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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불황에 기업·개인 기부급감 자금고갈
 올해 장학금 대상 축소지급으로 겨우 해결
 남구청 지방재정 지원에 치적쌓기 지적도

울산 지역 유일의 지자체 장학재단인 남구장학재단이 경기불황의 여파로 심각한 운영난에 봉착했다.
 남구청은 매년 자체 재원을 출연해 재단의 해산을 막겠다는 복안이지만, 기약 없는 기금 지원으로 인한 지방 재정부담이 불가피하다.
 25일 울산시 남구청에 따르면 남구 장학재단은 올해 단 한 건의 모금 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기업과 독지가들이 재단에 대한 기부 활동을 전면 중단한 탓이다.
 장학재단이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산은 고작 2억3,000만원으로, 장학금과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해 당장 올해 사업부터 제동이 걸렸다.

 재단은 이에 장학급 지급 범위를 당초 고등학생 30명(150만원씩), 대학생 30명(500만원씩) 총 1억9,500만원에서 고교생 21명, 대학생 29명 총 1억7,500만원으로 축소했다. 또 나머지 5,500만원으로 인건비 3,000여만원과 운영비를 충당할 예정으로, 사실상 기금은 바닥이 난 상태다.
 재단은 지난 2005년 설립 당시에도 남구청이 3억원, 재단 이사진이 4억원을 각각 출연해 겨우 7억원의 기본 재산으로 출범했으며, 7년간 모금액도 18억 수준에 그치며 연간 지출액 2억5,000만원을 가까스로 충당해 왔다.

 남구청은 이에 내년부터 매년 4억원의 자체 재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최근 이를 위한 별도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매년 2억원은 법인의 기본 재산으로 적립하고, 2억원을 장학금 및 운영에 투입한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남구장학재단의 경우 적어도 50억원 이상의 기본 재산이 있어야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으로 연간 최소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고, 90억원에 도달해야만 원활한 자체 운영이 가능하다. 때문에 7억원의 기본 재산을 가진 남구 장학재단의 정상운영을 위해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재정을 쏟아 부어야할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남구의회 국일선 의원은 "아무리 장학사업이지만 치적 쌓기식으로 무리하게 법인이 출발한 것도 문제이거니와, 자발적인 모금을 이끌어 내지 못한채 별도의 법인에 지방재정을 투입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단의 존립근거를 되찾기 위해서는 기금 출연 숙제를 풀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조례에 따라 장학재단이 어려울 경우 지자체의 재정지원이 가능하다"며 "당장은 기금 출연이 막혔지만 앞으로 이것이 해소될 경우 재단의 정상화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에서는 북구청이 지난해 10억원을 출현해 장학재단을 설립했지만 모금에 실패하면서 해산됐으며, 울주군은 법인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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