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머니의 탯줄을 달고 나오기 바쁘게 교육을 받게 된다. 배꼽시계에 맞춰 어머니의 젖을 먹어야지 살아갈 수 있는 체험적 교육이 가장 먼저일 것이고 타인을 통해 받아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지식적인 교육이 그다음이다. 인생은 곧 교육의 연속이다.'교육'이라는 말을 풀어놓고 보면 가르쳐서 기른다는 말이다. 씨앗을 심어 놓고 계절의 변화에 맞춰 스스로 새싹을 틔어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고, 물을 주고 벌레를 잡아주며 잘 자라도록 식물을 기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장수 시대에 걸맞게 학교나 여타 기관단체는 물론 마을의 작
쳇바퀴 돌 듯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내 주위를 돌아볼 기회가 없다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학교,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아이들은 집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게 일상이다. 맞벌이 부부가 많으니 아이들은 집에 가도 대화할 사람이 없는데다 친구 사귀기가 어려워 외톨이가 되기도 한다. 특히 아파트라는 공간은 또한 층간소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들은 항상 부모로부터 조용히 하라는 잔소리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물론 공동주택에서 상대방에 대해 배려하는 습관도 필요하겠지만 성장기
해인이법, 한음이법, 태호유찬이법, 하준이법, 그리고 민식이법. 모두 이 사회가 지켜주지 못하고 떠나 보낸 아이들의 이름을 딴 법안들이다.이름 하나하나에 담긴 사연을 모두 살펴보면 어른으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마음이 시리다.하지만 이들 법안 모두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 필요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회에 모두 처리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이렇게 잠자는 법안들을 보며 얼마 전 SNS에서 본 동영상이 떠올랐다.노란 스쿨버스가 정차하자 주변을 지나던 차량들이 모두 제자리에 멈춰 섰다.미국과 캐나다 교통법규의 경우
작년 이맘때쯤 하늘나라에서 만난 서덕출 선생님과 복이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요. 다리를 쓰지 못하는 선생님을 위해 복이는 두 다리를 주었겠지요. 그러면 복이에게 남은 다리는 두 개. 초록 지구에서 단 한 마리, 혀 없는 개였던 복이는 하늘나라에서도 단 한 마리인 두 개의 다리로 걷는 개가 되겠네요. 서덕출 선생님은 혀 없는 복이에게 무엇을 주었을까요. 먼저 사랑하는 마음을 주었겠지요. 그다음에는 복이에게 가장 필요한 혀를 주셨을까요. 에이, 개는 다리가 네 개라서 두 개를 줘도 되지만 어떻게 하나뿐인 혀를 줄 수 있겠어요. 말랑한
전시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드문드문 오는 방문객은 작가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겠지만 그 동안 준비한 과정에 비하면 실망스럽다. 그림에 관심 있어 질문을 하시는 분은 작가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눈다. "이 새는 어떤 의미예요?" "왜 머리만 그린 거예요?" "숲에 담긴 의미가 뭐예요?" 등 궁금한 것이 많으시다. 돌아갈 때는 "따뜻한 그림 잘 보고 갑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덧붙여 말한다. 작가 또한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울산은 광역시이면서도 문화를 향유하는 수준이 낮고 소득이 높으면서도 문화를 소비하는 빈도도
엄마가 냇가로 빨래를 하러 가면 아이들은 그 옆에서 멱을 감았다. 논과 밭이 놀이터였고 돌과 나무와 짚단이 놀잇감이었다. 동네 아이들은 저녁 굴뚝의 연기가 피어날 때까지 지칠 줄 몰랐다. "영희야, 철수야!" 하며 엄마의 호출소리가 어스름 어둠을 가를 때 비로소 각자 집으로 향했다. 현 중년층의 어릴 적 얘기다. 요즘 아이들은 3D로 서바이벌 게임을 한다. 방안에서 VR을 쓰고 4D로 가상현실을 즐긴다. 실제로 보고 듣던 자연의 놀이터가 컴퓨터 안으로 들어왔다. 1차 농업, 2차 공업, 3차 상업 시대를 넘어 4차 산업의 문턱에 와
시간의 수레바퀴가 돌아갑니다.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시간의 수레바퀴에 태워지는 거겠지요. 그로부터 누구나 최선 다해 수레바퀴를 굴리며 주어진 시간을 살아갑니다. '트리갭의 샘물'이라는 동화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동화의 주인공들은 우연히 트리갭의 샘물을 마시고 영원히 늙지 않는 삶을 살아가게 되지요. 그들은 샘물이 영생을 주는 물인지 까맣게 몰랐지만 주어진 운명을 나름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서덕출문학상은 제게 신비로운 샘물과도 같았습니다. 망설임 없이 덥석 마셔버린 한 모금의 생명수, 그 힘은 트리갭의 샘물만큼 대
얼마 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이 있었다. 11월하면 따끈한 호빵, 두꺼워진 옷들과 떨어지는 낙엽들도 생각나겠지만 11월은 역시 수능의 계절이 아닌가 싶다. 수능한파로 쌀쌀해진 날씨 탓에 떨리는 몸과 마음으로 몇 년간 고생했던 날들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웃고 또 어떤 이는 울 수도 있지만 이들 모두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나 '예비' 성인, '예비' 대학생이라는 자유를 기다리며 설레는 날들을 앞으로 보낼 것이다. 하지만, 10대만이 '예비
지난 여름 자사고 재지정 논란으로 온 나라가 한창 시끄러울 때 내가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가 교육 관련 일을 하는 걸로 어렴풋이 알고 있던 이웃이 '자사고 폐지한다고 전국이 떠들썩한데 울산은 어떡하느냐'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물었다. 얼굴에는 '다른 지역처럼 학부모들이 소송하고 반대 시위를 하면 너도 힘들지 않느냐'는 현실적인 걱정과 '그런데, 울산에는 자사고가 없느냐 왜 이리 조용하냐'는 궁금증이 함께 묻어 있었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짓던 이웃에게
"곰만한 멧돼지와 정면으로 2~3초간 눈을 마주쳤는데 순간 다리가 굳고 심장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옆으로 가서 봉변을 면했어요"아침 업무를 시작하기 전 걸려온 전화였다. 야간에 헤드랜턴을 하고 산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커다란 멧돼지와 마주쳤다며 멧돼지를 포획해 달라는 주민의 신고 전화였다. 이는 우리 북구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멧돼지가 민가까지 내려와 공포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북구에 출몰한 멧돼지는 315마리, 울산시 전체는 1,602마리로 파악되고 있다. 전년도에 비해 배가 넘는 수치다
출근길 아침부터 언론 속보가 날아든다. 11월 25일 오전 6시 5분 제주도 마라도 서남쪽 63km 해상에서 통영 선적 근해 장어잡이 창진호(25톤, 승선원 14명)가 침수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되어 결국 선박은 침몰되고 13명은 구조했으나 아직까지 선원 1명은 실종된 상태다. 또 11월 24일 밤 전북 군산 무녀도 인근해상에서는 어장관리선이 전복되어 선원 5명중 3명은 구조하고 2명은 실종되었다.아침부터 국가 중요행사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연이은 사고 소식이 뉴스의 메인화면을 장식하고 이낙연 총리께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문화는 20년 전 21세기가 시작되면서 가장 크게 떠 오른 화두였다. 문화는 지역의 내재된 가치를 살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가가치들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도시의 자원과 결합함으로써 도시를 지탱하고 발전시켜 나갈 요소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논리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 강조되고 있다. 지역 문화가 가진 속성은 여전히 유용성이 인정되며 정책에 어떻게 접목하는가에 따라서는 도시의 미래 방향을 결정짓기도 한다. 개인의 생활에서도 물질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요소를 제공해 삶의 풍요로움을 이끄는 제1의 요소라는
겨울철은 일년 중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이는 추운 기온으로 난방기구 등 화기의 취급이 증가하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작은 불씨라도 큰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화재가 발생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4만2,000여 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그 중 30%가 겨울철에 집중됐다. 또한 주택화재는 1만 2,000여 건이 발생해 전체 화재발생의 약 28%를 차지했다. 전체 인명피해는 2,600여 명이고 그 중 약 43%가 주택화재로 발생했다.특히, 주택화재의 주요 발생 원인을 보면 부주의로 인한 화재
가수 박재홍은
울산광역시교육청은 지난 2월부터 학교구성원들의 협력과 소통으로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업무 재구조화를 통해 학생들의 교육활동지원에 전념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교원, 행정직, 교육실무원 대표로 구성된 학교업무정상화추진단을 구성해 8차례 운영해 오고 있다. 울산교육청은 직제를 슬림화해 일선학교 지원시스템으로 구축하겠다고 했으나, 2020년 1월1일자로 시행을 목표로 한 조직개편안에 보면 교육청과 산하기관의 인원증가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학교업무정상화추진단에서는 일몰사업 등 여러 가지를 정리했으나 업무 이관에 따라 교육청 직속기관의 업무
요사이 우리나라의 하늘은 '미쳤구나'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아름답습니다. 새벽녘 운동길, 동살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색감과 실루엣에 나도 모르게 멈칫거리곤 합니다. 낮의 하늘은 또 어떻습니까? 북실북실한 뭉게구름과 알 듯 말 듯 숨겨진 패턴을 찾아보게 만드는 기기묘묘한 구름이 청청한 하늘과 어우러진 모습에 벌어진 입은 다무는 것을 종종 잊어버립니다. 해 질 무렵의 풍광 역시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하늘이 부리는 마술에 혹한 저는 그야말로 날마다 감동입니다. 보고자 하면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되어 있는 그야말로 공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 중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인 30대 중반 여성이 누군가의 아내, 엄마 그리고 직장의 동료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로 많은 분들이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여기 '59년생 OOO'도 있다. 누군가의 남편, 아버지, 그리고 노동자로 살아온 분들이다. 소위 베이비부머세대의 한가운데 있는 분들로 1980년대를 전후로 조선업에 종사하기 위해 울산에 정착하신 분들이시다. 30~40여년간을 경제발전과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오셨는데 이제 정년
지난 10월 29일 울산혜인학교에서 이루어진 2019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에 참여했다. 평소 뉴스를 통해 크고 작은 화재 사건을 접할 때마다 막연한 두려움과 안타까움을 느껴왔다. 그러면서 그저 그런 사고를 피할 수 있기만을 기도하며 지냈던 것이 그간의 사정이었다. 그렇다보니 한켠으론 언제나 걱정이 잔뜩이었다. 무엇보다 장애 학생의 엄마로서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 학생들, 시각장애 학생들, 상황 판단이 미비한 지적장애 학생들이 모여 있는 특수학교의 사고 대처에 대한 우려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학교를 지키고 계신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울산 북구 강동은 지역민, 시민 뿐 아니라 타지역 민들이 즐겨 찾는 힐링 도시다. 올해 4성급 호텔이 들어서 호텔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는 지역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문화쉼터몽돌은 매달 다른 콘셉트의 전시가 열리고, 인문학특강, 토크콘서트, 시낭송콘서트 등을 통해 문화의 산실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문화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다채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돌파구를 찾는데 전전긍긍한다.때마침 민간개발 촉진이 골자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우리나라 석유화학공업의 메카로서 화학물질 취급량이 전국 최대인 울산의 안전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지난 2016년 11월 21일 발대한 특수화학구조대가 어느덧 3주년을 맞았다. 특수화학구조대는 울산의 5개 소방서에 설치된 일반 구조대와 달리 울산소방본부 직할구조대이며 화학·생물·방사능사고 등 특수재난과 테러 대응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구조대다.총 인원 16명이 교대근무를 해 실제 근무인원은 5명 내외에 불과한 작은 조직이지만, 지난 3년간 특수화학구조대가 걸어온 발자취는 그리 작지만은 않았다. 특수화학구조대는 지금까지 240여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