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마무리는 다 잘하셨나요? 원하고 바랐던 일들 다 이루고 열심히 지은 복으로 풍성한 수확의 해를 보냈을까요. 세상 돌아가는 것이 나만 잘해서 되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땅을 파서 부지런히 일궈도 가뭄이 오고 홍수가 나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마는데. 이런저런 변수로 뒤틀린 계획과 변변치 않았던 수확,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세상의 안부를 뒤로하고 2024년 청룡의 해를 가열하게 열어봅니다. 지난밤 이것저것을 뒤적거리다 사람이 실패하는 큰 원인 하나가 '몰라서'란 이야기가 나와 잠시 집중하던 중 오히려 '알아서'가 문제
처음에는 고요 그 자체였을 것이다. 바람이 불면 파도가 치고 바람이 멈추면 긴 잠에 빠져드는 바다, 그러나 예의 바른 동해 뒤로 열렬한 사랑을 품은 사내처럼 바닷속 저 깊은 곳에서는 뜨거운 기운이 꿈틀대고 있었고, 이윽고 그 바위들이 해수면 가까이에 이르자 수면 아래만 흔들며 조용히 사라지던 마그마가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 푸른 바다를 모조리 태워버릴 듯 한 거대한 불기둥이었다. 하늘은 검은 구름을 모아 화산 비를 뿌렸으며 하늘로 솟구쳤던 마그마는 바다로 다시 떨어져 큰 파도를 일으켰다. 처음에 솟아오른 화산섬은 하나였다. 오랜
'모든 순간이 별'(장세정/상상)은 동시집이다. 동시란 어린이를 위하여 어른이 쓴 시를 일컫는다. 동심이 없으면 쓸 수 없어서 늘 어린이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어린이들은 긴 이야기를 싫어한다. 오래 버티는 힘이 약하다. 시늉말의 반복으로 운율을 살린 동시가 많은 것도 이런 어린이들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몇 번만 읽으면 저절로 암송이 되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시편들. 초등학교 때 배웠던 동시작품들이 지금껏 철마다 웅얼거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동시들은 어찌 된 일인지 열 번을 읽어도 쉽게 암송이 되지 않는다.
중산층이란 OECD의 기준에 따르면 한 가구의 소득이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계층을 말한다. 중위소득의 50∼150%인 가구가 중산층에 해당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중위소득의 50% 미만은 빈곤층이고, 150% 이상은 상류층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굶지 않고 적당히 먹고 살만한 정도, 사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큰 부담없이 지출할 수 있는 정도, 돈 문제로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정도로 해석된다. 기본적으로 생활의 여유가 없으면 생활 자체가 고달프다. 사회적으로도 불만이 생기게 마련
얼마 전 나는 지면을 통해서 2023년도 상반기에 우리 울산경찰이 얼마나 대단한 실적을 올렸는지 자랑한 사실이 있다. 당시 올린 글을 간추려 보면 우리 울산경찰은 상반기에 총 354명의 전세사기 피의자를 검거해 그중 50여 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고, 또 200일간 진행된 건설현장 폭력·비리 근절과 관련해서 총 78명의 피의자를 검거해서 8명을 구속했으며, 3개월 동안 실시된 마약사범 단속에서는 128명을 검거해서 62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 환수와 관련해서는 엄청난 실적을 통해 전국에 산재돼 있는 18개 경찰청 중 1위를 차지하는
2024년 새해는 천간이 '갑'이고 지지가 '진'인 해로 청룡의 해이다. 십간의 오방색이 푸른색을 가지므로 청룡의 해라고 한다. 육십갑자로 보면 마흔한 번째 해당한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서점에서 책력을 사서 새해 운세를 맞춰보는 사람들이 있다. 다가오는 미래가 궁금해서다. 청룡의 해를 띠로 풀이해보면 매우 희망적이다. 희망은 긍정의 생각을 가지게 한다. 긍정의 생각은 긍정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를 갑진년에는 마음에 새겨야 할 것 같다. 역리학을 하는 분들은 새해에 대해
바다를 가까이 두고도 자주 바다를 보러 가지를 못한다. 고향이 내륙이라 바다는 늘 동경의 아련한 곳이었다. 젊은 날 시외버스를 타고 바다를 찾으면 가는 시간보다 바다를 보는 시간은 짧아 뒤를 돌아보며 떠나오곤 했다. 그래서 나에게 바다는 끝없는 넉넉함보다 간절함을 안겨주는 곳이 됐다. 지금은 언제든 갈 수 있는 바다인지라 안심하고 자꾸만 미루게 되는지 모른다. 시인은 바다를 보고 무엇을 품고 왔는지, 무엇을 비우고 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끝없이 넘실대는 파도를 담은 바다를 안고 온 것이다. 파도오창헌 가끔 바다를 보고 온 날은마음이
최근 충남도의회가 학생인권조례를 도입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조례 폐지안을 의결했다. 학생의 인권만을 강조한 조례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제약해 교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서울시의회의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에 대해 전국 9개 시·도 교육감들이 "시대착오적이고 차별적인 행태"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여기서 교권과 학생의 인권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를 생각해 본다. 인터넷에서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검색해 보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라고 나온다. 학교의 주인은 미래 희망인 학생들이다. 일선
영화 리틀포레스트 속 화본역, 삼척 하이원추추파크, 강촌 레일바이크. 전국적으로 철도의 복선화 및 선로 개량 직선화 사업으로 철도 유휴부지가 늘어나면서 지자체마다 다양한 폐선부지 활용방안이 나오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40여개 지자체에서 58개 사업을 선정해 사용하지 않는 철도부지를 활용한 도심재생 및 주민친화공간을 조성하고 있으며, 2023년 상반기에도 11개 사업이 선정돼 지역별 특화사업을 추진 중이다.북구에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에 따라 상당수의 폐선부지가 남게 되었고, 우리 구는 탄소중립실현과 도시 녹
한국어 문법을 모르고도 글을 쓸 수 있을까? 책 쓰기를 하려는 사람이 불안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이다. 자신은 학교 다닐 때도 글을 써본 적이 없으며, 주위에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책을 낼 수 있을까를 걱정한다. 또한, 글쓰기는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하거나 문예창작과를 나온 사람이나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서점에 가서 진열된 책의 저자를 살펴본다면 생각이 달라진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책을 내는 경우보다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책을 내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렇다면 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
지척에 두고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언양을 돌아봤다. 지인의 권유로 함께 나선 문화재 답사였다. 곁에 두고도 무심히 넘겼던 고장의 문화재를 꼼꼼히 살펴보니 역사적 가치나 의미가 더 새롭게 다가왔다. 꽁꽁 언 손을 비비고 호호 입김을 불어 녹이며 천천히 걸었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생각을 정리하듯 새로운 것을 담기 위해 폰에 저장된 묵은 이미지를 지웠다. 옛 성인의 배움을 담당했던 언양 향교엔 아이를 얻고자 열심히 돌을 갈았을 성혈이 인상 깊었다. 예나 지금이나 자손을 얻는 일은 마음이 쓰이는 일이다. 나 역시도 삼대독자 외며느리로 시
지난 11월 중순, 정부24 시스템 장애로 많은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필자도 그날 은행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출력할 수 없어 귀중한 하루를 그대로 날려버렸다. 정말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사흘만에 최종 정상화 되기는 했으나, 행정안전부는 원인 규명에 거의 한달이라는 시간을 썼으며 사고 원인 또한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이 사건이 심각한 이유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모두 연결하는 전자정부 시스템의 중추가 고장났다는 점이다. 장애 때문에 인터넷 뿐 아니라 동사무소, 구청에서도 민원 처리를 하지 못했다. 다행히도
코로나 때문에 지난 3년간 웅크리고 살다가 올해 연말은 연일 이어지는 송년모임으로 분주하다. 단체는 단체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해 넘어가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는 모임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송년회에 거부감이 드는 것은 너무 일시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북적이다 보니 어느 음식점이나 만석이다. 손님대접도 제대로 못 받고 분위기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2차로 이어질 경우 귀가 전쟁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절대 연말에 늦은 시각까지 서성이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는다. 그래서 일단은 동창회 모임부터 포기했다. 오랜만에 학창시절의 친구들을 보
인상적인 표지가 뉴베리 대상을 받았다는 표시보다 눈에 띈다. 푸른빛의 기시감이 짙은 표지 속에 반쯤 온기가 도는 얼굴은 미묘하게 강한 인상을 준다. 인간에게 익숙한 이성과 감성의 구분일까? 그저 궁금증을 갖고 책장을 펼치기엔 하드커버의 양장본이 제법 두께가 있다. 그럼에도 주인공 페트라의 모험에 푹 빠져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구성인데다 인물들의 디테일한 감정선까지 묘사하며 전율을 느낄만한 책이다. 실로 오랜만에 두껍게 만나본 SF 명작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번역 탓인지 매끄럽지 못한 글 흐름이 속
국가와 사회 자체의 존립가치를 유지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들이 있다. 안전과 질서도 그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과 질서를 확보하기 위해 법과 규칙이 존재한다.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의 안전유지와 사회질서를 확립하는 존재가 바로 경찰의 핵심활동이다. 과거 경찰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국민들에게 명령과 통제를 통한 강제력을 행사하는 국가기관 중 하나였다. 하지만 21세기 현재 경찰의 모습은 시민과 더불어 함께하는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지닌 조직으로 바꿔가고 있다. 특히 지역 경찰의 역할이 중요한데, 시민의 안
'100명의 산타클로스'를 재미나게 읽었다. 이 책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활발하게 저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다니구치 도모노리'의 대표작이다. 출간 이후 20만부 이상 판매된 초특급 베스트셀러 그림책이다. '100명의 산타가 사는 마을 이야기'라는 독특한 콘셉트에 산타들이 일 년 내내 저마다 맡은 역할을 열심히 준비해서 멋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된다는 따뜻한 내용으로, 작가 특유의 클래식한 유럽 감성의 그림이 어우러져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하는 크리스마스 그림책이다. 알록달록한 예쁜 집이 100채나 모여
올해 끝자락 12월은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는가 싶었는데 중순부터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 이런 날이 며칠 계속된다는 일기예보다. 이럴 때면 따끈한 차가 생각난다. 차의 은은한 향은 우아한 품위를 지닌 여인같아 어머니 품 같은 여유와 포근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는 질병과 전쟁으로 인한 우울과 고통을 직간접으로 경험하고 있다. 이럴 때 손 받침한 차 한 잔은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은은한 차향에 취하면 저만큼 밀려난 지난 일들이 생강스럽게 살아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차는 단순한 음료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맘때 근로소득자의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 중 하나가 연말정산일 것이다. 내년 1월이면 올 한해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을 정산해서 돌려받거나 더 내야 하는 연말정산을 하게 된다. 연말정산에는 근로소득자가 1년 동안 지출한 특정 금액에 대해 국세청이 종합소득금액에서 제외해주는 소득공제와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적용해 계산된 세액을 공제해주는 세액공제가 있다. 세액공제는 납부해야 할 세금을 공제 비율만큼 차감해 주는 것이다.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어 소개한다. 정부가 지난 1월부
일본에서 녹지계획 관련 업무를 맡으며, 일본 정원사 연구를 병행한 적이 있다. 인간의 '활동'을 주목적으로 하는 우리의 마당과는 달리, 일본의 정원은 '조망(眺望)'적 감상을 더 비중 있게 다룬다. 이 감상을 위한 아주 중요한 기법 중 하나는 바로 '덮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재미난 것은 그 '덮음'이 '가림'으로 더 강조된다는 것이다. 가장 경치가 훌륭한 방향을 '일부러' 비워두고, 좌우에 시선이 분산되도록 식목을 두게 되면, 그 사이의 '원경(遠景)'은 아주 자연스럽게 강조될 수밖에 없다. 덜 중요한 '주변'을 숨김으로
지난해 초 우리 센터로 "자원봉사에 동참하고 싶다"며 찾아 온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우리 지역에 위치한 기업체인 서연이화 관계자들이었다. 이미 서연이화 내 봉사단이 우리 센터에 등록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 때문에 찾아 왔는지 궁금했다. 서연이화 노사는 회사 내 봉사단 뿐만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 이미 오래 전 부터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었는데, 좀 더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게 기업 측의 의견이었다. 더 도움이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지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 후 필자를 포함한 우리 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