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의 발달로 인해 공항, 항만, 고속도로, 고층 빌딩, 주차장 등의 수많은 인공 구조물들이 들어서면서 인간의 생활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편리해졌다. 그러나 건축 토목재료로 시멘트 콘크리트가 주로 사용되면서부터 이런 인공 구조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점점 이 땅을 잠식해가고 있다. 마치 자기들이 이 땅의 주인인 양 점령군의 위세를 부리고 있는 느낌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 국토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도로들은 아스콘과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전국이 편리한 배송과 일일생활권이 되었지만, 아직도 도로는 계속 파헤쳐지고 새로이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믿고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이고 알지 못하는 것을 왜곡이라 한다.카메라를 통해 피사체를 볼 때 나만의 시선으로 또 다른 시선으로 혹은 작가의 시선으로 보고 만족하고 사진 촬영을 한다.눈을 통해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빛’이 사물에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상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빛을 ‘가시광선(可視光線)’ 이라고 한다. 빛에는 적외선(赤外線)과 자외선(紫外線) 등 다양한 영역이 있는데 가시광선을 프리즘으로 분산시켜보면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색이
전남 진안군에서 전북 완주군 일대는 나지막하지만 빼어난 산들이 많다. 운장산 마이산 대둔산 등 낮은 산이라지만 산세는 만만치 않다. 구봉산은 2시간 이상 산행을 해야 하는 촬영 포인터을 만날수 있고 대다수 1시간 내외 산행길이라 접근이 쉬운 편이다. 또 여러날 3~4개 산을 타는 연계 산행을 많이 하는 곳이기도 하다.암봉과 숫봉이 마주한 전남 진안군 마이산 자락에서 아침 촬영을 마치고 교통 봉사도 하면서 인심 좋은 마을주민들과 소통하면서 넉넉한 정을 나눴던 기억이 새록새록 남아 있다. 진안군 후사동을 지나다 노인정 회장님의 부탁으로
경제개발계획이 시행되고 1960대 중후반부터 전국에 발전소가 하나둘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동네마다 전봇대 행렬로 이어지고 일반 가정까지도 전기가 들어오게 되었다.동네 앞 변압기에서부터 전깃줄이 거미줄처럼 이집저집으로 연결되고 밤에도 대낮 같은 밝고 편리한 세상을 맞이하게 되었다. 또한, 현대사회의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는 재개발과 도심재생으로 변화되고 있다. 기존의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추억의 생활공간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새로운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다.우리가 살던 그 자리에는 고층 빌딩이 하나둘 생겨나고, 새로운 빌딩 숲으로 변해가는
최근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우리 일상에 뿌리 깊게 파고 들고 있다.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자부하던 예술의 영역마저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다양한 창작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아직은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보완작업이 필요하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삶의 상당 부분에 변화가 생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쩌면 지금은 당연시하는 예술의 정의조차 다시 정립되어야 할지도 모른다.이번 작품의 주요 내용은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과 우려감을 작품에 담으려 노력했다. 현대인과 친숙한 공간인 아파트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가
나는 사진 작업을 위해 많은 곳을 유랑하듯 다녔다. 오늘도 역시 깊은 산 속 개울가에 혼자 서 있다. 늦은 가을의 계곡엔 차가온 공기가 온몸을 감싸 안는다. 겨울이 오려나 보다. 모든 생명의 흔적들이 자취를 감춘 숲에는 늦가을의 흔적들만 바닥을 뒹굴고, 아직 얼지 않은 계곡에는 하염없이 흐르는 물소리만 적막을 깬다. 오랜 세월 이 자리를 지켜온 바위들만 서 있을 뿐 황량하기까지 하다. 그냥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숲속 계곡엔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선다. 나태주 시인의 시중에서 “자세히
사진을 ‘결정적 순간’이라는 말로 흔희 표현한다. 사진 촬영 시간이 125분의 1초나 500분의 1초 등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 일어나는 현상을 화상에 담기 때문이다.초창기 사물의 형상을 얻기 위해 6~8시간의 필요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이번 ‘강동동’ 사진은 이러한 시간적인 흐름을 마음으로 느끼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사진을 대하는 자세와 보는 시각을 조금 더 넓히기 위해서 일반적인 촬영이 아닌 4*5판 대형 핀홀(바늘구멍 사진기, Pin-Hole) 카메라를 직접 제작해 흑백 필름으로 촬영 해보았다.핀홀 카
어느 해 여름 설악산 소청산장에서 준비 없이 올라온 젊은 친구와 3일간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숙식을 같이 한 적이 있다. 그는 고마운 마음으로 하산하면서 1년 후 이 자리에서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하산했다. 1년 후 한계령 주차장에서 그를 다시 만나 새벽 3시에 입산해 우중 산행을 시작했다. 장대비를 맞으며 도착한 소청산장은 내 집 같이 포근했고 반갑게 맞아 주는 따뜻한 정을 잊을 수가 없다.산장 주인이 언 몸을 녹이라면서 끓여 건네준 라면의 기억이 오래토록 남았다. 지금도 아름다운 그 마음에 감사하며 잊혀지지 않고
명절 때면 늘 혼잡한 고속도로를 피해 국도로 고향에 갔는데, 언양-밀양-창령-합천-거창-함양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따라 이것저것 구경해 가면서 가곤 했다. 가는 길목인 경남 합천군 청덕면 낙동강 변에 있는 중학교를 언덕 아래로 늘 내려다보며 갔는데, 오늘은 학교 운동장에 잡풀이 가득한 것이 눈에 들어와 차를 돌려세웠다. 골목길을 따라 학교 정문 쪽으로 가보니 학교 명패는 달아나 없고 '파손 금지' 경고장만 눈에 들어온다. 쪽문을 비집고 운동장에 들어서니 무성한 잡풀 속에 축구 골대와 철봉이 하얗게 반기듯 서 있고, 현관 앞 화단에는
이번 작품 '사진 미래를 보다' 시리즈는 작가 본인의 기존 사진 작업방식인 다중이미지 표현의 연장 선상에서 제작되었다. 여기에는 `사진의 미래를 본다`와 `사진으로 미래를 보다`라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현대는 모바일기기와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일인 일 카메라 시대를 살고 있다. 누구나 특별한 기술이 없더라도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한 AI인공지능을 이용해 누구나 새로운 이미지들을 생성하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비단 사진작가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가에게 위기감으로 다가왔다. 하지
우리는 인생을 살아오며 많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 살아간다. 어느 날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그 시절을 추억하며 미소를 머금는다. 친구들과 즐거웠던 여러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어떤 장면은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친구들도 보고 싶다. 하지만 그 기억이란 것 참 이상하다. 아무리 기억하려 하여도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살아오며 겪었던 여러 가지 기억들이 상황이라는 단편만 남아있을 뿐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람의 얼굴은 기억하기 힘들다. 당시에는 내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이라
일반적으로 탑은 어떠한 일 또는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구조물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불교적인 의미로는 사찰의 대웅전 앞에 건립되어 예배의 대상이 되는 조형물을 지칭하지만 탑은신앙적인 의미 외에 호국적인 면 등 여러 가지 동기가 부여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건축물로 자리 잡게 되었다.우리나라는 탑은 양질의 화강암이 많이 생산되어 목조 건축의 양식을 충실히 재현하고 석재의 강건함을 잘 표현해 목탑이 지닌 재료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순백을 사랑했던 우리의 전통과 맞물리며 예술적인 면에서 완성미를 이루고 있다.시대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
울산에서 설악산 가는 길은 멀다. 꼬불꼬불한 편도 1차선 7번 국도를 타고 저녁 늦은 시간에 출발하면 새벽녘에 설악동에 도착한다. 비선대 산장까지 임도로 배낭을 메고 산행을 시작하면 출발할 때 가볍든 배낭 무게는 어느새 묵직해지고 눈꺼풀도 천근만근이 되면 자문자답을 해 본다. '내가 왜 이 고생을 자초해서 하는가', '집에서 갔다 오라고 하면 하지 않을 일을...' 사진이 뭔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무겁든 잠을 못 자든 내가 감당해내야 한다. 스스로 자처한 고생이 후일 큰 보람으로 남을 거라 믿으며 사진도 인생도 마음을 비우고
모처럼 동창생들 모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 중에 110년의 역사를 지닌 경남 함양군 모교인 안의초등학교가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해 인근에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5명 데려와 가까스로 폐교 위기를 면했다 소식을 접했다. 1960년대 전교생 2천 명이 넘든 학생 수가 2023년 올해 74명으로 전국에서 면 단위 초등학교 중에는 가장 양호하다고 한다. 한때는 면내에 초등학교가 4개교가 이었으나 벌써 통폐합되고 면 소재지에 하나 남은 모교인 안의초등학교마저도 폐교 위기에 놓였다고 하니 정말 기분이 묘해지고 허탈감마저 든다.우리나라는 1962년
사진 연작 'Now의 재발견'은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서 시시각각 변해가는 내 삶의 의미들을 고찰하고 그 안에서 가치와 이유를 발견해 보고자 시작한 작업이었다. 논어의 위평전에 이르기를 50의 나이를 하늘의 뜻을 안다는 의미에서 '지천명(知天命)'이라 하였다. 지금 나의 시간은 이순(耳順)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그 뜻을 아직도 헤아리지 못한다. 덧없이 흘려보낸 수많은 시간 들을 부여잡고 후회와 아쉬움의 손짓을 한다. 이번 작업을 진행하며, 시간과 공간의 오버랩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하며 기대와 환희로 물든 희열의 순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엇이 올바르고 무엇이 그르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마음은 들여다보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사진을 보다” 시리즈의 작업은 시작되었으며, 인간성과 그 본질에 관한 성찰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복제된 신앙현대인들은 각자의 개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면에는 유행(trend)이라는 미명하에 누군가를 따라 하거나, 어딘가에 소속되었을 때 (값비싼 무언가를 구매하면 마치 자신도 부자가 된듯한) 동질감을 느끼고 안도감을 가지게 되는 집단적 유형화의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소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곳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경남 양산 출신 작가 이원수의 동시를 작곡가 홍난파에 의해 동요 '고향의 봄'으로 만들면서 널리 알려진 노래이다. 우리의 어린 시절 추억을 가장 잘 표현한 훌륭한 동요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의 추억은 학교에서 시작되었다. 학교는 시끌벅적한 아이들이 있어야 학교이다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는 대둔산은 해발 878m로 충남 논산시. 금산군과 전북 완주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산세가 험준한 대둔산은 바위산이다. 기암괴석이 빼어나며 계곡은 깊이 파여 있다. 한국의 명산들에 비해 높지 않은데도 산세가 험한 악산(岳山)이다. 남광진
울산은 공업 도시가 되면서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제자리 실향민이 유독 많은 도시이다.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고 공장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마을들을 수용하면서 발생한 이주민과 온산처럼 환경오염이 심각해서 발생한 이주민 그리고 식수와 공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된 지역에서 발생한 이주민들이 있다.그중 댐은 선암댐(1964년), 사연댐(1965년), 대암댐(1969년)이 차례로 건설되었고, 상수원 확보를 위해 1986년 회야댐과 2005년 대곡댐이 추가로 건설되면서 그곳에 터 잡고 살던 주민들은 평생을 함께
'Now의 재발견'시리즈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서 만들어져가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점, 선, 색이라는 조형요소를 이용하여 다중촬영기법을 이용해 지극히 사진적 관점에서 풀어간다. 이번 작품 'Now의 재발견 Ⅲ'는 그중에서 색(色)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것들이 만들어낸 추상적 형상은 단순히 조형적 관점에서의 색이 아니라 현재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한 욕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야심경(불교 경전)에서는 “색불이공공불이색(色不異空空不異色)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 즉,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