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전세사기와 역전세 현상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사회 문제로 불거진 지 1년이 넘었지만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전세사기특별법이 시행된 뒤에도 전국 곳곳에서 유사 범죄가 계속된 데다 피해 구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실제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1만명을 훨씬 웃돌지만 경매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았거나 협의 중인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국회는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6개월마다 보완 입법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기대 보다 실망감이 앞선다. 안 그래도
과문해서 그런가, 속물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나만 그런가, 왜 다들 궁금하지 않은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린벨트를 풀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는 발표 자료 뿐이다. 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왜 풀어야 하고, 풀면 얼마나 좋은지 온통 당연하거나 설레는 장밋빛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거론되는 해제 대상지는 두루뭉술하게 어디 어디 설만 있을 뿐 원론적이고 오리무중이다. 그나마 언급되는 몇몇 곳도 왜 풀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신통치않다. 도시 중심부니깐 그냥 풀어야 한다는 거다. 좀 더 들어가보면 구체적으로 어디
마이스(MICE)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얘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회의(Meetings), 인센티브(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s), 전시회(Exhibitions)의 머리 글자를 딴 MICE는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비즈니스 이벤트 및 행사를 포함한다. 대규모 전시회 및 컨벤션 개최를 통해 여러 산업의 동반성장을 견인하고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지자체마다 '황금알을 낳는 산업'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리며 마이스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산은 타 지자체에 비해 다소 늦게 출발
지난해 울산대학교가 단독 선정된데 힘입어 올해는 울산과학대학교가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남 연암공과대학교와 연합대학을 구성해 글로컬대학 사업공모에 도전한다는 소식이다. 울산과학대를 비롯한 3개 대학은 지난달 초에 이미 연합대학 구성에 합의하고 같은 달 22일 가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울산과학대학교와 연암공과대학교를 설립·지원하는 현대중공업그룹과 LG그룹이 진출한 해외의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에 거점 유학센터를 구축, 외국인 유학생 모집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각 대학은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의 장점을 살려 기존에 대기
짝배(配) 생각할려(慮), 짝처럼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타인을 위해 마음을 쓰는 행위를 '배려'라고 한다. 이렇게 마음을 쓰기 위해서는 관계에서부터 깊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타인을 배려해라는 말을 자주 들으며 성장했다. 소통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이다. 배려가 배려답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선행되어야 한다. 오늘은 소통 없는 배려로 인해 부모와 자식 간 생길 수 있는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실제 필자가 겪은 일이며, 소통하지 못한 그날을 반성하며
부탄은 히말라야산맥에 자리를 잡고 있다. 북쪽과 서쪽으로는 티베트고원, 남쪽과 동쪽으로는 인도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부탄은 검은목두루미(일명 티베트 두루미)의 월동지다. 초겨울이면 티베트에서 번식한 검은목두루미가 7,000m 이상의 히말라야산맥을 넘어 겨우살이로 부탄을 찾는다. 이듬해 이른 봄이면 다시 티베트로 돌아간다. 매년 반복한다. 그 이유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고원 습지의 자연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부탄 '겡테이겐파(강테) 사원'의 '두루미 환영 축제(Black Necked Crane Festival)'는 두루미의 생태와
사회의 각종 무거운 사건들에 학생들이 연루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정치가에 대한 습격 사건을 비롯하여 묻지 마 폭행, 성폭행, 불법 촬영, 마약, 살인 등, 이들의 잔혹한 범행에 촉법소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학생들은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자기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분명하다. 일상적으로 주의력이 부족부터 과다행동이나 충동성, 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이처럼 학생의 정서, 행동에 대한 관리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진 반면, 이러한 학생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교육
정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7,000여 명이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증거를 확보했다며 의사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이 임박했음을 강조했다. 게다가 경찰은 전공의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한 혐의로 고발된 대한의사협회의 전·현직 간부들을 소환조사했다. 유감스럽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올해 대학 수시 입시부터 적용할 대학별 의대 정원 확대 신청을 4일 마감했다. 울산대학교를 비롯한 전국 40개 의과대학 이 의대 학생과 교수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에 총 3,401명의 의대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이수삼산. 지금은 울산의 중심이지만 오래전 삼산은 허허벌판이었다. 두 개의 물줄기와 세 개의 산이 절경을 이룬다 했지만, 실상은 지천이 뻘밭이고 습지고 염전이었다. 사람 살 만한 곳으로 개발된 후에도 지금 같은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종로와 명동이 있는 강북이 서울 중심이었던 60, 70년대에 강남이 불모지였듯이 삼산도 성남동이 울산의 중심일 때 깡촌 중의 깡촌이었다. 삼산불패. 경기가 한창 좋을 때 삼산은 울산경제의 상징이었다. 너른 삼산벌 곳곳이 불야성이었다. 절대 꺼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때 나온 말
식탁 위에 오를 때면 늘 배를 든든하게 채워 주는 전골냄비, 손님이 오는 날에 꺼내려고 아껴 두었던 접시, 여행을 기념하며 샀던 작은 유리잔, 외출 필수품이 된 보온병 등등 우리의 삶에서 그릇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물건 중 하나예요. 여러분에게도 잊지 못할 순간을 함께한 그릇이 있나요? 만약 아끼던 그릇들이 살아 움직인다면 어떨지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추억은 그릇그릇'은 매 순간 우리 곁을 지켜 온 그릇들과 그 안에 소복이 담긴 소중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그림책을 감상하며 아름답던 날의 추억을 되새기
겨울철에는 춥고 산천초목이 얼어붙어 사람의 기분을 건조하게 만든다. 나가봐야 볼 것도 없고 길은 미끄러우니 그냥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다.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삶의 의욕도 떨어진다. 두발관리도 귀찮아 이발관에도 안 가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귀찮아 진다. 먹고 싶은 것도 없고 재미있는 영화나 예쁜 여자를 봐도 감흥이 없다. 도무지 사는 재미가 없어진다. 그래서 우울증으로 발전하기 쉽다. 최근 우울증 환자가 급증해서 벌써 100만명이란다. 5,000만명 중 100만명은 작은 숫자 같지만, 환자의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17년간 저출산 정책에 쏟아부은 예산이 약 36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처구니가 없다. 작년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합계출산율 역시 사상 최저 수준을 보였다. 한마디로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저출산과 무관한 부처별 각종 사업이 저출산 정책으로 포장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정작 필요한 제도에는 찔끔 지원이 이뤄지기 일쑤여서 그 효과를 반감시킨 탓이 크다. 이런 것들이 쌓여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적인 저출산 양상이 지속하고 있다는 게
김밥, 삶은 달걀 그리고 사이다. 유년 시절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는 단어들이다. 그중에 사이다는 단순히 음료를 넘어 특별한 날의 상징이었다. 단단한 뚜껑을 이로 악물어 따 마시는 순간, 톡 쏘는 탄산 맛에 정신이 번쩍 들었던 '오복사이다'였다. 병목 둘레에 파인 홈에 녹이 굳어 있었고 톡 쏘는 맛에 속은 시원했지만, 침전물이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천, 삼천리 금수강산에 물은 또 얼마나 좋았을까. 울산의 초정약수와 산전샘, 오봉사나 지장 물탕 그리고 강원도 오색약수, 청송
자정 가까운 시간이다. 역사를 빠져나온 딸아이가 나풀거리며 걸어온다. 차 문을 열기 전부터 이미 할 말이 많은 표정이다. 좀 일찍 오면 어떠냐는 타박에 보드게임 카페에서 놀았다는 짤막한 이유를 댄다. 차에 시동을 건다. 다람쥐 도토리 감춘 듯한 입에서 까르르 웃음 섞인 이야기가 쏟아질 것이다. 딸은 늘 할 얘기가 많다. 게임 규칙을 익히는 것도 빠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꾀를 내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자기 편을 승리로 이끄는 데 한몫할뿐더러 동생에게는 유연하게 져주기도 할 줄 안다. 지든 이기든 놀이 과정을 들려줄 때는 재잘대는
장애 하면 딱 오르는 단어가 장애인이 아닐까? 지금 당신도 그리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장애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사실 그렇지 않다. 장애는 선천적 장애보다 후천적 장애가 90%가 넘는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장애가 장애인이라 생각하고 나와 상관없다고 여기는 걸까? 그만큼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부정적이고 편견과 고정관념이 많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동정과 시혜의 대상, 돌봄과 배려의 대상, 치료와 재활의 대상이기에 비장애인 세상 속에서 그들이 사람으로서 누
울산시를 포함한 지역 지자체들의 지난해 민원서비스 종합평가는 전년도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드러나 아쉬움이 크다. 행정안전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306개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 따르면 울산시와 구·군청은 평균적으로 중간 등급인 다등급을 받았다. 민원서비스 종합평가는 전국 중앙행정기관 및 광역지자체, 교육청 및 기초지자체 등 유형별로 매년 실시되고 있다. 울산에서는 울산교육청이 최우수 가등급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나등급을 받은 지자체도 없어 자조섞인 한탄이 나온다. 울산시와 남·북구가 겨우 다등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노인빈곤률 1위다. 이것뿐만 아니라 고용률마저 OECD 최고 수준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소득이 필요한 노인들이 단순 노무직에 몰리거나 자영업과 같은 생계형 창업이 성행하고 있어서다. 예전처럼 자녀에게 전적으로 노후를 기댈 수 없는 사회 분위기 등을 감안한 자구책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사회 고령화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는 단면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자영업자(568만9,000명) 중에서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
꽃과 나무와 아이는 햇살을 받고 자란다. 어릴 적, 마당이 있는 집에 살았다. 나무 몇 그루와 맨드라미, 봉선화 같은 꽃과 채소를 심어 놓았다. 철마다 꽃이 피고 토마토와 오이가 열리고 아주 가끔은 수박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것은 구기자나무다. 구기자나무 덩굴이 담벼락을 타고 길게 늘어지고 주홍빛 열매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렸다. 엄마는 일요일마다 아버지가 마실 구기자차를 끓인다며 언니와 내게 한 소쿠리씩의 할당량을 주시곤 했다. 귀찮은 마음에 투덜거리기도 했지만, 어느새 언니와 함께 구기자 열매를 따다 보면 마
사람과의 만남에서 유독 정이 많은 사람이 있다. 작은 것에도 상대가 미안할 정도로 따뜻한 눈빛으로 무엇이든 그 이상 정을 담아 표현하는 사람,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마주하고 있음 그냥 기분이 좋아질 때가 많다. 마음 한쪽에 솜사탕 같은 감미롭고 부드러운 덩어리들이 돌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다정에 감염되다 이대흠 다정에게는 내가 나를 어쩌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병아리 털처럼 순하고 병아리 눈동자처럼 동그랗습니다 정은 손을 내밀고 다정을 담은 그릇에는 모서리가 없습니다 다정에는 가시가 많습니다만 너무 많은 가시에서는 가시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해 군사기밀 유출로 논란이 된 HD현대중공업이 입찰 참가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27일 계약심의회를 열어 HD현대중공업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는 '행정지도'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 국가계약법 상 계약이행시 설계서와 다른 부정시공, 금전적 손해 발생 등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지 않으며, 제척기간을 경과함에 따라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봤다'는 게 결정 이유였다. 따라서 HD현대중공업은 향후 KDDX 건조 사업에 입찰 자격을 제한받지 않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