 임금교섭이 자정을 앞둔 2일 심야에 무위로 끝났다. 이경훈 지부장의 "교섭 잠정중단을 선언한다"는 말에 석 달 동안 이어져온 노사협상은 물거품이 되었다. "허탈하다"는 회사의 반응은 점잖은 표현이다. 공개만 안 된다면 이 보다 몇 배나 더 격한 토로를 하고 싶을 게다.지난 6월 3일 상견례를 가진 현대차 임금협상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시작됐다. 합리적인 노선을 지향한 새 집행부가 출범한 후 갖는 첫 단체교섭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파업'의 고리를 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현대차 노조(울산·아산·전주공장)가 오늘 오후 기아차 노조와 함께 본사가 있는 서울 양재동에 집결한다. 전세버스 수십 대에 조합원을 태우고 올라가는 이름하여 '상경투쟁'을 하기 위해서다. 전면파업이나 다름없는 1·2조 각각 6시간씩 생산을 거부하고 서울로 향하는 이유는 통상임금 확대 등 임금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해서다. 이들 차량이 고속도로에 진입할 시간대에 서울로 가는 차량들은 고생깨나 해야 할 것 같다. 이번처럼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는 행사를 하면 해당 전세버스 회사와 뜻밖의 단체손님을 받을 고속도로 휴게소를 빼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조 울산지회가 어제 또 다시 파업을 했다. 자신들의 문제를 풀기 위한 특별협의 실무협의와 본회의가 있는 날에 파업을 벌인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면작전이라고 우길지도 모르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협의 상대를 무시하면 협상은 의미가 없다. 혹시 "우리는 사회적 약자다"라는 변명을 하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한다면 이야 말로 사회일반의 보편적 합리성을 외면하는 처사다. 그런 논리라면 우리 사회는 온통 불법이 난무할 것이고 공권력이 존재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이번 불법파업의 배경에는
일휘소탕 염혈산하(一揮掃蕩 血染山河). 한번 휘둘러 산하를 피로 물들이는 한 사내의 기개가 염천 더위를 녹여 버렸다. 바로 이순신이다. 언제나 우리에게 충(忠)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그가 우리의 심장을 다시 뛰게하고 있다.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줄줄이 갈아 치우고 있는 영화의 소재는 평범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익히 들어온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염천 더위만큼 짜증나는 뉴스로 가득한 세상이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넘겼지만 우리 사회는 세월호 침몰 이후 모든 것이 진도 앞바다에 수장됐다. 허우적거리고 자맥질하고 발버둥치지만 여전히 딱 그 지점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한술 더해 잠복해 있던 불신과 거짓의 씨줄과 날줄이 음모론을 만들고 순식간에 퍼지는 괴담이 여론의 이름으로 재평가되는
도서관은 지식정보의 시장이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축적해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곳이 도서관이다. 그래서 도서관을 지을 때는 무엇보다 개방성을 중시한다. 특히 세계 유수의 도시들은 도서관을 그 도시의 상징이자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시애틀의 중앙도서관, 네덜란드 델프트 도서관, 브라이언트 파크 옆의 고풍스러운 뉴욕 공립도서관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지만 40대 초반 미국 중부의 작은 도시에 체류한 일이 있다. 그 때 필자를 놀라게 한 것이 바로 공공도서관이다. 미국은 도서관 체계에 있어서는 단연 자유지대다. 시민은 물론 그 도시에 일정기간 머무는 여행자에게도 공공도서관은 개방된다. 나처럼 단기 체류자에게도 여권만 제시하면 준회원 카드를 발급해 준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집권초기 부처별 업무보고 자리에서 틈만 나면 지적과 조언을 마다않던 박근혜 대통령은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그 가운데 압권은 역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였다. 포장하지 말고 찬찬히 살펴 모자람과 부족함을 살펴 달라는 주문이었다. 그 악마가 바로 청와대를 에워싸고 있다. 김용준과 안대희에 이어 세 번째다. 개과불린(改過不吝). 잘못이 있으면 즉시 고치는
혁파의 시대다. 현충일 기념사 자리에서도 적폐 청산이 강조될 만큼 우리사회는 과거를 깨고 오늘의 그릇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현충일 기념사에서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적폐들을 바로잡아 안전한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며 "뿌리 깊은 적폐를 해소하지 않고는 국민 안전은 물론 경제부흥도 국민 행복도
표만 준다면 '무엇이든 해주겠다'는 해결사가 판을 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매달 용돈을 드리고 대학을 짓고 도로도 뚫겠다. 선거판은 그야말로 전지전능한 사람들의 각축전 양상이다. 오래전 '공중부양'으로 쓴 웃음일 짓게 한 대통령 후보 허경영은 결혼하면 5,000만원을 주고 국민 모두에게 집을 제공한다는 공약으로도 모자라 공중부양의 능력까지 포장하고
정치를 무위(無爲)로 읽은 노자는 리더십의 교본을 남겼다. 도덕경이다.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 若烹小鮮)은 도덕경 60장에 나오는 경구다. 직역하면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생뚱맞게 무슨 생선 굽는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노자식 유추법이다. 신라 향가 안민가처럼 백성이 편한 정치를 하려면 군군신신민민(君君臣臣民民)이라 돌직구를
온 나라가 상중(喪中)이다. 애도기간이 규정되진 않았지만 가슴에 달고 있는 노란리본은 유효기간이 없다. 주말엔 서울에서 최대인파가 모여 세월호 촛불집회를 가졌고, 팽목항에서는 여전히 실종자 수색이 반복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이후 사회적 이슈는 시국사건이 됐고 이는 언제나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일부 단체들이 가세하면서 세월호는 이제 적
꼭 한 달 전 오늘 아침에 발생했던 세월호 참사는 전 국민을 충격의 바다에 침몰시켰다. 그 여파로 우리 경제도 지난 한 달간 휴면 내지 퇴보상태로 돌아섰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자존심(자만심?)에 엄청난 타격을 가한 정말 낯부끄러운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것이다. 미래가 창창한 숱한 학생들이 아무 죄도 없이 배 한 번 잘못 탄 바람에 목숨을 잃은 이번 사건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식'의 선진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생각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 사회가 반면교사를 외치고 있다. 반면교사는 타산지석(他山之石)과 비슷한 뜻을 가지나, 그보다 의미가 더욱 직설적이다.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때 마오쩌둥(毛澤東)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 이 단어는 대형사건이나 사고가 터질 때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용어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마오쩌둥은 부정적인 것을 보고 긍정적으로 개선할
총리가 사의를 밝혔다. 황망하게 보낸 10여일 동안 고뇌의 밤을 지샌 그가 일요일 오전, 스스로 옷을 벗었다. 야당이 무책임한 총리라 비난했다. 불과 몇시간 전까지 내각총사퇴를 외치던 야당은 총리가 사퇴선언을 하자 "무책임 하다"며 또 비난전이다. 복지부동. 땅(地)에 엎드려(伏) 움직이지(動) 않는다(不)는 이 네 글자는 군대 용어였다.
간절하지만 답답하다.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온 국민의 염원이지만 사고가 터지고 연이어 일어난 일련의 상황은 그저 망연자실일 뿐이다.망연자실( 茫然自失), 말 그대로 제 정신을 잃고 어리둥절한 모양을 이르는 말이다. 생떼같은 아이들이 칠흑같은 바다에 갇혔다. 벌써 6일째다. 대한민국이 혼돈에 빠졌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넋을 놓아 버렸다. 사고는 언
음마투전(飮馬投錢)이라는 말이 있다. 글자대로 뜻을 풀어 보면 말에게 물을 마시게 할 때 먼저 돈을 물속에 던져 물 값을 낸다는 뜻이다. 중국의 고서 삼보결록에 전해오는 사자성어다. 오늘의 언어로 풀면 '공짜는 없다'는 이야기다. 만물의 이치는 순리가 있다.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공자왈'로 들린다. 맞다. 가끔은 입을
한 국가나 도시의 정체성을 살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를 제대로 학습하고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를 보는 일이다. 그래서 한 국가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그 나라의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 보라는 말도 유효하다. 오늘의 시대에 울산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도시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태어나고 자란 동네의 과거를 제대로 살피고 담
새 정치의 깃발을 들었던 안철수가 결국 구정치와 손을 잡았다. 자정이 넘은 시간, 기초공천 문제의 대타협이 이뤄질 줄 알았던 만남에서 안철수는 민주당과의 통합을 선언했다. 물론 형식은 '제3지대'라는 모호한 간판을 걸었지만 깨놓고 말해서 합치자는 이야기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흔하게 등장했던 야합의 역사가 다시 한 획을 그은 셈이다. 혹자는 새 정치를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