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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엔진의 핵심 부품인 피스톤링을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유성기업이 파업과 직장폐쇄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대부분의 완성차업체 생산라인이 올스톱 위기에 처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에 위치한 유성기업 울산공장 전경.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국내 피스톤 링 80%이상 공급…40여개국 수출까지
파업 장기화시 대체기업 없어 완성차업계 전면중단
현대차등 일부차종 제외 내일부터 생산차질 현실화


완성차 업체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의 파업으로 인해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이 업체에서 생산되는 부품공급 차질은 곧바로 완성차업체에 생산중단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현대차는 이번주부터 일부라인의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예견되는 상황이다.
 
#특별교섭 이견 파업-직장폐쇄 맞불


22일 현대차 울산공장에 따르면 자동차 엔진의 핵심 부품인 피스톤링을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유성기업은 노조(금속노조 산하 유성기업 지회)의 파업과 회사측의 직장폐쇄로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유성기업 노사는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주간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을 두고 특별교섭을 진행했으나 서로 입장차이가 커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결국 3월 중순부터 집단조퇴, 잔업 및 특근거부 등을 통해 회사측을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회사측 생산량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노조가 전면적 라인점거를 통한 불법 파업을 단행했다. 사측은 이에 맞서 아산과 영동공장에 대해 직장폐쇄조치했다.
 이후 현장에 관리직을 투입해 생산 재개를 시도했지만, 조합원과 일부노동단체 관계자 300여명은 폐쇄된 공장 정문을 뚫고 생산라인 등 회사 전체를 점거한 채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피해 확대

유성기업의 파업과 직장폐쇄 사태는 국내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라인 올스톱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거의 독점 공급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동일 제품을 만드는 대체기업도 있지만 추가 생산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성기업이 납품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은 피스톤링, 실린더라이너 등 엔진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현대기아차는 피스톤링의 70%, 한국지엠은 50%, 르노삼성은 일부 모델에 쓰이는 캠샤프트의 전량을 각각 유성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현재 기아차 소하리공장 카니발 라인에서 피스톤링의 재고가 바닥나면서 지난 20일 야간근무조부터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현대차는 또 투싼ix,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을 생산하는 울산공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라인에서 주말 특근을 하지 못하는 등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유성기업의 생산이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또 다른 부품사인 대한이연으로부터 납품받고 있는 모닝, 베르나 등 소형 일부차종을 제외한 승용차와 상용차 전 차종의 생산이 오는 24일이나 25일부터 전면적인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부평과 군산의 엔진공장에서 피스톤링의 절반 정도를 유성기업으로부터 받고 있는데, 아직 재고가 일주일분 정도 남아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중이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의 SM5 2.0에 들어가는 엔진 부품 캠샤프트의 100%를 유성기업에서 공급받고 있다. 현재 재고여유분이 4일밖에 되지 않아 내주 중에는 생산차질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체어맨 등 가솔린 차량의 엔진 피스톤링을 유성기업으로부터 납품받고 있는데 재고는 7월 중순까지 남아있어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유성기업 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최근 공급이 부족할 정도로 급성장하며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한국 완성차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연관 산업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1959년 창업한 유성기업은 충남 아산에 본사를 둔 자동차 엔진부품 전문생산업체로서,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전체 종업원 수는 761명이다.  국내 피스톤링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299억원이다. 김락현기자 r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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