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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와 1,000만달러 투자 R&D센터 건립 MOU
  행·재정적 지원 다받고 이제와 서울에 구축 발표
 "테스팅위주 생산거점화로 투자 확대" 핑계 급급


   
▲ 벨기에의 다국적 화학업체로서 온산공단에 3개 사업장을 둔 솔베이 그룹 크리스티앙 주르깽 회장이 31일 울산을 방문, '아시아R&D센터'를 서울과 울산에 분산 건립 계획을 밝히면서 2년전 솔베이가 울산시와 투자양해각서 체결 당시 '아시아 거점 R&D센터' 추진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울주군 온산읍 대정리 솔베이 생산공장 전경.
'유해물질 배출하는 공장은 울산에,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연구개발 사업은 서울로'
 벨기에의 다국적 화학업체로 울산에 주력사업장 3개를 둔 솔베이 그룹의 '아시아 거점 R&D센터'가 서울과 울산에 분산 설립된다. 2년전 솔베이가 울산 온산공단에 '아시아 거점 R&D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 밝혔던 선언이 결국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 울산에 연구개발 확대 의사 없다

31일 울산을 방문한 솔베이 그룹의 크리스티앙 주르깽 회장(사진)은 "울산 온산공장에 아시아 R&D센터의 확대에 대해서 지금으로선 더 이상 확정적으로 세운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울산에 추진하던 솔베이의 연구개발 센터 규모 축소를 기정 사실화했다.
 울주군 온산읍 대정리 383에 솔베이케미칼·솔베이정밀화학·이리도스 등 3개 사업장을 가동 중인 솔베이 그룹은 2009년 울산시와 공장부지 내 1,000만달러를 투자해 '솔베이 아시아 R&D센터'를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솔베이는 이에 따라 7명의 연구 인력을 확보해 1단계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소를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2단계로 태양전지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정원 20명 규모의 2단계 연구센터가 울산에 추가로 유치되면서 솔베이의 '아시아 거점 R&D센터'로 생산거점지에서 생산연구중심지로 변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솔베이가 지난 30일 화학본부와 아시아R&D센터를 서울 이화여대에 설립할 계획을 밝히면서 그동안 '솔베이의 아시아 거점 R&D 센터 울산 유치'가 무산됐다는 지적이다. 
 
# 공해는 울산, 연구는 서울

산학 연계 차원에서 구축될 서울 이대 아시아R&D센터가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 에너지 관련 소재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유기물 전자소자 등 정밀화학 소재를 연구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울산의 전지·전자분야의 R&D역량을 강화하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해놓고 이를 번복하는 것은 지역 사회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각종 행재정적 지원을 챙기면서 수도권에 비해 다소 규제가 느슨한 지역에는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공장만 잇따라 세우는 외자 기업의 잇속이 드러난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에 대해 솔베이 케미칼 최승봉 공장장은 "기초연구 중심인 서울연구소와 테스팅 위주의 울산연구소는 기능적 차이가 있다"고 전제한 뒤 "울산은 생산거점지로서 내년에 공장 내 여유 부지에 생산 시설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88년 온산공단에 세운 브라운관 TV용 전자파 차단제 생산공장을 시작으로 한국에 진출한 뒤 약 2억달러를 지속적으로 한국에 투자해온 솔베이 그룹은 벨기에의 다국적 화학기업으로 세계 곳곳에 400여개의 사업장을 두고 연간 16조원(2007년 기준)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울산에는 솔베이케미칼, 이리도스㈜ 등 3개 계열사 공장이 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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