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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이관…중구직원 파견 운영"
 인력·예산 절반이상 줄여도 적잖은 부담
 전문성 결여 서비스 질 저하 우려 목소리

울산 중구청이 울산의 허브도서관 역할을 하고 있는 중부도서관을 직접 운영하겠다 나서, 도서관 운영과 관련한 지자체와 교육청간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들이 도서관의 운영을 위한 인력활용, 예산확보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무리하게 도서관 운영 이관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구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도서관 서비스를 높여 구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1984년 8월부터 시교육청에 위탁해 운영해오던 중부도서관을 직접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구는 이에따라 시교육청과 이관 절차에 대한 협의를 한 후 조직을 재정비해, 내년 1월부터 중부 도서관을 직접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구청은 "중부도서관 교육청 소속직원 모두를 교육청으로 돌려보내고, 중구청 직원을 파견해 운영할 예정이다"면서 "관리인원도 현재 35명에서 16명으로 줄이면 현재보다 적은 예산으로 도서관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울산시 지자체 중 재정형편이 가장 열악한 중구청이 무리하게 도서관 이관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현재 중구청이 지원하는 도서관 예산은 한해 1억 2,000만원 가량이지만, 직접 운영할 경우 10억 원 정도의 운영비를 편성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21.8%밖에 안 되는 중구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특히 적은 예산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기 위해 인원과 예산이 줄이면 전문성이 결여돼 도서관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된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중부도서관의 전체 예산은 인건비 14억3,200만원과 운영비 11억2,400만원으로 모두 25억5,600만원이다.  이날 중구가 공언한 대로 연간 10억3,300만원으로 도서관을 운영하면 결과적으로 예산 15억2,300만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또 내년부터 16명의 인원으로 도서관을 관리하면 현재 35명보다 19명(54.2%)이 감소한다. 이같은 예산축소와 인력감축으로 제대로된 서비스가 이뤄지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시교육청이 도서관을 아무리 방만하게 관리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중구의 이번 조처는 시민에게 신뢰성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한편 중구청의 직접 운영방침에 대해 시교육청은 "중구청이 정식으로 요청해 오면 도서관의 인력, 장비, 장서 등을 이관히가 위해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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