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한 해를 보내다 보니 어느덧 2021년 막바지에 이르렀다. 가을이 짧아 온 듯 안 온 듯하고, 일교차가 커져 새벽은 초겨울에 가깝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계절별 발생한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발생 건수와 사망자수 모두 겨울철이 가장 적었지만 사고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수)의 경우에는 겨울철이 다른 계절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고 발생은 적지만, 한번 사고가 나면 죽음에 이를 확률이 극히 높다는 것이다.눈 내린 날 도로에 쌓여있는 눈들이 교통사고를 일으킨다는 것은 굳이 언급하
지난 주말에 울산교육청에서 주최하는 대토론 축제에 참여하게 됐다. 여러 행사나 토론 관련 교외 활동에 참여해 본 적은 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여전히 긴장됐다. 같은 학교 친구와 다른 조가 됐을 때는 '괜히 왔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토론 활동을 진행하며 나의 생각은 바뀌게 됐다. 이번 토론의 주제는 '코로나로 인해 얻은 것과 잃은 것'과 '우리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었다. 초반에는 조원들과 어색했지만, 막상 같은 주제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사고를 확장
급속한 핵가족화로 인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보편적 인성의 내면적 요소를 중요시하던 것이 언제부턴가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는 세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얼마 전 현장 일을 마치고 먼지로 범벅이 된 옷차림으로 불국사를 지나가다 대형마트에 들렀다. 물건을 들고 계산대를 지나 장바구니에 담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빨리 계산하지 않는다고 점원이 한 마디 던지는 것이었다. "보류할까요?" 순간 화가 나서 그냥 나와 버릴까 하다가 꾹 참고 "이거 다 담고 계산할게요. 잠시만요"하며 속을 달랬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평생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을 융합한 '교육연구단지 조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울산은 교육연구 기반이 부족하고 관련 기관과 시설이 분산된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울산연구원,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여성가족개발원 등 시민교육과 학습, 각종 정책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기관들이 제각각 흩어져있다 보니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평생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을 하나로 모아 교육연구단지로 조성하는 중장기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옛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어르신들은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그 문화는 단절 위기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농소2동 냉천마을 반동댁. 냉천마을향리수호회 소통추진위원회가 김매기소리와 보리타작 노래를 들려줬다. 그곳에서 나는 순식간에 어린시절의 추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중학교 1학년이던 나는 당시 흔치 않던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먼 친척 할아버지의 발이 돼 주는 일이었다. 할아버지는 지금의 농소1동 행정복지센터 근처에서 큰 한의원을 운영하셨다. 우리 동네는 물론이고 농소 지역에서는
11월 중순, 경주 함월산 왕의 길을 걸었다. 단풍이 절정이다. 천 년 전, 신문왕의 흔적이 어딘가 있을 것 같은 길은 푸르던 잎들이 어느새 형형색색 고운 단풍으로 물이 들었다. 밟히는 낙엽들도 풍성하다. '찬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면/ 따스하던 너의 두 뺨이/ 몹시도 그리웁구나/ 푸르던 잎 단풍으로/ 곱게 곱게 물들어' 차중락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이 저절로 흥얼거려졌다.이번 산행기점은 기림사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절 일주문 앞 주차장에서는 지역토산물음식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물살에 떠
풀 임 봄 마당에 호랑이가 산다 드러낸 송곳니 휘날리는 갈기완벽하게 전투태세를 갖춘굶주린 초록의 호랑이들 보호색으로 위장하고낮게 몸을 웅크려은밀하게 눈알을 굴리다 구름에서 스미는 피 냄새에두 팔 벌려 뛰어오르며포효하는 소리 사방 들썩이는 땅에화단에 모인 꽃들일시에 숨을 멈춘다 △임봄 시인: 1970년 경기도 평택 출생. 2009년 '애지'등단. 2013년 '시와사상' 평론 등단. 시집 '백색어사전' 평론집 '상상력의 에코그라피' '고독, 시간과 존재의 코나투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 어언 2년, 그리고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한 지 어언 1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완전 퇴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세계 각국은 차선의 고육지책으로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전 국민 백신 접종 완료율 70%를 달성한, 특히 감염 취약계층인 고위험군의 90% 이상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난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3단계 이행계획 중 1단계를 시작했다. 사적모임이 최대 12명까지 허용되고 음식점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도 해제되
축제의 계절을 맞아 길동씨는 오랜만에 가족을 태우고 대왕암의 출렁다리를 보러 가기로 했다. 울산대교를 지날 때 현금으로 통행료를 냈는데 내년 1월부터는 후불 교통카드로 통행료를 낼 수 있도록 개선된다고 한다. 두부공장을 운영하는 철수씨는 트럭에 두부판을 싣고 배달을 갔다가 어떨 때는 길가에 주정차를 하고 배달을 하고 오면 주정차 위반 스티커가 부착된 적이 있어, 두부 몇 모 팔려다가 3만원 과태료를 무는 날에는 하루 장사를 공친 것 같아 속상했다. 그러나 전통시장이나 식당가 주변에는 점심 시간대에 주정차가 허용되면서 이 시간대에 과
세상에는 분노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것들이 너무 많아 누구나 불평불만에 빠지기 십상이다. 누군들 불평불만이 없겠는가. 문제는 습관적인 것이다. 희론(戱論)이라는 말아 있다. 있는 그대로의 사태를 보지 못하게 무리의 마음을 왜곡 시키는 잘못된 논의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 세상을 왜곡해서 보도록 만드는 색안경을 말한다. 세상이 복잡해지다보니 모두가 색안경을 쓰고 자신의 가치와 기준에 맞춰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고 마음에 맞으면 옳은 것이고 마음에 반하면 틀린 것이라고 생각한다.해골 물을 마신 후 깨달음을 얻었다는 원효는 희론을 자각했다는
우리의 삶에서 법 없이 아무런 규제 없이 사는 삶이 좋은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도 법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은 진짜 행복한 삶일지도 모른다. 옛날에는 부모와 자식 간에 또 가족 즉 형제자매 사촌까지도 법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법원에서 친척 간에 부모 자식 간에 형제간에도 부부간에도 소송이 상당수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나면 부모를 무시하고 봉양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효도계약서를 만들어 재산을 이전하면 예
통계청은 만 13세 인구를 대상으로 '1년에 적어도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개인'을 '독서 인구'로 정의하고 2년 단위로 독서 인구가 얼마나 되는가를 공표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의하면 울산 인구 1인당 평균 독서 권수는 2011년 60.5명, 2013년 58.9명, 2015년 56.7명, 2017년 49.1명, 2019년 48.4명 등으로 계속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통계청에서 2020년 발표한 조사 결과(2019년 기준)에 의하면 울산 인구 1인당 평균 독서(전자책 포함
베이비부머세대들의 대량 퇴직, 조선업종의 취업대란, 경력단절여성들의 사회 진출 등 이런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일자리센터'가 울산 동구에 있다. 울산 동구는 기존에 각각 운영되던 퇴직자지원센터에 조선업 희망센터와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을 통합해 올해 초 '사회적경제일자리센터'를 출범했다. 동구 사회적경제일자리센터는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조선업 희망센터와 여성새로일하기센터도 이곳으로 이전해 통합 운영되면서 동구 주민들은 생애설계지원, 일자리지원, 사회적경제지원 프로그램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요즘 수시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순(耳順)의 문턱에 서서 이제 남은 여생은 존재 자체로 내 인생을 살다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지금은 지식의 홍수 시대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다. 유튜브에 누구라도 자기가 가진 지식을 올리고 있어서 앉아서도 전 세계 인류들의 지식과 노하우들을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참 좋은 세상이다. 이 지구촌에는 저마다 다양한 오만가지 소질들을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난다. 우리는 신체의 각 기관들이 하나가 돼 움직이듯이
내가 품은 바람은 모두 한 순간이다 조숙향 바람을 품고 살았다헛헛해지는 바람을 지그시 누르면가슴에서 풍선이 튀어나왔다풍선은 감나무 가지에 걸렸고빨갛게 익은 바람이 그늘을 만들기도 했다때로는 말 많은 까치가 날아와바람을 유혹하기도 했다유혹이 바람의 결핍에서 오는 손짓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바람을 타고 산기슭을 기웃거리며 떠도는 날이 많았다 어린 바람들이 집 안에서 자라났다지독한 안개가 내리는 밤 아버지는진고개를 넘다가 바람과 맞닥뜨렸다밤안개가 옷자락을 여미었지만축축해지는 바람을 잡지 못했다가을밤 내내 바람을 잡으려다바람을 타고 하늘 위
'책 속에 길이 있다' 학창 시절 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보이던 액자 속 글귀였다. 어린 나이였지만 글귀를 보면서 '진부하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했다. 치기 어린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초등 6년 동안 본 문구라서 지겨웠는지 알 수는 없지만 확언하건대 그 문구는 필자가 책을 읽게 된 계기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차라리 '절대, 절대 책을 읽지 마라'고 적혀있었다면 소소한 저항을 즐기던 내가 좀 더 일찍 책과 조우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독서의 즐거움을 아는 여정은 각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올봄, 문우의 권유로 언양 도시재생센터 문화 예술 홍보분과 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운영위원을 해본 적은 있었는데, 이곳은 처음이었다. '문화 예술'이라는 말에 이끌려 글 쓰는 일과 관련이 있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한 달에 두 번의 회의와 한 번의 문화 예술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처음 회의에 갔을 때 조금 당황스러웠다. 으레 위원에게 지급되던 수당도 없었고, 코로나 시기라 식사도 제공되지 않았다. 식대를 이용해 떡을 해서 행사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위원들은 행사를 마치면 사비로
지난 10월 31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울산문인협회가 주관한 제26회 '가을밤 문학축제'가 있었다. '이 가을에 만나는 인연'을 테마로 해, 그동안 소원(疎遠)했던 회원들과 만나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시민들과도 문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중한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피천득의 수필 '플루트 연주자'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오케스트라와 같이 하모니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체에서는 한 멤버가 된다는 것만도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그리고 각자의 맡은 바 기능이 전체 효과에 종
지방자치제 실시와 더불어 지방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지방 자주재원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 결과 지방자치제 시행 이전보다 지방의 재정 자립도는 1995년 63.5%에서 2015년 45.1%로 18.4%p 오히려 낮아지고 서울, 경기, 울산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치단체 재정 자립도는 50%에 미달하는 실정이다. 또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국비 확보를 위한 각 시·도의 대정부 활동은 지방재정의 중앙 의존도를 고착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어 지방자치 발전의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발단은
도시 이미지를 드높이기 위한 전략 구상 마련은 이미 지방자치단체마다 과거부터 꾸준히 진행돼 오고 있다. 저마다 지역이 가진 다른 지역과는 구별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이를 특성화하려는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민의 욕구를 충족하면서 다른 지역과 차별을 둔 도시 이미지 구상 전략은 심미적(審美的)으로뿐만 아니라 경제적 목적까지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 꾸준히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수성을 이끌어내고 발전시키려는 '정책 의지'가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