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면 반갑다. 처음 글쓰기를 접한 분들이 펜으로 꾹꾹 하얀 여백을 채워가는 모습을 보면 예전에 나도 저렇게 신중했었나 하는 마음이 든다. 일주일에 한 번 글쓰기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과 알찬 시간을 보낸다. 새해 새로운 도전이다. 글은 나를 서게 하는 힘도 있지만 타인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기능도 가진다. 그 부분을 이해하게 되면 글 쓰는 일이 그저 즐겁다. 내가 처음 글을 쓰게 된 때는 지인의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나 고민하다가 라디오 사연으로 마음을 전했는데 그 이벤
요즈음 뉴스를 보기가 겁이 난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가슴 아픈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극히 일부 청소년에 대한 뉴스이지만 '선 넘어선 10대 청소년 범죄' '미성년자 차량 절도' '학교에도 스며든 마약' '청소년 온라인 도박 확산' 등의 뉴스가 잇따르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다. 어쩌다가 이런 지경까지 왔을까? 도덕적 해이가 참으로 걱정스럽다. 대한민국의 '가치관 교육이 흔들리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는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 캐
오늘날 어떤 지방자치단체든 자기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딱히 언제부터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21세기를 열면서 '문화의 세기'가 유행처럼 번지게 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방자치단들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자신이 속한 지역이 다른 지역과는 확연히 달라 차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 아이템들을 찾아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전략을 펴 왔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분명 바람직한 접근 방법 가운데 하나임에 틀림없다. 자신이 속한 지역 주민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붉은 표지와 제목,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실버 센류 모음집)'을 처음 접하고 의학 도서인 줄 알았다. 작고 얇은 책 속에 나이 듦에 대한 노인의 일상과 유머가 재치 있는 그림과 시로 함께 들어있다. 실버(silver) 센류(川柳)라는 용어가 다소 낯선 시집이다.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인 센류는 5-7-5의 총 17개의 음으로 된 짧은 시로 풍자나 익살이 특색이다. 여기에 일본식 영어 실버가 더해졌다. 머리가 백발이 되는 것에서 따온 단어로, 일본 철도의 노약자석인 '실버 시트'가 그 어원이다. 2001년부터 매해 열리는 센류
회사 생활은 만만하지 않다. 월급은 '욕값'이라는 말이 있듯이 수도 없이 자존심이 구겨지는 상황을 경험한다. '직급이 깡패다'라는 말도 있다. 상사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항변하기도 어렵다. 업무는 업무대로 스트레스를 준다. 그렇다고 월급은 많지도 않고 먹고 살기 딱 맞을 정도만 받는다. 아니 적자 인생을 사는 회사원도 많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IMF 때보다 더 심각한 경제 상황에서 해마다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회사가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하루하루 초조하게 살아간다. 회사원이라면
우리 집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식을 했다. 2년 전 큰아이 졸업식은 비대면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유난히 추웠던 졸업식 날, 학교 운동장에서 졸업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런데 이번 둘째 아이 졸업식은 정식 초대를 받았다. 둘째는 한 달 전부터 들떠 있었고 자기 분임에서 만든 영상을 졸업식 순서에 넣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기어코 담임선생님에게 요청도 했으나 모든 순서가 짜여져 아쉽게도 넣을 수 없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졸업식 전날, 리허설을 하며 친구들이 많이 울었다고도 전해
타임머신을 타고 아득한 시대로 갈 수 있는 곳이 박물관이다. 역사적 유물이나 예술품, 학술적 의의가 깊은 자료를 보존하고 진열되어 있는 이곳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켜 준다. 모처럼 울산광역시의 대표 박물관인 울산박물관을 찾았다. 울산박물관은 2011년 6월에 개관했다. 외벽의 무늬는 울산의 대표적인 선사시대 유적지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부조물로 되어 있고, 바닥의 투명 연못은 태화강을 상징한다. 일반적인 역사적 유물 외에도 공업의 도시답게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산업사에 관한 전시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전시관 안으
영화 '왕의 딸(King's Daughter)'을 보면 수녀원에 있던 마리라는 여자가 마르세유 분수대의 물에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때마침 왕이 지나가다가 물에 젖은 마리에게 망토를 걸쳐준다. 신부님이 얼떨떨해하는 마리에게 왕 앞에서 미소를 지으라고 하자 어색하게 양 입술만 옆으로 당긴다. 왕은 “진정한 미소는 마음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하며 떠난다. 미소라고 해서 흉내만 내는 것과 진정한 미소는 다르다. 백화점의 점원들은 웃는 표정을 강요당하는 감정노동자들이다. 음식점이나 거리의 가게 점원들도 그래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미소는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모아 목재를 수집하고, 일을 분배하고, 명령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광활하고 끝없는 바다를 동경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위의 표현은 어린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가 한 말로 나의 SNS 프로필 사진에 있는 문구이기도 하다. 우리는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나 또한 쉬지 않고 아이들을 지도하며 이것을 교육이라고 생각했고, 아이들에게도 교육과 사랑이라는 명목하에 많은 잔소리를 해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꿈을 꿀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광활하고 끝없는 바다
삼성패션연구소를 비롯한 전 세계 브랜드들은 올해의 컬러로 '블루'를 선정했다. 자크뮈스(프랑스 패션브랜드)에서도 이번 해 트렌드로 꼽히는 '데님'을 중심으로, 블루컬러 아이템을 줄지어 선보였다. 그리고 조니워커(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브랜드) 역시, '블루용띠 에디션'을 출시했는데, 푸른 용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디자인했다. 이 모든 블루들의 향연은 2024년이 갑진년 청룡(靑龍·푸른 용)의 해이기 때문이다. '갑진'은 육십간지(六十干支)의 41번째로, 푸를 갑(甲) 용의 진(辰)으로 이뤄졌다. 하늘로 승천하는 힘찬 용(龍) 전체에 깊
이야기는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작은 모임이 끝나고 휴식 시간이 이어졌다. 우연찮게 고구마 라떼로 시작한 추억 몰이는 꼬리를 물면서 계속되었다. 고구마와 관련된 각종 무용담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도 끝을 내지 못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좀 많겠는가, 누구 하나 그 가난한 언저리를 배회하지 않았던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남아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때가 그리운 사람들이다. 우리는 연로한 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다. 인구 감소나 출산 절벽을 들먹이지 않아도 어느 모임에 가든 대부분 중년을 훌쩍 넘어선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겨울산은 설경雪景이 우선이다. 설경은 동서를 가로지르는 높은 산에서 특히 뛰어나다. 높은 산을 넘지 못하는 눈구름의 영향을 크게 받아 잦은 폭설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지산이나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재약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설경이 탁월한 이유다. 겨울산을 올라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극한의 추위와 신비함, 매력적인 자태를 뽐내는 눈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산에 오르고 또 오른다. 오늘은 맑은 공기와 겨울산의 아름다운 경치로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지산으로 '문학여행'을 떠나보자. 가지산에서 노말남 능선이 겹겹
자동차 부품산업의 메카인 울산은 미래 모빌리티 전환이라는 주제로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와있다. 울산 소재 수많은 중소기업 중 하나인 우리 오토렉스는 특장과 커스터마이징이라는 테마로 2000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20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다. 기존 사업 유지와 업종전환이라는 주제에 당면한 울산 소재 중소기업들은 지역특화 프로젝트 레전드 50+라는 지원사업을 토대로 큰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지역특화 프로젝트 레전드 50+사업 중 울산에서 최종 선정된 프로젝트는 자동차 부품기업의 디지털 혁신 전환이다. 기존의 사업들은 자동차, 조선
작년 연말쯤에 유럽에 다녀왔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7년 만의 해외 나들이다. 그동안 어머니 돌봄으로 일정을 길게 잡기가 힘들어서였다. 어깨가 아파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받아 떠난 위태로운 여행길이었다. 파리 숙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우리가 도착한 방에는 벽걸이형 냉·난방기 겸용 제품이 설치돼 있었다. 리모컨을 켜주며 전원을 켜면 난방이 된다고 말했다. 차가운 공기가 나오기에 원인을 물었더니 조금 기다리면 따뜻해질 거라고 했다. 한참 기다려도 난방이 되지 않았다. 따뜻해지겠지, 하다가 피곤해 잠이 들어버렸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량이 너무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요즘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막을까?'이다. 집집마다 스마트폰 때문에 아이와 싸우지 않는다는 집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도대체 아이들은 왜 이렇게 스마트폰을 좋아하는 것일까?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행동에 즉각적인 반응이 있기를 원한다.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에는 쾌감이 있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것에는 인내라는 힘든 노동이 필요한데, 이런 어려운 과정 없이 자신의 행동에 빠른 반응이 온다면 당연히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쉽게 도
아주 오랜만에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보게 되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시절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 보았다는 것이 옳다. 학교에서는 언제나 이상한 소문들이 돌았다. 친구들이나 선생님의 주변 이야기보다는 학교 건물이나 운동장, 미술실, 음악실, 과학실 등의 장소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대개는 괴담이었다. 아무도 없을 때면 들리는 오르간 연주음,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여자의 실루엣,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 아무도 없는 과학실에서 갖가지 실험도구들이 부딪치는 소리, 화장실 귀신 등의 이야기들은 학교에 혼자 남아 있는 시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산업수도 울산은 일자리 중심 도시로 국내 경제를 이끄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울산이 되기까지는 급성장이 필요했던 우리나라의 빈약했던 경제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젠 글로벌 산업도시라고 불리어도 과하지 않을 정도의 울산이 돼 있다. 하지만 급하게 성장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동안 우리가 놓친 것이 있다. 이러한 것들 중 하나가 소비하기 좋은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살기 좋아지니 이제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이러한 것을 해결하고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카레자와 카오루라는 사람이 쓴 책 제목이다. '또라이'는 사전적으로는 생각이 모자라고 행동이 어리석은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혼자 엉뚱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분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또라이'는 다른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요즘 장수시대에서 얘기하는 '유해인간'이다. 서부영화나 액션 영화에 나오는 험악한 인상의 악인은 아니지만, 은근히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마음 상하게 하는 인간이다. 오래 살기 위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 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윤극영 선생의 노래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이 동요는 그 후 오랫동안 설날을 대표하는 노래로 남았다. 이 노래가 나온 때는 일제 강점기여서 선생은 아이들이 설날만큼이라도 즐겁게, 그리고 밝게 하려고 했지 않았을까 한다. 설날에 대한 의미는 사람마다 크게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설날은 어제까지의 일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날을 맞이한다는, 즉 새날의 의미가 가장 크다. 설날 아침은 설빔으로 준비한
봄을 재촉하는 것일까요. 입춘 즈음에 비가 잦습니다. 숨죽이듯 고요했던 만물들은 이 비를 기다렸을 테고 이 비로 한해 준비에 바쁠 테지요. 그냥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작심하고 보면 말할 수 없는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것이 세상일이기도 합니다. 1월 중순 이후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쯤 중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유럽의 추위는 더할 것이라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여행지 어느 곳에서나 해를 보았고 기온은 영상 7도 선을 유지하였으니 외려 피한(避寒)이 되어버린 격이었습니다.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가는 여행이라 조금 걱정도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