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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청 2008년부터 정비 내달 완료
인근 상인 피해·오폐수등 폐해 많아
영세상인 기존 전통시장 편입 유도
양성화 시도 안해 보고 철거 아쉬워


울산시 남구에서 마지막으로 남겨진 무거동 '삼호 복개천 5일장'이 다음달 말까지 정비되면서 5일장이 전면 폐쇄된다. 남구청은 지난 4년간 상인들과 극심한 충돌을 겪으며 강행해온 도로변 노점상 정비 사업을 마무리해 왜곡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환경 훼손도 막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이들 마을 단위 5일장은 수십년간 서민들의 장터수요를 뒷받침 해 온 만큼 논란도 적지 않다.
 
# 삼호복개천 5일장이 마지막

남구청은 삼호복개천 5일장을 다음달 말까지 정비하고 일대를 개복해 친수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삼호 2교에서 태화강 합류점 일원까지는 무거천에서 단절돼 있어 이 구간을 개복해 하천을 잇기로 한 것이다. 공사를 다음달 착공하기로 하면서 이에앞서 도로의 일부를 무단 점유하고 있는 불범 노점을 철수시키기로 한 것이다.
 삼호장은 지난 1993년부터 2일과 7일마다 열리고 있는 5일장으로, 45개 노점이 운영돼 왔다. 앞서 옥현장의 폐쇄 조치가 발표 된데 이어 남구에서는 마지막으로 남겨졌던 삼호장 정비까지 결정됨에 따라 지역 내에서는 5일장이 종적을 감추게 됐다.
 
# 개복해 친수공간 조성

남구청은 지난 2008년 옥동 목요시장을 시작으로 불법 5일장 장기 대집행 사업을 벌여왔고, 이후 신정현대 홈타운 금요시장, 무거동 무거시장 등을 거쳐 최근 시작된 옥현주공 5일장 정비에 이어 이번 삼호장을 끝으로 사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계고장을 보냈고, 이달말까지 자진 철수 하지 않을 경우 강제이행금을 부과한 후 대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불법 노정상들은 점포세를 내지 않아 인근상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오폐수 무단투기로 우수관이 썩는 등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것은 물론, 교통흐름과 통행권 방해, 공공시설물 파손이 도를 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노점상들이 기업형으로 변질되면서 이같은 폐해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장터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삼호장의 경우 45곳의 노점 가운데 35곳이 기업형으로 운영되고 있고, 나머지 10곳만 생계형 좌판으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정비된 시장들 역시 70%이상이 기업형이라는게 남구청의 조사결과다.

# 가깝고 싼 서민의 삶터

주로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를 끼고 형성되는 이들 5일장은 마을 단위 수요가 컸던만큼 전면 폐쇄에 따른 진통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시장은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와 거리가 먼 지역에서 열리기 때문에 서민 장터 문화를 뒷받침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역 주민 박은봉(무거동)씨는 "그나마 집 근처에 저렴한 장이 열려서 서민들이 고물가 속에서도 버티고 있는데 시장이 없어지면 이제는 비싼 기름값까지 들여 대형마트에 가야하니 난감하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또 다른 주민 송대현(무거동)씨는 "아파트 주변 5일장이 모두 사라지면 아이들을 데리고 재래시장 구경하는 것도 힘들어질 것"이라며 "타지역 처럼 오히려 이를 양성화해 볼거리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생계가 어려워진 영세상인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삼호장에서 자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주택가의 5일장이 모두 사라진다고 하니 오갈데가 없어지게 된다"며 "재래시장은 멀기도 멀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은 들어가기도 힘드니 앞길이 막막하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남구청은 시장 폐쇄에 따른 수요는 인근 재래시장과 대형마트로 흡수하고 영세 상인들은 재래시장 내에 자판 구역을 확보해주겠다는 방침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앞서 폐쇄된 5일장들의 경우 당시에는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는 등 저항이 거셌지만 정비된 이후 오히려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며 "영세상인들 역시 신정시장 등으로 이동하면서 노점상이 양성화되는 효과도 거뒀다"고 설명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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