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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등 우리금융 일괄매각방안 강력 반발
경남은행 독자생존 고려해 분리매각 여론 드세
지역과 밀접한 관계 울산상공계도 적극 나서야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재추진 방안이 관치금융 부활이라는 우려로 금융계 안팎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경남은행 등 자회사를 묶어 일괄매각하는 조처에 대해 지방금융 홀대라는 비난과 함께, 분리매각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차원에서 울산 경제 성장과 함께 해온 경남은행을 지역 자본으로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일괄매각방안 반발 거세

19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지난 17일 우리금융을 자회사들과 묶어 일괄매각한다고 밝히면서 산은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과연 올바른 민영화인가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와 관련 성명서를 내고 "산은 휘하에 우리은행까지 들어간다면 대형 정부은행이 탄생하는 꼴"이라며 "정부가 시장 원리와 동떨어진 은행권 새 판 짜기를 강행한다면 향후 엄청난 부작용과 함께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신뢰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특히 지역에서는 우리금융 자회사인 경남은행 독자생존을 바라며 분리매각을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남도민인수추진위원회는 "메가뱅크화가 아니라 독자 민영화로 지역 금융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경남은행을 분리매각해 지역으로 환원하라"고 요구했다.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지만 울산 역시, 지역 기업 등 상공계를 중심으로 '우리금융지주 일괄매각 불가, 경남은행 독자 생존 필요' 여론이 지배적이다.
 
# 지역 금융사각지대 전락 우려

울산을 본점으로 한 은행권 금융기관이 전무한 상황에서 수십년간 지방 중소기업을 키우는 견인차 구실을 하고 금융 사각지대를 없애는 등 나름의 역할을 해온 경남은행이 없어지면 지역금융주권을 상실하고 지방금융기반이 약화된다는 이유에서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울산에는 경남은행이 시금고인데다 지역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일괄매각으로 메가뱅크를 통한 관치금융이 현실화되면 지역 기업 대출에 대한 기준, 공적자금 대출 등이 까다로워지면서 울산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경영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울산 상공계 중심으로 지역 자본에 의한 경남은행 인수를 적극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남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이 울산지역에서 갖고 있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경남 상공인과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 자본으로 인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울산경남은행으로 불릴 2005년 당시 울산상공회의소가 이를 적극 검토한 바도 있다"고 전했다.

 금융산업 활성화를 통한 국제금융도시를 주창하는 울산상공회의소가 경남은행 인수전과 관련해 지금처럼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기보다 좀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울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50조원 규모이며 이에 상응하는 지역금융 은행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본점이 울산이 아닌 은행에 대해 일괄 매각 찬반과 인수 참여 여부 등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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