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향해 맹렬한 기세로 올라오는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은 홍콩에서 제출한 태풍의 이름이다. 링링의 뜻은 단순히 소녀의 애칭이다. 중화권에서 링(玲)은 여성의 이름에 주로 사용되는 한자며, 이름 끝 글자를 두 번 불러 애칭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태풍의 이름에는 우리나라 말도 많다. 대한민국과 북한이 각각 10개씩 이름을 제출했기 때문에 우리말로 된 태풍 이름은 모두 20개다. 우리나라가 제출한 초창기 태풍 이름은 개미, 제비, 나리, 너구리, 장미, 고니, 수달, 메기, 노루, 나비 등 10개이고, 북한이 제안한
조국 사태로 올해 경술국치일은 번잡스럽게 지나쳐 버렸다. 그래도 몇몇 정치인들의 퍼포먼스와 애국단체들의 집회는 있었다. 한 세기가 훌쩍 지나버린 나라 잃은 날, 우리는 여전히 나라를 훔친 자들의 후손들과 불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불편함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기 위해 지난 주말 독도 땅을 밟았다. 독도경비대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독립운동의 정신으로 일본의 경제도발을 이겨 내겠다"는 외침은 아무래도 머쓱해 보인다. 독도가 일본의 말장난에 오르내리는 것은 현실이지만 굳이 국치일에 독도를 찾는 이벤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퇴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과거 조 후보자가 SNS나 칼럼 등에서 밝힌 주장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 때문에 조 후보자의 적은 바로 조 후보자 자신이라는 '조적조(曹敵曹)'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조 후보자의 딸에 대해 불거진 논문 제1저자 등재에 대해 조적조 논란이 가장 뜨겁다. 조 후보자는 정유라 입수부정 사건이 터진 2017년 1월 “정유라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바로 이것이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잠정합의했다. 반가운 일이다. 현대차 노사가 2011년 이후 8년 만에 전해 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이 같은 성과는 노사가 당면한 현실을 고려해 합리적 접점 찾기에 집중했기에 가능했다고 보여진다.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했음에도 자동차 산업 환경의 어려움과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국가적 위기 상황을 고려해 수 차례 파업을 유보하며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투쟁의 선봉에서 습관적으로 파업을 벌였던 과거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번 임단협에서 현대차 노사는 경영실적에 연계한 합리적 임금인
오늘은 모기의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다. 24절기의 하나인 처서는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여기서 24절기란 황도(태양이 지나는 길)를 24개로 나누어 구분한 선조들의 계절 구분법이다. 태양의 길인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적 구분을 하기 위해 만든 것이 24절기로 황도에서 춘분점을 기점으로 15도 간격으로 점을 찍어 총 24개의 구분선을 뒀다. 황도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때 지구의 입장에서 태양의 위치가 하루에 1도씩 바뀌며 생기는 길을 말한다. 바로 그 길에 15도마다 하나의 절기가 있다. 흔히 처서는
화려한 등장이었다. 혐한과 극일의 와중에도 일본에서 팬들이 만들어질 정도로 흥행돌풍의 소재로 충분했다. 바로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법무장관 후보자다. 청렴의 상징이자 진보의 아이콘인 그가 넝마처럼 구겨지고 있지만 야권의 공세는 더 거칠어지는 양상이다. 여당 대표가 1차 방어선을 치고 저지에 총력을 다한다. 이인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매일 밤마다 세포분열을 거듭해 주말을 넘기면서 의혹의 산
홍콩이 위기 상황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에 인접한 도시 선전에 집결해 유사시 '무력 투입'을 경고하고 나섰다. 선전만에서 다리만 건너면 10분 만에 홍콩 북쪽 지역으로 연결될 정도로 가깝다. 중국 본토 무장 경찰이 아닌 중국군이 무력 시위에 나선 것이라 향후 홍콩 사태가 격화되면 계엄령 선포 또는 강경 진압 감행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연유로 홍콩이 제2의 천안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홍콩사태의 단초가 된 범죄인 인도 법안은 홍콩으로 숨어든 범죄인을 중국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일휘소탕 염혈산하(一揮掃蕩 染血山河). 이순신이다. 도망간 군주에게 뱉은 서해맹산(誓海盟山)보다 눈앞에서 민초를 도륙하는 왜구에게 지른 한마디가 더 결기롭다. 한번 휘둘러 산하를 피로 물들이는 한 사내의 기개를 곳곳에서 인용한다. 언제나 우리에게 충(忠)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그가 이 여름 염천 산하에 소환됐다. 열두 척의 배로부터 서해맹산까지 대통령과 그의 장자방은 이순신의 혼과 밤마다 교신한다.지난 주말, 그 뜨거운 염천 햇살을 피해 수많은 이들이 봉오동전투장을 찾았다. 걸출한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로 되살아난 봉오동은 먹먹했다
지소미아(GSOMIA)는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의 약자다. 원문그대로 군사협정을 줄인 말이다. 협정을 맺은 국가 간에 군사 기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으로, 국가 간 정보 제공 방법·정보의 보호와 이용 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6년 11월 23일 이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 당시에도 국내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셌다.지소미아의 시작은 그 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0년 6월 당시 일본 방위상
사면초가(四面楚歌)다. 대일 관계는 최악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 하늘을 휘젓고도 적반하장이다. 북한은 연일 탄도미사일 발사로 우리를 겁박(劫迫)한다. 미국은 남한 전역을 강타할 수 있는 북한의 신형 미사일 도발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며 양치질만 한다. 구린내를 감추려 불소로 소독하지만 트럼프의 애견, 아베의 겨드랑이는 악취 없애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정색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가 결정되자 곧장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아베를 향해 엄중한 질책을 했다. 문 대통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 일본 지식인들이 한국에 대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수출 규제 조치를 비판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양국 관계가 보복이 보복을 불러오는 최악의 수렁만은 피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우치다 마사토시(內田雅敏) 변호사, 오카다 다카시(岡田充) 교도통신 객원논설위원, 다나카 히로시(田中宏) 히토쓰바시(一橋)대학 명예교수 등 교수·변호사·언론인·전직 외교관·의사·작가를 아우르는 77명의 일본인들은 인터넷 사이트(https://peace3appeal.
염천(炎天)이다. 선인들은 하늘을 9개의 방위로 나눠 불렀다. 중앙은 균천(均天), 동쪽은 창천(蒼天), 북동쪽은 변천(變天), 북쪽은 현천(玄天), 북서쪽은 유천(幽天), 서쪽은 호천(昊天), 남서쪽은 주천(朱天), 남쪽은 염천(炎天), 남동쪽은 양천(陽天)이다. 양기가 가장 집약된 남쪽 하늘이 염천이다. 그래서 여름날 햇살이 열기를 더하면 우리는 염천더위라 이름지었다. 뜨거운 기운이 비처럼 쏟아지는 형국이다. 그래도 올해는 실속없는 긴 장마 덕분에 폭염지수가 줄었다. 염천 하늘에 검버섯 불쑥불쑥했던 지난주말, 다시 반구대를 찾았
현대차 노조가 임단협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키면서 파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는 휴가 후 쟁대위를 열어 파업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파업찬반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합법적 단체행동권 행사임을 강조했지만 자신들의 파업이 무엇 때문에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지 아직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합법 파업이라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 노조가 합법적 파업 대신 합리적 노사 상생을 선택한 모습이 왜 국민적 찬사를 받는지 현대차 노조는 곱씹어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7분간 침범해 우리 군이 360여발의 경고 사격을 했다. 이에 앞서 다른 중·러 폭격기 4대는 나란히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외국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과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은 모두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이다. 한·미 연합훈련 폐지·축소에 이어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3각(角) 안보 협력이 휘청대는 상황에서 중·러가 허를 찌른 모습이다.일본은 독도 상공에서 우리 군이 러시아 군용기에 경고 사격을 한 것과 관련, 우리 정부에
올해 초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백범회관에서 열렸던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친일 청산을 다짐했다. 100년 전 이 땅을 유린한 제국주의 하수인들의 총칼은 수많은 조선의 민초를 살육했다. 일왕과 사무라이 무리들이 한패가 되어 시뻘겋게 물든 눈초리로 조선인을 유린할 때, 길잡이와 앞잡이로 완장을 찾던 조선인들. 그들을 부추겨 정적을 제거하고 일제에 아첨했던 관료와 아전잔당들. 우리는 이들을 친일의 뿌리로 배웠다. 그 친일이라는 박제된 단어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이분법의 사회에서 단어의 선택은 곤혹스럽다.자칫하면 친일의 딱
일본의 비상식적인 수출규제로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죽창가'를 SNS에 올렸다. 조 수석은 지난 13일 밤 페이스북에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라며 유튜브에 올라온 '죽창가'를 공유했다. '죽창가'는 고(故) 김남주 시인이 작사한 것으로,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진 녹두꽃이 되자 하네 /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
태화강지방정원이 국가정원으로 거듭났다. 지난 주말, 국가정원으로 이름이 바뀐 태화강을 따라 대곡박물관부터 삼산까지 차와 도보로 여유 있게 둘러봤다. 대곡박물관에서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태화강 100리 길' 기획전시는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으로 더 의미가 있어 보였다. 보슬비가 포슬포슬 내려앉는 아침, 청주에서, 진주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 박물관의 인적 자산인 신형석 관장의 콘텐츠가 태화강과 이 땅의 역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었다. 박물관을 돌아 반구대암각화로 가는 길은 그날 따라 참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쟁점화 되고 있다. 이남석 변호사가 윤 전 서장 개인 소송에 개입하고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윤 전 서장을 변호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윤 후보자에게 위법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윤 후보자의 도덕성과 강직한 이미지는 금이 갔다. 윤 후보자의 위증 여부를 떠나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위증은 상당히 비중 있는 후보자 검증의 사례로 작용하고 있다.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정부 출연기관 한국행정연구원은 지난 201
가끔 오만방자(敖慢放恣)한 인간과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런 부류의 자들은 대체로 눈빛이나 용모보다는 태도와 말에서 교만이 흘러넘친다. 무엇보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동작이 느리고 굼뜬 데다 말투는 비유나 은유를 즐긴다. 특히 이런 자는 상대가 약점을 보이거나 빈틈이 있다 싶으면 곧바로 자세를 바꾼다. 바로 아베 이야기다. 최근들어 아베 신조가 내뱉는 말들이 변화하고 있다. 에둘러 표현하던 한국과의 불편한 이야기가 이제는 노골적으로 튀어나온다. 가장 최근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말장난의 상대로 이용했다. 일본 민영 TV아사히 뉴스에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이 한국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용 핵심 소재를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고, 전략물자 수출 시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에서도 제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의 정치적 술수다. 한국도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촉발된 양국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아베는 왜 이렇게 강경한 태도로 일관할까. 여러 가지 배경이 있지만 무엇보다 아베의 뿌리에 깔린 선민의식, 우월주의와 연관성이 있다. 아베의 유전인자는 원초적인 '극우'다. 자민당 파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