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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지난해 386건 신고 접수 역대 최고치
신체학대 줄고 방임 10년전 20건보다 3배 증가
경찰 예방활동 강화·이웃사촌 따뜻한 관심 필요


성현(11·가명)이는 몸이 성할 날이 없다. 아버지가 수시로 밖으로 데리고 나가 돌이나 나무 등으로 때린다. 새엄마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게 이유였다. 혜미(여·12·가명)의 집은 쓰레기장을 방불케한다. 냉장고는 곰팡이로 얼룩져있고, 방안은 과자 봉지, 휴지 등으로 두 발로 설 공간조차 찾기 힘들다. 혜미는 일년 내내 똑같은 옷을 입고 등교한다. 얼굴은 부어있기 일쑤고 온 몸에 멍자국이 선명하다. 결국 혜미를 지켜보던 담임선생님의 신고로 혜미를 학대한 친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년 1만여건이 넘는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에서도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해 이에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친부모들이 가정 내에서 자식을 학대하는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해 충격을 주고 있으며, 아동 학대를 하다 끝내 자식을 숨지게 한 사례도 있어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
 10일 울산 아동보호전문기관(관장 박유선)에 따르면 2001년 개소당시 100여건에 불과 하던 건수가 아동학대 신고가 2006년 283건, 2007년 248건, 2008년 346건, 2009년 318건, 지난해 386건으로 갈수록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유형별로 살펴보면, 신체학대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방임은 2001년(20건)에 비해 배 이상 많은 60건으로 나타났다. 방임의 경우, 신체적 학대보다 아동에게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게 기관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께 울산에서 우모군이 보호받고 행복을 누려야 할 가정에서 오히려 계모의 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나 충격을 줬다. 특히 우군은 평소 얼굴과 목 등에 멍 등 구타 흔적이 있었고 이를 이웃들이 발견했으나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또 지난해 울산의 한 편부모가정에서는 어머니가 일을 하러나간 사이 5, 6살된 자식들을 방에 내버려두고 방치한 사례도 있었으며, 수시로 친자식을 폭행해 멍을 들게하는 등 울산에서도 많은 아이들이 쉽게 아동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 학대는 수년전까지만 해도 일반가정에서 주로 발생했으나 재혼가정과 편부가정, 동거, 시설보호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웃이나 아동시설종사자 등 제3자로 인한 피해가 오히려 12%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돼 경찰 및 지원기관의 적극적인 학대예방활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학대받는 아동들의 대부분은 신고접수되지 않고, 약 30%정도만이 신고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아동 학대 방지를 위해서는 조기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동 학대라고 하면 신체학대만 떠올리지만, 아동들을 내버려두는 방임이나 정신적 학대는 그 후유증이 심해 나중에 사회에 적응할수 없게 될수도 있다"며 "친척이나 이웃 등 주위사람들의 따뜻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승원기자 uss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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