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람의 영역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AI가 출현하면서 사람의 영역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 첨단 문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절기 문화를 말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러나 첨단시대에 살면서도 절기 문화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분명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출현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절기 문화는 농경사회를 거치면서 크게 발전해 왔다. 농경사회에서 중요시했던 절기 가운데 하나가 청명이다. 오늘이 청명이고 내일이 한식이다. 이날은 맑은 기운이 천지사방에 도래하는 날이기도 하다. 기운이 생동하는
좋아하는 사람과 환하게 꽃이 핀 담벼락에 봄 햇살이 내려앉은 모습을 감상한다. 어떻게든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뚫어져라 하늘을, 꽃들을 바라본다. 사진을 찍어도 마찬가지다. 눈앞에 펼쳐진 황홀함을 모두 담아내지는 못한다. 그 순간 느끼는 벅찬 감정, 피부에 와닿는 바람, 코끝을 스미는 청량한 공기까지 다 담기지 않아서일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순간은 생각처럼 쉬이 잡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누구나 한 번쯤, 아니 그 이상으로 지금 이 순간이 영원히 기억 속에 각인되기를 바란다. '순간'을 '영원'한 형태로 남기려면 어떤 기
우리 수출이 증가세를 지속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65억6,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 늘어났다. 이로써 작년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35.7% 급증해 21개월 만에 최대인 117억 달러에 달했고, 반도체·디스플레이·무선통신·컴퓨터 등 4대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 증가율도 2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반도체의 봄'을 맞아 수출에 훈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입
'23년 9월부터 시행된 자치경찰 서포터즈(울산 경찰의 주요 정책들과 자치경찰제 홍보) 1기 활동을 하던 중 울산대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엘파소 지역으로 경찰행정과 관련된 학문인 형사사법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엘파소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위치한 도시로 다문화적 특색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생활하며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 텍사스 엘파소의 환경을 비교하며 각 지역의 특징과 장점을 살펴보려고 한다. 한국과 미국은 문화, 사회, 법률, 경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 독자분들은 여러분의 동네를 얼마나 속속들이 알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지하 주차장에서 지하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삶을 살고 있으니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다고 변명을 하신다면 네네 이해를 하고말고요. 갈수록 각박해지는 삶이라 동네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해도 크게 이상할 건 없지만 그래도 동네 한 바퀴 도는 정도의 사정은 알아도 괜찮지 않나 싶어 툭 한 번 던져봅니다. 우리 동네엔 40년의 역사를 가진 목욕탕이 있습니다. 이 동네에 10년 이상 살면서 오며 가며 본 기억은 있으나, 20년간 다니던 사우나가 있기도 했고 외형이 낡은 것
최근 울산지역 병설 유치원 6곳이 휴·폐원을 결정했다. 올해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휴원한 유치원 수 1곳과 비교해 볼 때 6배나 늘었다. 저출산 여파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울산지역 병설 유치원 76곳의 모집정원은 3,031명이었으나 충원된 원아 수는 1,907명(충원율 62.9%)에 불과했다. 병설 유치원 4곳(주전초·야음초·함월초·서생초)은 올해 유아모집에서 지원자가 없어 내년 2월까지 휴원하기로 했고 농서초·중남초 병설 유치원 2곳은 아예 폐원을 결정했다. 시교육청
지역 상권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도심 상권이 침체하는 가장 큰 이유로 주차 공간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소비자 상당수가 자동차로 이동하고, 물품을 운반하기 때문에 넉넉한 주차 공간이 없다면 소비자들은 이용을 기피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도심 주차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관공서 주차장은 직원과 민원인들의 차량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원활한 차량 흐름을 위해 점심시간 전후를 제외하고는 도로변 주차도 금지하고 있다. 유료 주차장 면적도 넉넉지 않아 도심 진입하는 차들은
나는 울산 소재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입학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이들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대해 뉴스와 여러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됐다. 그리고, '코로나블루와 현대인의 정신건강'이라는 주제로 조별과제를 수행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우울과 불안을 비롯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등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특히 자살 예방과 관련된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건강 분야에 막연하게 관심을 가지던 나는 남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진행하는 '생명사랑 서포터즈'
한 달 전부터 윗층에서 발자국 소리가 심하게 나기 시작했다. 소위 발망치, 발도끼라는 층간소음이다. 초저녁부터 밤늦게 까지 그리고 한 밤중인 새벽 2~3세시 경에는 가장 소리가 크게 들려 잠을 깨기 일쑤였다. 그집 남자가 밤에 일을 하러 나간다고 들었다. 집은 편안히 휴식을 취해야 할 공간인데 이쯤 되면 지옥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서부터 들리는 발자국 소리에 머리는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고 가슴은 벌렁벌렁 뛰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직접 대면하지 말고 차분히 제3자를 통해 해결하라고 되어 있었다. 층간 소음을 못 참고 뛰
오랜만에 화창한 봄날씨를 보였지만 지난달 29일에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불청객 황사가 관측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몽골 고원 부근에서 최근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이 이날 낮 12시를 기해 올해 첫 미세먼지(PM-10)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세먼지(PM-10) 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농도가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되고 100㎍/㎥ 미만이면 해제된다. 황사 발원지의 추가 발원량과 기류의 흐름에 따라 황사 지속시간과 황사가 나타나는 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 탓인지 요즘 공기 질이
최근 법원이 이혼한 아내에게 약 1억원의 양육비를 주지 않은 '나쁜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지난달 27일 인천지법에서 있었던 일이다. 10년 동안 두 자녀의 양육비 9,000만원을 전처에게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징역 3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 판결이지만 이혼 후 자녀 양육비 지급을 외면해 실형을 선고받은 첫 사례다. 때맞춰 정부가 '한부모가족 양육비 선지급제' 추진 방안을 논의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미지급된 양육비를 국가가 먼저 주고 비양육자로부터 나중에 받아내는 제도다.
"울산의 '3·1만세운동'은 4월에 있었다."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뜬금없이 왜 4월이냐?"는 반응을 보인다. 울산에서도 1919년 독립만세운동을 치열하게 벌이며 일제에 저항했다. 적지 않은 울산 사람들이 목숨 걸고 만세운동에 뛰어들었다. 울산의 3대 만세운동은 언양과 병영, 남창 의거이다. 언양은 4월 2일, 병영 의거는 4월 4과 5일 이틀이었고 그리고 남창은 4월 8일에 거사했다. 병영은 서울 유학생들이 고향에 돌아와 주도했고 언양은 천도교, 남창은 학성 이씨 문중이 중심이었다. 서울 등에선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운동
겨울이 끝나고 날씨가 많이 푸근해졌다. 나는 새로운 봄과 인연을 맺으려 한다. 올해 봄은 내 인생에 좋은 인연으로 다가오기를 기대하며, 사람과의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연'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맺는 관계의 다른 말이다. 어떤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가느냐에 따라 어떤 인연을 맺느냐가 결정된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과 인연을 맺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인연을 맺으며, 그 다른 사람은 다시 나와 인연을 맺는 일도 있다. 그것을 나는 '인연 관계망'이라 부르고 싶다. 오늘 만난 사람이 또 다른 인연으로 연결되는
울산대교 통행료가 내년 3월 31일까지 1년간 더 현 요금 체제를 유지한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이 통행료는 2015년 6월 1일 개통 이후 2017년 한차례 인상을 제외하고는 줄곧 동결돼 왔다. 현재 소형차 기준 운전자가 부담하는 울산대교 통행료는 염포산터널 구간(아산로∼염포산 영업소)은 무료, 전체 구간(매암교차로∼염포산영업소)은 1,800원, 대교구간(매암교차로∼예전 영업소)은 1,200원이다. 이 같은 통행료는 민간 운영사인 울산하버브릿지와 협약에 따라 매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분을 반영해 조정 여부가 결정되는데 올해 동
흔히 말하는 '대포차'는 불법명의 자동차를 일컫는다. 다시말해 자동차 소유자와 실제 운행자가 다르고, 책임보험 미가입, 정기검사 미이행, 자동차세와 차량 과태료를 체납하는 등 각종 법령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는 차량이다. 대포차가 발생하는 원인도 다양하다. 개인 간의 채권 채무 관계, 정상 거래 후 명의이전 불이행, 도난이나 분실, 노숙자 등 사회적 약자 명의도용 후 유통, 법인사업체의 폐업 후 소재 불명 등이다. 이러한 대포차를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사회문제로 이어지기 일쑤다. 무엇보다 차량의 건전한 유통 질서를 혼란시킨다. 뿐만
설거지는 잡념을 끌어들이는 자석이다. 물소리에 맞춰 눈과 손만 협응하고, 머릿속은 어수선하다. 애써 정신을 가다듬는데 침대 옆에 둔 찻잔이 생각난다. 찻잔을 가지러 가다 보니 사람 없는 화장실에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화장실 열린 문틈으로 치약이며 수건이 흐트러져 있는 게 보인다. 문을 왈칵 열고 들어가 청소를 한다. 욕조까지 닦고 나니 손대는 곳마다 뽀드득 소리가 날 것 같다. 개운한 기분에 커피나 한잔할까 해서 부엌으로 간다. 개수대에는 여전히 밥풀과 고춧가루를 묻힌 설거지 더미가 들어앉아 있다. 움직이는 틈마다 잡생각이 끼
영화 '리빙 : 어떤 인생'에서 주인공 빌나이가 부른 '로언트리'가 생각이 난다. 죽음을 앞두고 기억 저편에 있는 어린 시절이 마법처럼 얽힌 가지와 첫 새봄을 알리는 너의 잎새라며 내 소중한 나무라 노래한다. 무심히 서 있기만 한 나무이지만 누구에게는 위안이 되기도 하고 추억을 만들어 주는 소중한 나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무에 대한 감정은 대체로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완전한 나무 박라연 전신이 쓸쓸할 때 차오르는 저 가로수의 수액을 잠시 빌려 쓰면 어떨까 연두가 돋아나는 봄 가로수가 되려면 서서 잠드는 나무의 곁을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시달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빛을 잃고 있다. 이런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심각한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는 게 건설 분야다. 지금 국내 건설업은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건설업계는 삼중고에 빠져 체감경기에 타격을 주고 있다. 미분양 증가, 자금회전 난항, 시공단가 인상이라는 악순환 속에서 허덕이는가 하면 폐업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건설업계의 현주소다. 여기에다 부동산 PF 부실도 내수시장 활성화에 큰 악재로 꼽힌다. 이는 건설업계의 뇌관으로 작용하면서 경기
우리 국민들이 '자기 삶에 만족하거나 자신의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중 자기 삶에 만족한다는 비중은 전년(75.4%)보다 1.3%p 감소한 74.1%로 집계됐다. 삶의 만족도가 '행복감'과 크게 연관성이 있다고 볼 때 참담한 심경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도 68.4%로 전년(72.6%)보다 4.2%p 낮아졌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일컫는 이른바 '워라밸'이 화두인
고요하게 흐르는 강물에 나룻배 한 척, 그 뱃머리에 대금을 부는 여인의 머리칼이 잔잔하게 날린다. 멀리 강기슭 대숲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리자 백로, 왜가리 등 새들이 한꺼번에 날아오르는데, 그때 누군가가 허공을 가로지르며 하늘 높이 날아올라 부채를 '촤락' 펼치며 대나무 꼭대기에 외발로 섰다. 태화강 대숲을 지날 때면 가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곤 한다. 오빠들의 영향으로 무협 영화를 많이 보며 자란 탓이다. 태화강은 남편의 오랜 케렌시아 장소다. 새벽 다섯 시, 남편은 조용히 눈을 뜬다. 내가 깨지 않도록 주섬주섬 운동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