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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강북지역의 A고등학교. 신학기 개학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 학교 B교장은 여전히 학교 인선 문제로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학교의 규율과 학생들의 복지 및 인성 지도를 책임지는 학생부의 부장교사와 소속 교사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규율·징계 등 업무로 불이익 우려

B교장은 "학내 부장교사는 물론이고 평교사들까지 학생부 소속을 원하지 않는다는 눈치여서 자칫 강제발령을 해야 할 상황에 봉착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3월 신학기를 앞두고 각급 학교에서 최일선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학생부 교사를 확보하는데 비상이 걸렸다. 학생부는 학교내에서 학생들의 규율 및 징계 관련된 직접접인 업무가 많아 교원평가 불이익이 우려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부장교사는 물론이고 평교사도 학생부 발령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학부모 평가 표적될수도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학생부 발령을 꺼리는 것은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교원평가가 커다란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교원평가는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 평가로 이뤄지는데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맡는 학생부 교사들은 학생 및 학부모로부터의 평가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일선 학교에 여교사가 증가하면서 호봉이 낮은 남교사들은 원하지 않아도 학생부로 발령되는 사례가 많아 학생부에 대한 기피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학생들과 상대적으로 부딪힘이 적은 교무부, 연구부, 정보부 등은 교사들로부터 선호부서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타지역에서 교원평가를 시범실시한 학교 중 학생부 소속 교사가 학생들의 악의적인 표적평가로 피해를 본 사례가 발생했다.
 이 교사는 생활지도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지도를 했으나, 학생 중 2명이 교원평가시 각각 최하위점과 중간점수를 매겼다. 이 두 학생의 평가로 인해 해당교사는 능력향상을 위한 연수 명단에 포함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직접적 접촉없는 타부서 선호

학생들에 의한 교원평가는 평가를 원하는 학생이 학교 시스템에 들어가 특정 교사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전체 의견이 아닌 일부 또는 극소수 학생의 평가가 일반화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한 교사는 "학생들의 평가는 특정 교사에 대해 평가를 원하는 학생만 실시하기 때문에 한 두명의 학생 평가로 교사의 능력이 결정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학생부 소속 교사는 일부 학생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선 고등학교의 한 부장교사는 "부장교사는 어느 부서에 있든 부장직을 갖고 7년이 지나면 가산점을 받는다"며 "학생들과 좋지 못한 것으로 부딪치는 일이 많은 학생부장보다는 다른 부서가 낮다"고 말했다.  박송근기자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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