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은 보편복지의 실천 현장이다. 도서관은 우리가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기관이다. 시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은 이용객 누구에게나 평등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용자의 지위 고하, 경제 수준, 학력,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 모두에게 열려있고 누구나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즉 모든 국민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편복지'와 도서관은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주민들의 요구와 지방자치단체장의 철학, 실천 의지, 지자체의 예산 상황에 따라 도서관 서비스는 차이가 난다. 인
우리가 살면 살수록 욕망의 가짓수가 늘어나는 것은 성장하고 발전하겠다는 '삶의 의지'다. 이런 욕망은 고상하고 권장할만한 것이다. 그러나 많이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박적으로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은 탐욕으로 번져 삶이 불행에 빠지기 쉽다. 어떤 사람은 끝없는 욕망을 추구하느라 소중한 것들을 희생하면서 진정한 삶을 놓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의 욕망을 통제해 적당한 수준에서 삶을 즐기며 살려고 노력을 한다.'수익체감의 법칙'이라고 있다. 돈으로 만족을 얻으려고 하면 결코 얻을 수
최근 갖가지 꽃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매화차도 그 중 하나이다. 반쯤 핀 매화를 따 뜨거운 물에 우려내면 향기로운 매화차가 된다. 매실을 요리 재료로 쓴 것은 기원전부터이다. 《예기》에는 음식에 곁들이는 여섯 가지 음료 중에 매실로 담근 식초인 의(酉意)를 마신다고 했다. 또 복숭아나 꿀에 절인 매실을 먹을 때는 소금에 찍어 먹는다고 했다. 이미 기원전부터 매실이 요리의 재료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늙은 매실나무는 역사를 간직한 생명문화재이며 예스러워 멋이 있다. 고매가 많은 곳은 전남 순천의 선암사 경내이다. 3월
과연 '행복한 삶'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본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행복의 기준이 다양하고 행복의 열쇠도 각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열쇠는 '감사하기'다. 닉 부이치치(Nick Vujicic)의 살아가는 일상을 유튜브와 책을 통해 접할 때마다 마음이 숙연해지고 두 팔과 다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오히려 정상인보다도 더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고 책 저술과 강연을 통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볼 때 응원의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
20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저마다 필승을 다짐하며 한 치 앞도 모르는 치열한 유세가 한창이다. 십여 명이 넘는 출마자들은 각자가 적임자라며 한 표를 호소하지만 결국은 단 한 사람만이 당선될 수밖에 없다. 말 한마디만 잘못했다가는 당락이 좌우될 만큼 지금은 그야말로 초접전의 양상이다. 유세는 자신들의 입속에서 나온다. 그러니 검증되지 않은 말의 미사여구와 화려한 달변(達辯)에 우리가 쉽게 현혹돼서는 안 된다. 과거 시험이 없었던 전국시대에는 세상의 돌아가는 정세 분석, 빠른 판단, 직관력 등을 공부했다. 특히, 언
새벽 잠결에 불현듯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똑·똑·똑하고 마치 창문을 두드리는 거듭되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가슴에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재빨리 폴더 전화기를 젖혔다. 밝은 화면으로 눈이 부셨지만, 2:05의 숫자를 또렷하게 읽을 수가 있었다. 실내 등을 켜고 이어 방문을 열었다. 이른 봄비가 마당을 촉촉이 적시고 있다. 이상한 소리는 양철판에 떨어지는 낙숫물의 장단이었다. 양철판은 비가 새는 지붕을 이고 처마 밑에 남겨둔 것이다. 봄비는 재미를 느꼈는지 양철판이 채편인양 장구채 질을 반복하고 있다. 새벽 찬 공기가 따뜻한 얼
급급하다 송은숙 사각형 돌들을 박아 만든 주차장돌과 돌 사이마다 풀이잔디며 둑새풀이며 마디풀 같은 것이 빼곡하다살고자 하는 것들 저리 허공 휘저어 그어 놓은 눈금초록 분필로 그린 모눈종이 같다빈틈없이 급급하다땅을 고르고 돌을 놓을 때 어느 싹은온몸 노랗게 되도록 벽을 긁다가색을 거두고, 줄기를 거두고한 점으로 오그라들어 깊이 단단해졌다빛의 기억을 품고 지그시 어둠을 견뎠다종일 내린 봄비가 햇살처럼 흘러넘칠 때기억은 풍선처럼 부풀어옆으로 옆으로 먼 길을 돌아 터져 나온다돌과 돌 사이는 빈틈없이 급급하다 △송은숙: 2004년 '
세월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꾸역꾸역 먹어 어른이 된 나(선생님)의 모습을 현 학생들이 보면 믿기지 않겠지만, 필자도 학생일 때가 있었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빛바랜 옛 기억은 잔상으로 남기보다는 느낌으로 아로새겨진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짙은 느낌으로 새겨진 추억은 대부분 2월에 모두 뭉쳐있었다. 2월은 졸업식이 있는 달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전과 다른 졸업식 풍경에 아쉬움이 남지만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으로 붕 뜬 달임은 틀림없다. 최근 학생들을 모르겠지만 2000년 초반 졸업식까지 출몰했던 음식 재료 2가지가 있었다
젊었을 때는 내 주변에 친구가 많을수록 좋다고 배웠고 사실 친구도 많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너무 많은 친구는 일일이 다 챙기기도 어렵고 그러다 보면 능력의 한계가 있음을 느낀다. 친구가 얼마나 있으면 좋을지 영국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 박사는 150명이 진정으로 사회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최대 한계라고 주장했다. 원시부족들을 조사해 보니 150명 단위가 많다는 것을 보고 그렇게 판단했다는 것이다. 150명의 기준은 술자리에 우연히 동석해도 당혹스럽지 않은 관계를 말한다. '우(友) 테크'라 해 나이 들면 주변에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기지개를 펴던 우리의 삶이 다시금 위축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변화되는 우리 삶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러 변화들 중에서도 여성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디지털 성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7일 대검찰청이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사범 적발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2020년 적발된 디지털 성범죄 사범은 1만 6,866명으로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 비해 약 1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 성범죄를 통계로 산출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숫
울산시 북구 문화쉼터몽돌 2022년 첫 전시가 마무리 됐다. 1월 한 달 간 진행된 김태환 소설가의 소설 '계변쌍학무' 속 삽화와 학의 모양이 담긴 수석 콜라보전은 '학의 고장'인 울산을 알리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 전시가 끝났지만, 학의 여운이 남아 있다. 김 작가는 시사만화가 배호씨가 그린 삽화에 자신의 소설을 짧게 곁들여 작품을 선보였다. 1월 전시는 나름 성황을 이루었다. 수석 전시가 드문 시대에 학을 품은 수석이 전시되자, 수석인은 물론 일반인들의 관심이 컸다. 소설 삽화도 보고 수석도 감
우연히 고양이가 소재인 동화책 두 권을 연이어 읽었습니다. 한 권은 낙천적인 길고양이가 종횡무진 활약하는 명랑 고양이가 주인공이었고, 이어 읽은 책은 외로움과 슬픔을 사탕처럼 물고 사는 사람들과 동물이 함께 살며 그 힘겨운 시간을 이겨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동심의 책방에 올리고자 하는 책은 길지연 동화작가의 '고양이 뜰'입니다. 이 동화책은 책 내용에 앞서 동화를 쓴 길지연 동화작가부터 소개해야겠습니다. 길 작가는 수많은 캣맘 아동문학가 중 대표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30여 마리의 길고양이 엄마로 고양이들의 끼니를
우스갯말로 '58년 개띠'라는 말이 마치 고유명사처럼 사용되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베이비부머 세대는 한국전쟁 이후 1955년부터 1963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에 태어난 세대를 의미한다. 그중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해가 바로 1958년이다. 이 때문에 '58년 개띠'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표적인 상징어처럼 사용돼 왔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때 알고 지내던 누나들은 도시에 있는 신발공장에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산업체 부속학교를 다니며 17살의 어린 나이에 홀로서기를
데카르트는 이미 존재하는 관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단 의심과 재검토의 도마 위에 올려놓고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것은 모두 거짓으로 보고 전혀 의심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태도를 견지했다. 의심할 여지 없이 확실한 진리와 믿음을 얻기 위해 의심이라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을 의심해도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한 가지 사실에 이르게 된다. "의심(생각)하고 있는 내가 있다" 그는 '회의(생각)하는 것은 사유하는 것이고 사유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마침내 "나는
우리 민속에 정월 보름 즈음에는 묵나물을 즐겨 먹었다. 집집마다 여름에 데쳐서 말려 두었던 묵나물을 양념에 무쳐 반찬으로 했다. 예나 지금이나 나물은 입맛을 돋우는 중요한 먹을거리가 아닌가. 특히 정월 보름에는 오곡밥에 곁들인 갖가지 나물이 계절을 느끼게 하는 민속식이었다. 겨울이 긴 우리나라에서 저장한 채소는 매우 중요한 식재료. 고사리와 참취 곰취 쑥부쟁이 같은 나물은 데쳐 말렸다가 잘 갈무리한다. 시래기며 가지 호박 같은 과채류도 잘 말리고 토란 줄기 같은 것도 말려두면 채소가 귀한 겨울의 좋은 먹을거리가 됐다. 그러나 비닐하
나이가 들면 기억 속에 걸어 둔 옛 그림을 꺼내 보곤 한다. “그때는 참 행복했어. 무엇이 나를 그리 들뜨고 벅차게 했는지, 무엇이 나를 웃게 하고 즐겁게 했는지 모르겠어"라며 속삭인다. 행복은 날개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철새처럼 머물지 않고 까마득하게 날아가기 때문일까. 아니면 점이 돼 사라진 그 행복이 다시 돌아오기 때문일까. 행복은 삶이 순환하며 세상의 흥망성쇠를 그 날개에 태워 보여준다. 행복의 '행(幸)'은 갑골문자에서 '수갑'이나 '감금되다'를 뜻한다. 행복이 '잡히는
최근 건설 현장의 붕괴사고, 작업장 내 고압 전류로 인한 감전 및 폭발사고 등 인명피해를 발 생시키는 중대재해가 지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산업에서는 작업의 효율성과 품질의 저하, 지역 내에서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1월에 시행된 중대재해기업처벌 법(이하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사회 전반에 안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중대재해법이란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에 대해 사업주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는 법안으로 지난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2022년 근로자 50인 이상, 2024년 50인 미만 사
자원봉사센터는 동네 사랑방이다. 많은 분들이 스스럼없이 들러 커피도 한잔하시고 봉사자분들의 소소한 일상도 공유해 주신다. 누구네 자녀가 이번에 경찰이 됐다며 떡도 돌리시고 또 어떤 어르신 집에 설명절 밀키트를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다며 뿌듯해하신다. 센터는 아침마다 지역내 빵집을 돌며 빵을 수거해 매일 봉사자분들을 통해 가가호호 아름다운 나눔을 한다. 소셜리어카 어르신 리어카가 펑크 났다고 전화가 와 봉사자분이 현장으로 급파되기도 한다. 하루하루가 새롭고도 다이내믹한 현장이다. 이런 자원봉사센터가 울산에는 광역센터 1곳과 각 구군별
쓰레기 없는 삶이 가능할까? 우리는 오늘도 엄청난 쓰레기를 만들었다. 쓰레기를 하나도 만들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 흐름으로 배출하는 쓰레기가 점점 늘어서 더 이상 매립할 곳도 없다. 바다에 흘러간 쓰레기는 조류를 타고 쓰레기 섬을 이뤘다. 전 세계 바다에 다섯 군데의 초대형 쓰레기 섬이 존재하고 그중 제일 큰 북태평양의 쓰레기 섬은 인류가 만든 인공물 중 가장 크다. 우리나라 16배에 이르는 거대 쓰레기 지대뿐 아니라 쓰레기 문제는 우리의 일상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배출하는 쓰레
운문사 이성웅 여기선 구름이 길을 물으면운문체로 대답해야 한다.바람이 길을 물으면 솔바람길로 가리켜야한다 이곳은 묵묵한 곰솔나무가 깨달음이고 소리 없이 붉은 단풍이 열반이다 말로 업의 탑을 쌓던 인간들은 스스로소처럼 입마개를 씌우기 시작했다 태양을 불사르던 코로나도 보다 못해삭막한 인간을 간섭하기 시작했다 구름의 문장은 좀처럼 대답이 적고솔바람은 바람을 채용하지 않으려한다운문사는 바람의 구직난에 단풍이 다급하게 물들고 있다 △이성웅: 2006년 울산문학 신인문학상(시) 수상. 시집 '엘 콘도르 파사' '클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