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지만, 현재까지 배달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고, 배송을 담당하는 이륜차의 사고 발생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적발된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은 2,454건이며, 이륜차 교통사고는 118건 발생해 지난해보다 7.3% 증가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을 통해 최근 5년간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보면 전체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이륜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가 해마다 늘어나 전체 사고 추세에 역행하는 경향을
'이성과 감성'은 20대 초반에 처음 읽었다. 세계문학전집 중 한 권이었다. 익히 들었던 고전문학은 아니었으나 제목이 주는 매력이 상당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결혼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었던 시기였다. 그랬던 만큼 문학작품 속 남자주인공을 면밀히 살피곤 했다. 그런데 이 책 속의 남자들은 어쩌면 이다지도 속물들뿐일까, 한심하다는 생각이 짙었다. 그나마 괜찮다 싶은 남자는 여주인공과 19년이나 차이가 나다니 여주인공이 가엾다는 생각도 했다. 윌러비 때문에 한동안 남자들에게 괜한 경계심을 가졌던 기억도 있다. 당
미안하다조덕자 어쩌다 한 번씩내게로 오는 소식들이 옛집으로 배달되고는 한다몇 번의 계절이 지나갔는데도아직도 이사했다는 말들이 세상 속으로 덜 걸어 다녔나보다그러다 보니 더러는 몇 달이 지나서 내게 오기도 한다보낸 사람 따뜻한 마음 아랑곳없이 옛집 우편함 속에 갇혀어쩌면 내 손길 기다리다 지쳤는지도 모른다마감이 한참 지난 원고 청탁서나맑은 물 위에 뜬 언어들이 가득한 시집을 뒤늦게 받고 보면보낸 사람 마음을 무시한 것 같아 나 또한 무참함에 발이 저린다미안하다고한 곳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떠나와서내 삶 속에 묻혀 살다 보니 내가 살아온
멀리 바라보이는 산봉우리가 우뚝하다. 때맞춰 멧부리에 앉았던 삿갓구름이 간들바람에 업혀 흘러간다. 흐르는 구름 아래로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졌고 가파른 골짜기에는 연둣빛이 드문드문 무늬를 이루어 기어오른다. 햇살이 잔잔한 오후, 귀에 익은 노래를 들으며 마루에 앉아 목련 꽃차 한 잔 우려낸다. 접힌 꽃잎이 유리잔 속에서 몽실하게 피어난다. 마른 꽃잎 같은 내 마음도 찻잔 안으로 스며든다. 잔디에 앉았던 길고양이가 차향에 빠진 나의 외면이 서운한지 짧은 그림자를 거두어 달아난다. 앞마당을 말끄러미 내다본다. 잔디의 푸름이 더 짙은데 불
인간은 태초부터 멋과 맛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누구나 아름답고 예쁘고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예술적 본능이 아닌가 싶다. 옛날 말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 했던가. 그래서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현대문명을 발전시켜 왔으며 그것이 멋과 맛에 기초한 인류의 원초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인생의 멋과 맛의 참된 의미는 무엇일까. 멋은 인간의 외적인 이미지를 통해 그 사람의 품격과 성향을 대충 읽을 수 있다. 멋을 안다는 것은 변화를 추구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가졌다는 의미도 있다. 환경
노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취미가 당구다. 당구는 스포츠이자, 오락이다. 가벼운 운동도 되면서 몸에 무리가 없다. 전국 어딜 가나 당구장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실내에서 하게 되므로 사시사철 날씨나 온도에 문제가 없다. 남녀노소 같이 즐길 수도 있다. 요즘은 골프를 치던 사람들도 하나둘 당구장으로 온다. 골프는 돈도 많이 들고 플레이 시간도 한나절이라 오고 가는 시간까지 하루가 깨진다. 예약도 만만치 않다. 차가 있어야 하고 마음에 맞는 동반자도 3명은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운전도 힘들어지고 동반자도 건강이나 경제적 문제로 하나
곧 새로운 대표를 뽑는 선거가 열릴 것이다. 올해도 돼지 피에르와 암탉 잔느, 그리고 생쥐 형제의 사진이 벽보에 붙었다. 그런데 처음 보는 후보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바로 늑대 파스칼이다. 새로운 후보는 금세 동물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사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파스칼은 말도 잘하고 모두에게 친절하며 똑똑해 보였다. 거기다 잘 생기기까지 했다. 농장의 동물들은 이미 늑대 파스칼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 같았다. 드디어 선거일이 되었다. 동물들은 저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하나둘씩 투표장으로 나왔다. 물론 결과는 예상대로
경기도 의왕시에 청사가 있었던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연)은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으로 2015년 1월 1일부터 울산으로 이전해서 전 직원이 7년 5개월째 생활하고 있다. 1990년대에 당시 '에경연 산악회' 총무를 맡고 있던 필자는 회원들과 함께 주말이면 주로 강원도에 있는 설악산·오대산이나 수도권에 있는 청계산·관악산 등을 등반했다. 그런데 지인한테서 '영남알프스'를 등반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1995년 11월 25일부터 26일까지 1박 2일로 '에경연' 산악회원 약 10명이
지난해 2월 차가운 공기가 남은 겨울 막바지, 코로나로 최소 내빈만 초청한 가운데 울산빅데이터센터 개소식을 열고 화려한 출발의 시간을 가졌다. 센터를 운영하면서 지난 1년을 돌이켜보니 다양한 변화와 기분 좋은 일들이 많다. 울산빅데이터센터만의 독창성을 추구한 거버넌스와 역할을 전국에서도 주목했던 것인지, 다양한 지자체와 기관들이 우리 센터를 방문하고 또 연락을 나눴다. 우리의 성과가 곧 울산을 대표한 성과다보니 1년 성적표를 받는 기분이 훈훈하다. 특히 부산시, 대전시, 교육청, 통계청, 건강보험공단, 도시가스공사 등 많은 기관에서
인왕산과 백악에서 발원한 청계천은 서울 도심을 서에서 동으로 흐른다. 싱그러운 수변경관을 이루는 천변의 수많은 버드나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을 찾는 사람들에게 버들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됐던가. 청계천에 버들이 있어 발길을 머물게 하고 버들의 그림자로 물은 푸름을 더한다. 자잘한 가지는 누군가 큰 빗으로 가지런히 빗질을 해 놓은 것 같다. 바람을 타고 일렁이는 버들가지 모습은 한없이 평화롭다. 맑은 물과 빛깔 고운 버들, 게다가 매미소리라도 들리는 오후라면 천변의 서정은 어느 때보다 즐길 만하다.버들가지에 새잎이 돋아나기만을 기다
전혜린 작가의 수필집을 읽으며 '아스팔트 킨트(Asphalt Kind)'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킨트(kind)는 어린이를 가리키는 독일어로, 흙이 아니라 차가운 아스팔트와 빌딩 숲에서 자란 도시 아이들을 말한다. 그 작가의 표현대로라면 나는 '모니터 킨트(Monitor Kind)'이다. 아스팔트 킨트가 모더니즘의 산물이라면, 모니터 킨트는 디지털 혁명을 통한 새로운 매체 시대의 산물일 것이다. 여기 또 다른 모니터 킨트인 백인환 작가는 일상적 풍경에서 극적인 장면을 발견해 기록하거나, 이상적인 자연의
뺨에 닿는 바람이 유난히 보드랍다. 하늘은 산과 푸르기 시합이 한창이다. 햇살은 따사롭고 눈앞에 펼쳐진 들판은 마음을 맑게 한다. 계절의 여왕에 걸맞은 풍경이다. 그뿐인가. 끝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긴 시간 동안 우리를 옭아맸던 코로나19도 맥을 못 추는 중이다. 덕분에 서서히 일상을 회복하는 시절이 5월이어서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5월은 만나서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이 많다. 기념일 순서대로 보자면 아이들과 부모에 이어 선생님들까지 생각해야 하는 시기다. 모두가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정을 내야 하는 사람들이다. 성년의 날, 부
“북구청 복지지원과 맞지요? 코로나 생활지원비 신청한 게 언젠데 왜 아직 안주는가요? 도대체 언제쯤 받을 수 있는 겁니까?" 하루에도 수십 차례 코로나 생활지원비 독촉 전화가 걸려 온다. 지난 몇 달 급격히 늘어난 코로나 확진자로 생활지원비 신청자도 폭주했다. 울산에 하루 1만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북구에서는 하루 1,000명 전후의 생활지원비 신청자가 나왔다. 동별로 신청자가 많은 동은 200명 이상이 몰리면서 행정복지센터는 말 그대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는 제2종 감염병으로 수준이 낮아졌지만 구청이나 동 행정복지센터에
2022년 5월, 코로나 19 이후 566일만에 실외마스크가 해제 되는 달이다. 또한 축제의 달이기도 하다. 그 동안 비대면으로 관람했던 축제를 대면으로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축제에 대한 기대와 참여 의사는 어느 때 보다 뜨겁다고 할 수 있다. 그 열기에 더해 방문객을 맞을 준비에 들떠 있는 축제가 있다. '울산쇠부리축제'이다.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2년간 비대면으로 주요 행사와 온라인 공연 및 체험 행사 등을 꾸준히 진행해 왔고, 온라인 체험 신청 및 진행 방식과 유튜브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새로운 환경에도 빠른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의 피싱(Phishing)은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를 뜻하는 영어를 합성한 조어로서 전화를 통해 상대방의 신용카드 번호 등의 개인 정보를 불법으로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전화금융 사기 수법을 말한다. 경찰청의 지속적인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로 발생 건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지만, 다양한 신종 수법이 등장해 보이스피싱 유형과 이에 대한 피해자들의 대응책에 대해 기술한다. 대출사기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면 'xx은행
남편과 함께 작은 텃밭에 들깨를 심기로 했다. 들깨는 향이 강해 비교적 키우기 쉬운 농작물이기에 고심 끝에 선택한 품종이었다. 농기계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라서 남편이 삽으로 땅을 파고 내가 호미로 고르는 정도로 허술하게 밭을 일구었다. 골을 타서 들깨 씨앗을 뿌리고 흙으로 가볍게 덮었다. 싹이 잘 나기를 기원하며 곧 잎을 틔우고 자라날 들깨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었다.들깨가 젓가락 길이만큼 자랐을 때 모종을 옮겨 심으려고 밭으로 갔다. 일부 들깨 줄기에 노란 실새삼이 감아 올라가 있었다. 막 깨어난, 어린 들깨가 안쓰러
은하철도 999양명학 오늘은 어쩌다가 내 80살 생일날밤하늘의 은하수를 하염없이 바라본다.예순셋에 돌아가신 아버님은평생 소를 몰고 농사만 짓다 가셨으니지금은 견우성牽牛星에 계실 것이고예순아홉에 돌아가신 어머님은철철이 삼베 무명베 명주까지 짜셨으니틀림없이 직녀성織女星에 계실 것이다. 어떻게 찾아갈까?수십만 광년 밖의 저 먼먼 길을,곰곰이 생각하다 문득 떠오르는 건어릴 적에 내 딸들이 부르던 노래'은하철도 999'였느니. 옳거니, 나 떠나가리라.햇빛 쏟아지는 우주정거장에 나가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오는 기차를나 잽싸게
우리나라는 '배달의 천국'이라는 말이 있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휴대폰으로 주문을 해도 치킨이며 중국집 메뉴가 배달 될 정도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비대면이라는 명분으로 배달문화가 더 급속히 커졌다. 딸내미 집에서 집들이가 있었다. 식탁을 장식한 해물탕이며 생선회, 샐러드, 치킨 등 모두가 배달음식이라고 했다. 전화만 하면 배달해주니 편리한 세상이라고 했다. 친구 중 한명은 치킨집을 운영했었다. 대부분 배달 주문이다. 배달하는 사람 구하기가 어렵자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다가 여러 번 교통사고를 겪었다. 오
“다들 따듯한 저녁은 드셨는지? 고단함을 푸는 시간인지?" 남편과 치맥을 간단히 하고 서재에 앉아 작은 안부를 전합니다. 글이라는 것이 뚝딱하고 나오기도 하지만 생각보단 그런 경우는 드물죠. 대체적으론 평소 돌아가는 세상의 사정을 듣고 보다가 필요할 때마다 끄집어내어 쓰는 경우가 잦습니다.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고, 글은 쓰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두고두고 읽히는 속성 때문에 말보다는 글에 무게감이 더 느껴집니다. 하지만 순간 답을 요구하는 경우, 말 잘하는 사람이 글 잘 쓰는 사람에 비해
껍데기와 알맹이 호두껍데기 깨부숴야 고소한알맹이 맛볼 수있지. 동쪽과 서쪽 동쪽하늘은 이글이글 타오르는황금빛 나라. 서쪽하늘은뉘엿뉘엿 아름다운노을빛 나라. 주고, 받고 받는사람은 받아서흐뭇하지만 주는사람도주어서흐뭇하지.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항상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점을 억지로 고쳐보겠다고 하는 것도 그 사람과의 관계만 나빠지고 사이만 더 멀어질 수 있습니다. 나와 다른 점을 인정하고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그 생각을 소중하게 생각해준다면 서로에게 꼭 필요한 관계가 될 것입니다. 껍데기가 있어 알맹이가 소중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